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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탈미 미들파워 연대, 캐나다 넘어 호주로 가자

탈미 미들파워 연대, 캐나다 넘어 호주로 가자
[뉴스]
오늘날 글로벌 무대는 강대국 간의 일방주의와 블록화로 인해 극심한 지정학적 격랑에 직면하고 있다. 금년 1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보스 포럼에서 서방 주도의 규칙 기반 국제질서 와해를 선언하며,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강압적 관세 정책에 맞서기 위한 ‘탈미 중견국 연대’ 구상을 역설한 바 있다. 중견국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함께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강대국의 메뉴판에 오를 것”이라는 그의 경고는 미·중 전략경쟁의 틈바구니에 낀 중견국들의 위기의식을 대변한다. 국내에서도 문정인 교수가 미·중 사이의 양자택일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한국이 규범 기반 다자주의의 적극적 촉진자가 되어 글로벌 중견국들과 ‘초월적 다자주의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중견국 외교의 이론적·실천적 기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레스 에반스 전 호주 외교장관과 존 아이켄베리 국제정치학 교수의 혜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반스는 일찍이 호주의 외교적 자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견국 외교’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중견국이 단순한 약소국이 아니라 특정한 글로벌 현안에서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틈새 외교’의 주체가 될 것을 역설했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위기 속에서 역내 핵심 민주주의 중견국들이 ‘규범의 공동 수호자’로서 결속해야 함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는 미·중 패권 갈등 속에서 전통적인 ‘허브 앤 스포크’식 양자동맹을 넘어 오커스, 쿼드 등 소다자 협의체가 다층적으로 얽히는 ‘격자형 안보구조’로 구체화되고 있다. 유럽 중심 탈미 구상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좌절 오늘날 미·중 전략경쟁은 군사와 기술, 경제 공급망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대치로 고착화되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중동발 이란 전쟁의 장기화는 기존의 국제법과 규범 기반 질서를 무력화하며 불안정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질서의 다극화 추세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탈미 중견국 연대 세력’과 ‘미국 금융패권 수호 세력’ 간의 전방위적 갈등은 오늘날 국제질서를 흔드는 또 다른 핵심 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2026.7)의 심층 분석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중견국 연대 구상의 이면에는 글로벌 금융엘리트 출신 지도자들의 지경학적 연대가 자리 잡고 있다. 골드막 삭스 출신의 카니 총리 외에 로스차일드 은행 출신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자산운용사 블랙록 출신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유럽투자은행 출신의 알렉산데르 스텁 핀란드 대통령 등 유럽의 핵심 지도자들은 미국 자국 우선주의(MAGA)의 폭주에 맞서 ‘미국에의 의존으로부터 독립’이라는 거대한 밑그림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캐나다와 유럽 등 중견국 중심 세력이 미국의 일방주의적 통제에서 벗어나는 독자적 정책과 우회로를 실천해 나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카니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견국 연대는 어디까지나 사상적·역사적 유대감을 공유하는 ‘유럽’이 최우선 순위이며, 한국과 같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 중견국은 뒷순위로 밀려나 있다. 