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기준금리 올린 미 연준…한은 금리 또 올릴까 [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급등이 인플레이션을 밀어올리는 힘이 예사롭지 않다고 여겨서인데, 연내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기도 했다. 연준의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기준금리가 1%이하여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의 주장인데,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0.25%포인트가 아니라 0.50%포인트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잠재웠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전환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쩍 높아졌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기준금리 상단은 4.00%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연준은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통화 긴축 조치다.
표결권이 주어진 12명의 FOMC 위원(연준 이사 및 지역연방준비은행 총재)이 금리 인상에 만장일치였다.
앞서 연준은 2024년 9월, 11월, 12월 그리고 지난해 9월, 10월, 12월 각각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올해 들어선 다섯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1.00%p(미 상단 기준)로 벌어졌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 7월과 8월 연속으로 0.25%p씩 올라 현재 3.00%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물가 불안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성장과 고용이 비교적 탄탄해 금리를 올릴 여력이 있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준은 금리 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오늘의 정책 조치는 FOMC의 2% (물가상승률) 목표로 더욱 시의적절하게 복귀하는 것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전망치보다 0.1%p 높은 수준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고 본 셈이다.
또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실질 증가율(실질 경제성장률)이 2.3%, 내년에는 2.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보다 각각 0.1%p씩 높여 잡은 것으로, 성장세가 당시 예상보다는 견고하다는 의미다.
실업률 역시 4.1%로 지난 6월 전망치보다 0.2%p 낮춰 잡아 고용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준(Fed)2026년 미국 경제 전망, 자료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강력 시사한 연준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연준이 연내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뜻을 밝혔다는 사실이다. 경제지표 전망 자료를 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18명의 연말 금리 예상치 중간값 평균이 4.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보다 0.3%p 높은 수준으로,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18명 중 4명은 연말 금리 예상치를 나타내는 점도표에 4.25∼4.50%를, 12명은 4.00∼4.25%를 찍었다. 이날 인상한 데서 머무를 것이라고 3.75∼4.00%를 찍은 위원은 2명뿐이었다.
정책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 점도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준이 공표한 일정에 따르면 올해 FOMC 회의는 10월 27∼28일과 12월 8∼9일에 두차례 더 열린다. 예상대로면 10월 또는 12월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연준은 일단 방향을 잡으면 한 차례 금리 조정에서 그치는 경우가 드물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금리 조정의 효과가 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안에 4.00∼4.25%로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며, 관건은 내년의 금리 움직임이라고 전망했다.
점도표에선 8명이 내년 말 금리가 4.25∼4.50%일 것으로, 5명이 4.00∼4.25%일 것으로, 4명이 3.75% 이하일 것으로 봤다. 워시 의장을 포함한 2명은 내년 말 금리를 예측하지 않았다.
미 FOMC위원 기준금리 전망, 자료 :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별 데이터 의존은 위험한 집착…추세가 중요”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케빈 워시 의장이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 결정과 관련해 시장 상황에 이끌려 한 결정이 아니라 독립적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금리 결정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폭스비즈니스 기자가 이날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90%로 반영돼 있었는데 금리 인상을 시장이 주도한 것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워시 의장은 다시 말하지만, 연준은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결정은 우리가 내리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금융 시장과 연준이 상호 이해를 올바르게 조율하는 일은 균형이 필요한 문제이며 나는 오랫동안 그 균형이 지금보다 더 잘 맞춰질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결정은 상황에 대한 평가, 고용 추이에 대한 분석, 그리고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때로는 시장이 우리의 결정을 미리 예단하려 하기도 한다. 나 또한 시장 가격을 지켜보며 시장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오늘 결정은 우리가 내린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또한 금리 결정을 할 때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다시피 저는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 앞에 나타나는 데이터에 따라 어떤 식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하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워시 의장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8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는데 이런 시장의 관심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데이터 하나를 숨죽이며 기다리는 데 익숙해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제 관점이 아니다. 나는 특정 데이터가 무엇이든 숨죽이며 기다리지 않았다. 오늘 아침 발표된 소매판매 수치든, 지난주 발표된 CPI 수치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추세가 중요하고 개별 데이터는 잡음이 많다. 개별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집착”이라고 덧붙였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는 통화정책의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결정 그 자체가 아니라 통화정책의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나는 행동을 위한 기준을 제시했다. 즉,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워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묻자 대통령과의 논의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오늘 결정은 물가 안정을 보장하라고 의회가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연준 청사, 로이터=연합뉴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유감 표명한 백악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백악관은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의 금리는 1%이거나 그보다 낮아야 한다”며 우리가 무역적자를 보는 모든 나라, 즉 대부분의 국가와 교역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최소 연간 1조 500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트루스소셜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폭스뉴스에 오늘 연준의 금리 인상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특별히 설득력 있는 경제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케빈 워시 연준의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한번에 제압하고 지켜봤어야…인플레 위험 과소평가
기준금리 인하를 했어야 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와 달리 연준이 기준금리를 0.5%올려 인플레이션을 제압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다.
미 월가에서 영향력 있는 채권 투자자인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결정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의 심각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건들락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 올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에 제압하고 지켜보는(stun and done) 상황”을 언급하며, 한 번의 과감한 충격으로 긴축 기조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시장의 기대를 조정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50bp(1bp=0.01%포인트)만 실시하고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지켜봤어야 했다”며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여전히 충분히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들락 CEO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실했다”며 중앙은행 수장의 설명이 불투명했다”고 평가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3연속 인상’은 부담…10월보다 11월 인상에 무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까지 시사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는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반도체 특수에 힘입은 높은 성장세가 수요측 압력으로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이밖에 서울의 중저가 지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진 점 역시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연준의 이날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미 상단 기준 0.75%p에서 1.00%p로 다시 확대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점도 금통위가 고려할 만한 변수다.
기준금리 인상의 유일한 걸릴돌인 성장률은 너무 좋다. 지난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4%(전년 동기 대비)에 달해 1979년 3분기(27.7%) 이후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실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과 다를 바 없다. 유일하게 남은 문제는 시기인데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상한터라 10월 보단 11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좀더 높아 보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8.27 [사진공동취재단]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