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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 비용 언론의 걱정이야말로 거대한 낭비
[뉴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12일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직접 수사 범위가 9대 중대 범죄 로 규정되는 내용을 담은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모습. 2026.1.12 연합뉴스 2일 드디어 발족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두고 언론과 야권의 비판이 거세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쥐고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던 ‘정치검찰’의 폐해를 근절하는 역사적 개혁”이라고 평가하는 언론도 있지만 대다수는 중수청에 대한 우려와 지적을 주로 내놓고 있다. 중수청에 대한 지적과 우려는 충분히 나올 만하다. 언론의 보도대로 수장 인선도 끝나지 않았고, 수사 인력도 정원에 미치지 못한 상태다. 인력 부족과 수사 지연이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소 3~4개월 동안은 수사 공백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에도 상당한 근거가 있다. 중앙일보 1일자 사설 가 이같은 비판을 요약하고 있다. 이 사설은 입법과 출범 준비가 졸속이었다면서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오랜 세월 다듬어지며 안착해 온 형소법과 관련 제도를 정치 논리 때문에 졸속으로 뜯어고친 대가가 국민 개개인에게 전가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다. 오랜 세월 다듬어지며 안착해온 형소법과 관련 제도 라는 전제부터가 검찰개혁과 중수청 출범이 요청됐던 것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중수청이 전국 6곳 거점 청사의 사무실 임대료·관리비 명목으로만 2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2일자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직접 수사비 외에도 ‘방값’으로 매달 46억원씩 혈세가 투입되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혈세 낭비’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이다. 멀쩡한 검찰은 때려 부수고, 수천억 원에 이르는 새 사무실 비용을 혈세로 메우는 것에 동의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냐”는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은 이같은 공세의 전형적인 레퍼토리다.   조선일보 2일자 사설. 그러나 이 비판은 이 사안의 본질을 교묘하게 왜곡하거나, 혹은 고의로 외면하고 있다. 현재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원이 비용이라면 그 비용은 또한 미래의 성과와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언론이 던져야 할 질문은 새 청사를 짓는 데 2500억 원이 과도한가”가 아니다. 수십 년간 검찰의 권력 남용과 정치적 편향, 그리고 그로 인해 한국 사회가 치러야 했던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비용과 비교할 때, 이 비용과 투자는 과연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보수 언론과 정치권은 중수청 설치 비용을 마치 없어도 될 돈을 낭비하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이 비용은 한국 사회에는 일종의 투자랄 수 있다. 그것이 비용이라면 검찰 공화국 체제를 청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과거에 대해 지불하는 비용인 것이고, 투자라면 민주주의와 사법 정의의 정상화를 위한 내일을 위한 투자인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수사를 취사선택하고, 제 식구 감싸기로 공정성을 훼손했다. 검찰 권력의 남용으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린 것에 따른 비용, 국가 시스템이 입은 신뢰 손실, 부당하게 꺾인 무고한 개인들의 삶, 그리고 왜곡된 사법 정의가 사회 전체에 안긴 유·무형의 손실은 2500억 원이라는 숫자를 훨씬 넘어설 것이다. 그 거대한 해악을 바로잡기 위해 수사 기소 분리와 새로운 수사 기관 설립에 나서는 일에 이 정도의 예산이 드는 것은 오히려 지극히 합리적이고 필수적인 투자다. 여기에 혈세 낭비”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본말전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들은 ‘비용’을 내세우지만 그 같은 언론의 보도야말로 사실은 한국 사회가 치르고 있는 거대한 사회적 비용이다. 중수청의 태생적 한계를 부각하고 실패를 예견하며, 나아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듯한 냉소와 비관으로 가득 차 있는 언론의 보도야말로 내일을 위한 투자의 성공에 장애물을 놓는 것이다. 과도하게 지불하고 있는 비용인 것이다. 언론에 필요한 진짜 질문은 따로 있을 것이다.  이 정도 비용, 혹은 그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한국 사회가 수사 체제를 개혁할 만한 가치와 필요가 있는가?” 검찰의 비대화된 권력을 분산시키고 국민을 위한 수사 기관을 안착시키는 데 이 투자가 미칠 장기적 성과와 편익은 무엇인가?” 이러한 거시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은 채, 눈앞의 임대료 숫자만 부각하며 비관론을 퍼뜨리는 것야말로 한국 사회의 거대한 낭비다. 냉소와 비관 자체가 실패로 이끌어가며 큰 비용을 초래하는 것이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등 언론들은 검찰청 폐지 법안 통과로 수사·기소 분리 방침이 확정된 게 1년 전인데도 미리 철저히 준비하지 않았다고 질타한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정권은 검찰 개혁만 외치고 핵심 기관들의 시스템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면서 만약 민간 기업이 이렇게 했으면 책임자를 문책하고 기관은 퇴출되거나 파산했을 것이다”고 몰아붙인다. 이 신문은 4면에는 에서 검찰이 부패 척결과 인권 보호의 상징이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전두환 정권 말기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을 거치며 검찰이 인권 보호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했다. 중수청의 좌초나 표류를 염려하기보다는 사실상 ‘파산’을 기대하고 바라는 듯하다. 검찰 개혁을 멀쩡한 거악 척결 기관 을 퇴출시키는 거악인 듯이 몰아가고 있다. 오랜 열망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탄생한 새 기관의 출범 첫 날부터 퇴출과 파산을 마치 예언이나 주문처럼 얘기하는 이같은 태도야말로 언론으로서의 하나의 파산 상태 를 보여준다.   이명재 에디터 promes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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