이는 최근 캐나다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한국 잠수함의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와 파격적인 패키지 제안에도 불구하고, 카니 총리가 지경학적 동질성을 가진 유럽계 방산세력과의 결속을 우선시하는 정무적 파단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5일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국산 잠수함으로는 처음 태평양을 횡단한 도산안창호함이 정박해 있다. 2026.5.26 연합뉴스 카니 총리가 외친 ‘탈미 중견국 연대’ 구상의 치명적인 취약점은 그 지평이 철저하게 ‘유럽 중심’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최근 캐나다의 사활이 걸린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과정에서 한국 방산의 수주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한국 정부와 조선업계는 기술적 우위는 물론, 현지 생산과 전방위적 기술이전, 대규모 고용창출, 유지·보수·정비(MRO) 현지화라는 파격적인 산업협력 패키지, 나아가 에너지 인프라 투자까지 연계한 복합적 경제안보 청사진을 제안했다. 하지만 카니 행정부는 지경학적 동질성과 사상적 유대감을 우선시하여 아·태 지역의 핵심 중견국인 한국을 배제하고 독일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들이 말하는 중견국 연대가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자율성 확보가 아닌 ‘대서양 중심의 폐쇄적 블록화’에 그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호주에서도 실패한 ‘차기호위함 11척 도입 사업’의 교훈 이러한 지정학적 격랑 속에서 미국의 확고한 핵심 동맹국인 동시에 인·태 지역 주요국과의 깊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이라는 공통의 딜레마를 안고 있는 한국과 호주의 미들파워 연대는 동맹 의존의 한계를 넘어 자국의 전략적 자율성과 생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중심주의에 매몰된 캐나다와 달리, 인·태 지역의 핵심에 위치한 호주는 지정학적 현실에 기반한 미들파워 외교의 대전환을 추진하며 대형 방산 프로젝트를 전개해 왔다. 대표적 사례로 AS9 헌츠맨(K9 자주포) 현지 생산 및 전력화, AS21 레드백 차세대 궤도형 장갑차 수주, 해군 및 전략기술 협력 다각화를 들 수 있다. 그렇다고 호주가 아·태 지역에서 한국과만 방산 협력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노후 호위함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한 총 16조 3000억 원(110억 달러) 규모의 ‘SEA 3000 차기호위함 11척 도입 사업’의 실패가 있다. 한국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최근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으로 확정됐다. 한국 함정의 우수한 화력과 레이더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조기 탈락한 데에는 내부적·정무적 실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호주 해군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극심한 승조원 구인난’을 정교하게 파고들지 못했다. 일본은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대형 함정의 운용 인력을 단 90명 수준으로 줄이는 맞춤형 제안으로 호주 국방부의 신뢰를 얻었다. 또한 사업결정의 중요기간에 발생한 ‘주호주 한국대사의 장기 궐석 및 교체기 공백’으로 정무적 단절이 있었다. 대형 방산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경쟁을 넘어 국가정상 및 현지 대사관을 중심으로 한 전방위적 고위 정무외교가 승패를 가른다. 당시 일본은 참모장급 인사가 호주 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등 총력전을 펼친 반면, 한국은 현지 외교지휘부의 부재로 호주 국가안보위원회(NSC) 등 핵심 결정권자들을 설득할 외교력을 집중하지 못했다. 결국 호주 차기호위함 사업 선정의 조기 탈락은 상대국이 당면한 실존적 기술 요구를 놓친 ‘전략적 준비 부족’과 함께 결정적 순간에 외교채널의 연속성을 유지하지 못한 ‘정무적 공백’이 결합된 잔혹사였다. 아태 지역의 중견국 연대는 철저하게 상호 실존적 약점을 메워주는 ‘상시적 외교 공조’와 ‘맞춤형 실리 가치사슬’ 위에서만 작동한다는 냉혹한 교훈을 남겼다. 한·호 미들파워 연대의 3대 축: 외교, 방산, 자원 두 차례의 대형 방산 잔혹사가 보여준 교훈은 명확하다. 서구 중심의 관념적 연대는 아·태 중견국들의 리스크를 해결해 주지 못하며, 최고위급 외교채널의 공백 없는 가동과 철저한 상대국 맞춤형 전략 없이는 독자적 축을 형성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글로벌 중견국 연대의 동력을 가시적으로 유지하고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태 질서의 안정을 이끄는 ‘한국과 호주의 독자적이고 긴밀한 실리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호주 협력은 미국과의 양자 동맹이라는 안보자산을 견지하면서도, 중견국 스스로의 제조업 기반(한국)과 자원 자산(호주)을 복합적으로 융합하여 강대국의 일방주의적 전횡이나 정치적·경제적 압박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지혜로운 