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자동차 규제 재협상…프랑스 2035 내연기관 목표 유지 vs 독일 PHEV 완화 [뉴스]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 퇴출 등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둘러싸고 회원국 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국들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발 에너지 위기 이후 전기차(EV) 판매가 급증한 점을 들어,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독일과 이탈리아 등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규제 완화와 바이오 연료 인정 등을 요구하며 맞서는 형국이다.
프랑스 주도 7개국 뭉쳐… 전기차 판매 급증 속 2035년 목표 고수해야”
EU의 자동차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 추이/T&E
모니크 바르뷔(Monique Barbut) 프랑스 기후특사는 최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회의에서 유럽의 내연기관 퇴출 기후 목표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은 ‘끔찍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등 7개 회원국과 함께 EU집행위원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자동차 부문의 강력한 전동화 기조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7개국은 서한에서 자동차 분야의 탄소 감축 목표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은 규제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는 전략적 실수”라며 최근의 에너지 위기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기후 변화 대응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필수적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럽 시장의 전기차 전환은 가속화되는 추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5월 프랑스의 신규 전기차 등록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3% 급증해 시장 점유율 29%를 기록했다. 유럽 시장 전체 기준으로도 5월 전기차 판매 비중은 22%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5월 유럽 내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100만 대에 육박한다.
이에 유럽 교통환경연맹(T&E)은 전기차 전환에 대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자동차산업의 탄소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BYD등의 중국 자동차 기업들에게만 이득이 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독·이, ‘하이브리드·바이오연료’ 예외 요구… EU 규제안 두고 격돌
포르쉐의 CEO 미하엘 라이터스는 EU 자동차 탄소감축목표 완화를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이다./Porche
지난 12월,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까지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90% 감축하고 나머지 10%는 친환경 연료 및 친환경 철강 사용 시 크레딧을 부여해 상쇄하는 완화안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독일과 이탈리아, 체코 등은 이보다 더 유연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바이오 연료를 전기차와 동등하게 인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독일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보급형 전기차 확산을 위해 고안된 프랑스 주도의 ‘슈퍼 크레딧’제도 도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슈퍼크레딧은 소형 전기차 1대 판매시, 탄소감축효과를 30%가량 추가로 더 인정해주는 제도다.
마시밀리아노 살리니(Massimiliano Salini) 유럽의회 의원을 비롯한 보수 성향 의원들과 미하엘 라이터스(Michael Leiters) 포르쉐 최고경영자(CEO) 등 일부 완성차 경영진도 업계의 유연성 확보를 이유로 규제 완화를 지지하며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프랑스가 자동차산업 탄소목표 추가 완화를 막기 위한 ‘의결거부권(Blocking Minority)’ 확보에 나선 가운데, 향후 유럽 자동차 산업의 향방은 프랑스와 독일의 타협점 찾기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