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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맥도널드 옥상을 45개나 뜯은 강도의 탈옥 이야기

맥도널드 옥상을 45개나 뜯은 강도의 탈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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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평론가 현실 사회에서 탈옥 이야기가 미담일 리는 없다. 당연히 휴먼 드라마적 요소도 없다. 그러나 할리우드 탈옥 영화는 거꾸로이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대체로 탈옥에 성공한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나왔던 1973년 작 이 그랬고 존 휴스턴 감독의 1981년 영화 도 그랬다.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영화 (1994)에서도 주인공은 탈출에 성공한다. 영화가 죄수들의 탈출을 돕는 건 관객의 열망을 생각해서이다. 관객이 대체로 해피 엔딩을 원한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이게 중요한데, 사람들 모두 자유와 해방을 열망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탈옥 영화는 그래서 갇혀있는 자를 구하거나 구해내는 이야기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대형 장난감 마트에 숨어들어 살아가는 탈옥수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 없이 곧바로 VOD로 직진했던(지난 1월 출시) 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되 그 진짜 이야기를 대체로 있는 그대로, 거의 윤색 없이 구성한 영화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서사는 꼭 해피 엔딩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불행하고 어두운 결말인가, 그것도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인생이라고 하는 것이 잠깐의 소풍 같은 것이듯, 탈옥도 찰나의 자유와 행복을 경험하는 것이고 그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도 보인다. 거기에도 깨달음이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잠깐이나마 자유로웠다는 것이 좋았을까, 아니면 내내 불안하고 힘들었을까.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제 인물인 제프리 맨체스터(채닝 테이텀)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두 가지 다였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만든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은 탈옥 이후 도망자의 삶, 그 믿기지 않는 에피소드들을 촘촘히 엮어내는 데 있어 마치 제프리 같은 치밀함을 보인다. 긴장과 여유의 리듬을 자유자재로 이어 나간다. 2시간 5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이 영화의 스토리 텔링이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인공이 대형 장난감 마트인 토이저러스에서 일상을 준비해 가는 과정 같은 것이다. 처음에는 CCTV의 위치 때문에 초콜릿 M&M 봉지도 쉽게 가져오지 못하던 제프리는 결국 CCTV 작동법을 알아내 카메라의 모든 녹화 기능을 꺼버린다. 이후 그는 마트 안을 자유자재로 다니면서 아예 ‘마트 살림’을 차린다. 영화는 그 과정들을 개연성 있게 하나둘씩 열거해 간다. 제프리는 오히려 장난감 내니 캠을 이용해 마트 지점장 미치(피터 딘클리지)를 관찰하고 그의 PC 비밀번호를 알아낸 후,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 여자 점원 리 웨인스콧(커스틴 던스트)의 근무일지를 바꿔주는 등 자기 일상을 스스로 주도해 나간다. 그 같은 스토리의 빌드업이 잘 짜인 작품이다.   공수부대 출신 대도의 비상한 두뇌로도 막지 못한 애인의 변심 영화 은 건물 옥상의 일부를 뜯고 내려가 강도 행각을 벌이다 45년 형을 받았지만 거의 곧바로 탈출해 6개월 동안 대형 완구점에서 숨어 지낸 전설의 대도(大盜) 제프리 맨체스터의 실화를 그린다. 그가 털었던 곳은 대부분 맥도널드나 버거킹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들이다. 1998년에서 2000년까지 2년간 벌인 일이며 그때 그는 보도 매체로부터 ‘루프맨’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제프리는 공수부대 출신 퇴역 군인이었으며 제대 후 백수로 지내다 일을 벌인다. 제프리의 군대 친구이자 신분증 위조범인 스티브(라키스 스탠필드)는 제프리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바보 멍청이라고 부르는데, 그건 제프리의 관찰력, 주변 사물에 대한 인지 능력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프리의 범죄, 도주 행각이 오랫동안 꼬리를 잡히지 않았던 것은 그가 지닌 이런 ‘슈퍼파워’ 덕이다. 그는 지능범이다. 2000년에 1차로 체포됐고 2004년 6월에 탈옥해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6개월을 숨어 지낸다. 2005년 1월에 다시 체포되기까지는 여자 친구 리의 집을 오갔다. 