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국은 털고, 한동훈은 덮었나 [뉴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누구에게는 먼지가 나올 때까지 털고, 누구에게는 털어보기도 전에 덮는 사회라면 문제는 먼지가 아니다. 누구를 털고 누구를 덮을지 제멋대로 결정하는 수사권, 바로 그것이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있을까.
누구든 조사하면 크고 작은 잘못이나 흠이 드러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누구에게는 먼지가 나올 때까지 샅샅이 털고, 누구에게는 먼지가 버젓이 쌓여 있는데도 덮어 버린다면, 이는 수사권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관한 문제다.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을 향한 검찰 수사는 전방위적이었다. 후보자 지명 직후 사모펀드와 자녀 입시 의혹 등이 불거지자 검찰은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섰고, 장관 임명 전부터 수사는 가족과 주변 인물로 빠르게 확대됐다. 조국이 추진하려던 검찰개혁과 수사 시기가 맞물리면서 표적수사와 정치 개입 논란도 거셌다.
물론 조국 사건을 정치적 수사라는 말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은 재판을 거쳐 유죄가 확정됐다.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법원이 인정한 범죄에 대한 책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조국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순간부터 가족과 주변을 향한 전방위적인 ‘먼지털이식 수사’의 한복판에 놓였다.
그렇다면 한동훈 딸의 논문·허위 스펙 의혹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논문 대필과 표절, 봉사활동 부풀리기 의혹은 2022년 경찰 수사 대상이 됐지만, 같은 해 경찰은 혐의없음 등의 취지로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최근 김지용 중수청장 지명을 계기로 다시 드러난 사실은 의혹의 실체만큼이나 수사 과정 자체를 돌아보게 한다. 경찰은 미국에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지만, 당시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2022년 12월, 서울중앙지검은 이를 법무부로 보내지 않고 중단했다. 검찰은 자료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사안의 경중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가 충분히 확보됐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사건이 종결됐다면, 수사가 충분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먼지가 수북이 쌓인 것이 보이는데도 털어보지 않고 덮어버린 셈이다. 그럼에도 한동훈 측은 관련 의혹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국에게는 먼지를 찾아낼 때까지 집요한 수사가, 반면 한동훈에게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는게 보이는데도 확인할 기회마저 차단된 채 사건이 종결됐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물어야 할 수사권의 공정성이다. 두 사건의 혐의와 증거가 같다는 뜻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잣대로 수사하고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의혹은 그가 국민을 대표하는 한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조건 덮는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종결된 사건이라도 새로운 기록과 인사, 뒤늦게 드러난 사실 앞에서 다시 사회적 질문으로 떠오른다. 그렇기에 의혹을 제기하는 데 그쳐서도 안 되고, 의혹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단정해서도 안 된다. 필요한 것은 끝까지 확인하고, 확인된 사실에 따라 책임을 묻는 일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누구에게는 먼지가 나올 때까지 털고, 누구에게는 털어보기도 전에 덮는 사회라면 문제는 먼지가 아니다. 누구를 털고 누구를 덮을지 제멋대로 결정하는 수사권, 바로 그것이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