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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10년 넘게 제자리 담뱃값, 인상할 때 되지 않았나

10년 넘게 제자리 담뱃값, 인상할 때 되지 않았나
[뉴스]
노무현 정부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 건강증진, 노인장기요양 등을 총괄하는 임원을 맡고 있던 시절(2005~2007) 미국의 건강검진 최고 전문가를 초청해 본부 근무 직원들과 함께 특강을 들었다. 그는 30분간 강의에서 마지막 슬라이드를 Quit Smoking”이란 두 단어로 마쳤다. 오늘 강연 내용 다 잊어도 좋습니다. 마지막 슬라이드만 기억하십시오. 정기적 건강검진보다 더 중요한 게 금연입니다. 이것만 각인해 실천하면 오늘 특강은 의미가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조선시대 흡연중독자 밥과 술은 없어도 담배는 있어야” 건강을 위해 우리는 체력 단련도 하고, 걷고 뛰고 헤엄친다. 또 건강 유지에는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절주(또는 금주), 깨끗한 물과 공기도 중요하다. 공중보건을 배운 사람은 누구나 담배 흡연(이하 흡연)의 폐해와 금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흡연은 중독성이 매우 강해 마약보다 끊기 힘들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흡연율을 낮추는 데는 강력한 금연 정책이 필수인데 금연 노력은 숱하게 실패하기 마련이다. 우리 선조들 중에도 (참고로 담배는 조선조 중엽 때 한반도에 들어왔다) 담배의 포로가 되어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한 이들이 부지기수다. 담배에 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책인 『연경(煙經)』(1810년)에 소개된 한 애연가(지금 시각에서는 흡연중독자) 이야기는 당시 애연가의 삶을 잘 보여준다. 담배가 처음 들어왔을 때 한담(韓菼)이 매우 좋아하였다. 누군가가 그에게 질문하였다. 술과 밥, 담배 가운데 부득이 꼭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셋 중에서 무엇을 먼저 버리겠소?” 밥을 버려야죠.” 또 물었다. 부득이 이 둘 중에서 버려야 할 게 있다면 무엇을 먼저 버리겠소?” 술을 버려야지요. 술과 밥은 없어도 되지만 담배는 하루라도 없을 수 없소.”(『흡연의 문화사(A Global History of Smoking)』, 샌더 L. 길먼 외 지음, 579쪽)   조선시대 화가 단원 김홍도의 타작도, 지주가 담배를 피우며 타작을 감독하고 있다. 한국은 금연 정책에 느슨한 나라 이처럼 담배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벗이 되었고 어느 순간 몸에서 악마가 되어 목숨을 끊어 버리는,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각 나라는 이 ‘악마의 포식’에서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각종 암과 심혈관질환, 폐질환 등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위험 경고문구 담뱃갑 부착, 흡연 장소와 담배 광고 규제, 담뱃값 인상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담뱃값 인상이다. 이를 강력하게 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느슨하게 하는 나라도 있다. 대한민국은 후자에 속한다. 한국의 담배가격은 4500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5위(2025년 기준)이고 회원국 평균 가격(약 9869원)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보다 담배가격이 낮은 OECD 국가는 콜롬비아, 멕시코, 튀르키예, 슬로바키아, 일본 등 4~5개 국에 불과하다. 한국의 경우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 비중은 73.8~74%로 높은 편이지만, 절대 가격 자체가 낮아 실질 부담은 낮다. 1인당 GDP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역대 정부의 금연 정책을 살펴보면 정부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절대적으로 보면 모든 정부가 선진 금연 정책 국가에 견주어 진심과 열의가 약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좀 나은 정부가 있는 반면에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한 정부도 있다. 역대 정부 평가: 이명박·문재인·윤석열 미흡, 박근혜 우수 김대중 정부 때 본격적인 금연 정책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을 제정해 금연 구역 설정, 담배 광고 제한, 경고문구 표시 등 흡연 규제를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담뱃값 인상과 금연 구역 확대 등 본격적인 금연 정책이 추진되었다. 담뱃값을 매년 500원씩 5년간 2500원을 올린다는 인상 계획을 세웠으나 반발에 부딪혀 2004년 12월 1500원에서 2000원으로 한번 500원 올리는 것으로 그쳤다. 이명박 정부 때는 금연 정책 계획이나 성과가 미미했다. 박근혜 정부는 10년 만에 대폭적인 담뱃값 인상과 포괄적인 금연 정책을 추진했다. 2014년 9월 범정부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했고 2015년 1월 1일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80%)을 인상했다. (지금도 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 일반·휴게음식점 전면 금연 구역 확대, 국가금연지원센터 설립, 일반 병·의원 금연 치료 지원 등 금연 지원 서비스도 확대했다. 2015년 6월에는 담뱃갑 경고 그림 표기 도입을 확정해 2016년 12월 시행했다.