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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남북관계 실질적 개선은 상식에서 출발해야

남북관계 실질적 개선은 상식에서 출발해야
[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년 전에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3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것은 윤석열 정권의 대북 적대 정책에서 180도 선회하는 중요한 변화였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전향적인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 사이에 단 한 번의 대화조차 없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이 때문인지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8.15 경축사에서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라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실천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세 가지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북에 대화를 요청했다. 첫째,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을 추구하겠다면서 남과 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대결을 멈추어야 한다. 서로가 인식과 규범, 제도에서부터 적대성을 하나씩 줄여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둘째, 남과 북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을 위해 긴장과 갈등을 통제할 제도, 위기와 확전 방지를 위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북측의 호응을 이끌어내어, 안정적인 한반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셋째,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추구하겠다면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다.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 이를 통해 북의 핵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북에 대화를 제의했다. 이번 8.15 경축사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는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실천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8.15 북은 호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청사진의 핵심은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기를 인내하며 기대하겠습니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일단 남북이 대화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안에 북이 호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이 이재명 대통령의 거듭되는 제안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북이 한국을 깊이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은 이미 2023년 말 남과 북 간의 관계를 민족 관계가 아닌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정의했다. 여기에 기초해 북은 한국이 북을 적대시하는 법과 제도를 고치고, 북을 적대시하는 행동을 그만두지 않는 한 일절 상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북이 한국의 대북 적대적인 법과 제도로 중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제3조, 제4조와 국가보안법이다. 여기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헌법의 영토조항인 제3조이다. 2023년 12월 26~30일 사이에 진행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남조선 것들은 우리 공화국과 인민들을 수복해야 할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국민이라고 거리낌 없이 공언해대고 있으며 실제로 대한민국 헌법이라는 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조선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버젓이 명기되여 있습니다.” 영토 빼앗겠다는 상대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북은 건국 이래 실질적으로 주권을 행사해오고 있는 엄연한 국가이며, 유엔 회원국으로서 국제적으로도 공인된 국가이다. 따라서 북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영토에 대한 권리는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북의 영토를 대한민국 영토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것은 언젠가는 북의 영토를 되찾거나 빼앗아 한국 영토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으로서, 북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북을 적대시한다는 것을 헌법에 명문화한 것이다. 만일 일본 헌법에 한국 땅인 독도와 제주도를 자국 영토에 포함시키는 영토조항이 있다면, 한국은 일본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아마 한국인들은 일본이 그 영토조항을 폐지하지 않는 한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북의 김정은 위원장은 2025년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3조를 다시 거론했다. 그는 1948년 이승만 정부가 대한민국 헌법에 영토조항을 넣은 것 자체를 북에 대한 적대성과 흡수통일 의도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은 1948년 헌법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조선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는 조항을 넣은 것을 두고 대한민국이 우리 국가에 가장 적대적인 태생적 본성을 성문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조국해방 81주년을 맞아 해방탑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2026. 8. 15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북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휴전선 이북의 땅까지도 대한민국이 지배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자연스럽게 흡수통일을 내용으로 하는 헌법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로 이어진다. 사회주의 체제인 북을 자유민주적 체제로 통일하겠다는 것은 결국 북의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을 한국 영토에 통합·병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헌법 3조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 또한 휴전선 이북의 영토까지도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조에 기초하는 법이다. 휴전선 이북의 영토는 대한민국의 영토이므로 그곳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북은 국가가 아닌 반국가단체에 불과하다는 논리적 귀결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만일 일본에 한국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법이 있다면, 한국인들은 한국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일본 수상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며, 그 법을 폐지하지 않는 한 일본과의 대화를 거부할 것이다. 북이 이재명 정부의 말을 믿지 않고 한국을 뿌리 깊이 불신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가 북을 적대시하는 헌법 조항과 국가보안법 폐지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은 이재명 정부가 말로는 체제 존중이나 평화를 말하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여전히 북을 적대시하며 흡수통일을 추구한다고 믿는다. 그 중요한 근거로 대한민국 헌법 제3조, 제4조와 국가보안법 같은 대북 적대를 제도화한 법의 존재와 해마다 실시되는 한미 군사훈련을 꼽는다. 북은 이재명 정부가 이런 법을 그대로 두고 또 한미 군사훈련을 계속하면서 북을 적대시하지 않겠다며 대화하자고 말하는 것을 마치 앞에서는 악수를 청하면서 뒤로는 칼을 꽂는 짓으로 간주한다. 사이가 좋지 않은 상대방과 대화를 시작하려 하거나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최소한 상대방이 싫어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부분적으로라도 들어주어야 한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짓을 계속하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조금도 들어주지 않으면서 말로만 나는 너를 존중한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라고 하는 것을 상대방은 신뢰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17일부터 시작된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와 명백히 모순된다. 8.15 경축사에서 번드르르한 말을 하자마자 곧바로 한미연합훈련을 시작하는 한국을 보면서 한국에 대한 북의 불신과 적의는 더욱 굳어졌을 것이다. 트럼프야말로 대화 위한 선결조건을 꿰뚫고 있지 않은가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는 날인 17일(한국 시간) 오전 6시 4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축소를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오래전부터 한국과의 연합훈련에 참여하기로 합의해 온 사실에 나는 만족하지 않는다. 이러한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래로 위협적이지 않고 예의를 지켜온 국가에 대해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제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고려해, 나는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에게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주한미군은 즉시 그 지시를 이행했다.   한미 군 당국이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시작한 1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블랙호크 헬기가 대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2026.8.17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만일 트럼프가 북과의 대화를 위해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같은 조치를 지시했다면, 적어도 그는 북과의 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즉 그는 북이 한미연합훈련을 미국이 북을 적대하는 중요한 근거로 간주하고 있고 그것의 폐지 내지 축소를 요구해 왔음을 잘 알고 있기에,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통해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북이 전혀 호응하지 않을 제안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국가보안법과 헌법 제3조, 제4조 폐지를 통해 남북관계의 물꼬를 터야 한다. 적대 관계 해소는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부분적으로라도 들어주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미국의 트럼프조차 아는 상식을 다시금 되새겨봐야 한다.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psyt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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