그리고 신분증 위조에 들어갈 돈 5만 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토이저러스를 턴 후, 그의 신분을 알게 된 리의 협조로 경찰에 체포돼 다시 교도소로 간다. 나중의 얘기로는 리가 경찰에 제프리의 정체를 알린 것은 처음엔 그의 ‘거짓말’에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믿음과 배신의 문제이다.   익명성에 갇힌 사회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이란? 영화는 전체적으로 그물망처럼 촘촘히 짜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익명으로 살아가는 것과 실명으로 살아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대비시킨다. 가짜 신분과 진짜 정체, 믿음과 배신, 진실과 거짓의 문제를 그린다. 익명성에 관한 이야기는 현대사회의 치안, 행정, 심지어 의료 제도조차 사람들을 틀 안에 가두고 그럼으로써 돈을 정확히 거둬들이려는 의도(자본의 욕망)에서 개발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한다. 제프리가 나중에 치아 엑스레이 사진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치과 기록을 불태우려다 아예 화재를 내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그와 관련이 있다. 자본주의의 시스템은 사람을 치아 기록으로도 추적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영화의 드라마가 시종일관 긴장과 서스펜스로만 이어지지 않는 것은 이 영화의 기이한 미덕이다. 현대사회에서 죄와 벌은 엄격하게 판단되고 집행되나 사실은 그게 그리 대단히 심각한 이유에서 시작된 것만은 아님을 이야기하려는 분위기이고, 그래서 인간은 대체로 선한 의지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영화처럼 느껴진다. 제프리를 아는 사람들 대다수가 그를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증언을 계속해서 이어간다. 제프리의 영화 속 캐릭터는 시종일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그려진다. 그가 토이저러스 매장을 털다가 늦게 출근하던 여자 친구 리에게 정체를 들키게 되는 것도 자신이 어쩔 수 없이 때려눕힌 경비원이 피를 너무 흘리는 바람에 911에 신고하려고 우물쭈물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톤앤매너는 제프리가 착한 남자이고, 인간은 원래 착한 심성을 지닌 존재이며, 그래서 세상은 여전히 살만한 구석이 많다는 식이다. 그 점에서 일관적이다. 고민하지 않는다.   달콤한 사랑만 빼고 실제 벌어졌던 일과 싱크로율 100% 은 많은 부분 2004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톰 행크스 주연의 을 연상하게 한다. 에서 가상의 국가 크라코지아(유럽 동부의 내전 국가를 암시했던 것으로 보인다)의 국민 빅터 나보스키는 뉴욕 JFK 공항 입국심사 과정에서 발이 묶인다. 크라코지아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나보스키의 여권과 비자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나보스키는 이후(실제 인물은 18년간 살았다고 하지만) 공항 내 격납고와 수화물 센터 등을 오가며 살아간다. 영화 과 의 차이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로서 제작 연도의 간격이 20년이 넘는다는 것 말고도 실제와 허구의 비율 차이에 있다. 이 ‘윤색의 윤리학’을 더 잘 지킨 것으로 보이고 실제 벌어졌던 일과의 싱크로율이 백 퍼센트 가까이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한때 근육질 아이돌 스타였던 채닝 테이텀(청춘 댄스 영화 , 2006)이 40대 중반에 이르러 안정적이고 개성 있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의외로 잘 늙어 가고 있는 남자배우라는 평을 듣는다. 스파이더맨의 연인이었던 커스틴 던스트(시리즈 첫 영화 , 2002)는 이미 지적이고 현명한 여성의 이미지로 변신해 있음을 보여준다. 두 배우의 앙상블이 좋다. 다만 영화 속에서 이 두 배우가 펼쳐내는 로맨스가 어디까지 진짜인지는 모를 일이다. 영화처럼 아주 달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옳으냐 그르냐가 아닌,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문제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옳으냐 그르냐보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 안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절실하게 부각된다. 합법이든 비합법이든 생존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라는 것이다. 제프리 맨체스터의 실제 삶을 통해 감독 데릭 시엔프랜스가 하려는 얘기이다. 우리 모두도 제프리처럼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 맨체스터는 2009년과 2017년 두 차례 더 탈옥을 시도했고 지금은 교도소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다. 가석방 심사를 받는 것은 2036년에나 가서이다. 은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됐다.오동진 ohdjin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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