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흡연이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는 담배가 판매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은 2년에 한 번씩 담뱃갑 경고그림 및 문구를 새롭게 고시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 한 편의점에서 점원이 진열된 담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6.1.15. 연합뉴스 그 뒤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 모두 뚜렷한 금연 정책을 내놓지 않았고 성과도 이렇다 할 게 없었다. 두 정부 모두 5년마다 만드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 담뱃값 인상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으로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는 현재진행형이어서 평가하기는 이르다. 지난 3월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을 통해 담배가격을 OECD 평균 수준인 9869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기와 전략과 같은 로드맵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담배가격은 11년째 4500원으로 동결되고, 금연 사업 예산은 감소하는 등 국제사회가 ‘담배 없는 세대’를 목표로 규제 강도를 높이는 사이 한국의 금연 정책은 장기간 정체 상태이다.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금연 정책과 관련해 대통령의 관심과 의지가 드러난 적은 없다. 하루 한 갑 피우는 호주 국민, 월 100만 원 이상 지출해야 담뱃값 대폭 인상으로 금연 효과를 거둔 모범 사례이자 대표적 성공 사례 국가로는 호주를 꼽는다. 호주의 담배가격은 우리보다 7배 넘게 비싼 3만 5000원가량이다. 하루에 한 갑 피우는 호주 흡연자의 한 달 담배 구매 비용은 105만 원인 셈이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책을 편다면 우리 서민은 담배를 당장 끊어야 한다. 호주의 담뱃값 인상 방식은 담배소비세에 물가연동제를 적용하여 매년 자동으로 이 세금을 인상함으로써 담뱃값을 자동으로 올리는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반으로 담배세를 3월과 9월 연간 두 차례 자동 조정한다. 2016년부터 4년간 매년 12.5%씩 담배 소비세를 인상하여 2020년에는 1갑당 3만 5000원까지 올렸고 2023년부터는 추가 5% 인상이 3년간 매년 적용되고 있다. 호주는 담배 가격 인상을 통해 성인 흡연율을 2001년 22.4%에서 2022년 10.1%로 절반 이하로 크게 낮추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는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져 국가 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담뱃값 인상은 질병 감소, 소비 절감으로 서민에게 외려 도움 한국에서 소줏값과 함께 담뱃값을 올리려 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논리는 서민에게 큰 부담이 된다.” 서민은 무슨 낙으로 살라는 말인가?” 따위다. 이런 엉터리 논리에 특히 정치인들이 잘 휘둘린다. 그래서 대선이나 총선거 등을 앞두고 담뱃값 인상은 대표적으로 금기시하는 정책이다. 건강 불평등이라는 말이 있다. 가난한 사람이 부유한 사람보다 더 건강하지 않다는 말이다. 저소득층일수록 흡연율이 높다. 따라서 저소득층 흡연자들은 고소득층에 견주면 흡연으로 인한 건강 악화와 질병 비용 부담이 더 크다. 담배 가격 인상은 모든 소득계층의 흡연율을 낮추지만, 저소득층이 담배가격 변화에 더 민감해 저소득층에서 더 큰 흡연 감소 효과를 보인다. 담배는 낙이 아니고 암 등 만병의 근원이다.   금연 포스터 (보건복지부 제공) 담뱃값 인상은 흡연으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흡연은 저소득층의 담뱃값 지출과 건강 악화 위험 증가를 통해 추가적인 빈곤을 유발한다. 하루 두 갑을 피운다면 한 달에 27만 원이 지출된다. 저소득층은 흡연 관련 질병에 걸렸을 때 치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고 병의원 방문도 제때 하기 어려워 건강 불평등이 심화한다.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하는 저소득층이 늘어나면 의료비가 절감돼 가용소득이 증가하고 건강이 좋아져 빈곤 탈출 가능성이 덩달아 증가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 된다. 담배를 서민 스트레스 수단 운운하는 주장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담뱃값 인상 적정 시기는 선거 없는 올 하반기와 내년 안종주 언론인, 보건학 박사 건강한 노동력을 유지하고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리려면 자살 예방. 교통사고 예방, 산업재해 예방 정책뿐만 아니라 비만 예방, 운동, 금연·절주 등의 건강증진 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매년 물가가 오른다. 이에 맞춰 연금 액수도 높이고 건강보험료도 올리고, 최저임금도 올리고, 식·음료값과 주류 가격도 오르는데 담뱃값만 11년째 성역이 되어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우리 정치·사회 풍토에서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2028년에는 담뱃값 인상을 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올해 가을부터 내년까지 국민토론회를 열어서라도 공론화해 담뱃값 2배 이상 인상이라는 통 큰 금연 정책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여야, 당정청이 하나 되어 국민건강증진 가도에 이정표를 세우기 바란다.안종주 진단 jjahn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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