현실주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캐나다 사업 당시 검증되었던 파격적인 ‘패키지형 산업협력 모델’에 호주 호위함 사업에서 배운 교훈을 결합해 한층 고도화된 중견국 연대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7일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IP4 소인수 회담 기념촬영 중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 펜크 뉴질랜드 국방장관, 모태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팻 콘로이 호주 방위산업부 장관. IP4 소인수 회담에는 나토 가맹점 아니지만 협력관계에 있는 4개국이 참여한다. 2026.7.7 연합뉴스 첫째, 외교채널의 정비와 포괄적 역내 안보 축의 정립이 필요하다. 대사 공백 사태와 같은 정무적 리스크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호주 대사관의 역량을 방산·안보 전문 외교허브로 고도화하고, 미국 이외의 유일무이한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 체제를 상시 전략소통망으로 안착시켜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믹타(MIKTA) 등 다자 무대에서 한국과 호주가 주도하는 아·태 중심의 중견국연합의 목소리를 키워 글로벌 규칙 제정(Rule-making) 과정에서 독자적인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인력난 해결형 토탈 방산동맹의 구축 필요성이다. 한국의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가 호주 현지 질롱(Geelong) 공장에서 생산되며 구축된 지상군 방산 가치사슬을 해상 및 첨단 영역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비록 차기 호위함 본 사업은 놓쳤으나, 향후 전개될 호주의 대형무인함(LUSV) 도입이나 후속 해상 함정 건조, 무인잠수정(UUV) 기뢰 탐색 분야에 한국의 독보적인 ‘AI 기반 스마트함정 자동화 기술’과 ‘현지 생산·기술 이전 및 30년 MRO 현지화’를 융합한 토탈 패키지를 상시 가동되는 외교채널을 통해 역제안해야 한다. 셋째, 희토류 가치사슬 및 에너지 안보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양국 정부가 채택한 ‘대한민국-호주 에너지자원 안보 공동성명’(2026.4.20.)의 실행력을 극명하게 발휘해야 한다.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공급망 의존도를 분산하기 위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분야에서 호주의 광산개발 역량과 한국의 고도화된 미드스트림(Midstream) 가공기술을 단단히 연계해야 한다. 나아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해상수송로가 마비될 때 상호 신속하게 정보를 통보하고 경유 등 액체연료를 공동 융통하는 실질적인 위기 대응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K-방산을 넘어선 한국 미들파워 외교의 길 마크 카니의 구상이 유럽 금융 테크노크라트들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미국의 강력한 패권적 반격에 직면해 있다는 현실, 캐나다의 방산사업이 보여준 서구 중심주의의 폐쇄성, 그리고 호주 호위함 수주전이 남긴 외교적 연속성과 철저한 맞춤형 생존전략의 필요성은 중견국 외교가 결코 관념적인 이상주의에 머물러서는 안 됨을 잘 보여준다.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될수록 한국 외교는 강대국 양자택일의 프레임을 뛰어넘는 중견국 간의 다원적이고 격자화된 연대를 통해 외교 지평을 넓히는 것임이 분명하다. 조성렬 경남대학교 초빙교수 캐나다의 유럽 중심 구상이 노출한 한계와 호주 호위함 수주전이 남긴 정무적 교훈 속에서, 호주는 한국의 미들파워 외교 전략을 현실화하고 글로벌 중견국 연대의 실질적 불씨를 이어나갈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최적의 아·태 전략적 동반자이다. 외교적 규범 연대, 공백 없는 상시 외교력을 바탕으로 상대국의 인력난과 기술적 약점을 보완하는 맞춤형 방산 패키지의 융합, 그리고 희토류와 에너지 인프라를 아우르는 자원 안보 동맹으로 이어지는 한·호주 간의 포괄적 협력은 단순한 우호 관계를 넘어선다. 이제 한국 외교는 관념적 다자주의의 환상과 단선적인 방산 수출 프레임에서 벗어나, 정교한 동맹 관리와 실리적인 독자 준비를 융합한 고도의 현실주의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 강대국들이 설계한 메뉴판 위에서 종속 변수의 메뉴로 남지 않기 위해, 한국·호주 양국의 핵심 역량을 전략적으로 융합하여 독자적인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 나가는 현실주의적 중견국 생존전략을 완성해 가야 할 것이다.조성렬 전략노트 insscs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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