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재단 씨간장‘ 역할 사회혁신가 발굴 나서 [사람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회혁신 활동을 사회적 자산으로 계승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박원순혁신재단이 시민사회와 사회혁신 현장의 최일선에서 새로운 연결과 변화를 만들어가는 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혁신가 지원사업’에 나섰다.
재단 측은 이번 사업은 단기적인 성과나 가시적 결과물 산출에 집중하는 기존의 지원 방식을 벗어나 사람이 중심이 되어 관계를 넓히고 연대의 그물을 촘촘히 짜며, 자신의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과정 자체’를 온전히 지원하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신청 기간은 오는 25일까지이며, 심사 과정을 거쳐 최대 5명의 활동가를 최종 선발한다. 선정된 이들은 2026년 12월부터 2027년 11월까지 12개월 동안 본격적인 지원을 받으며 시민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판 그린뉴딜 기자설명회에서 2020 그린뉴딜 서울 이라고 적힌 티켓 모형을 들고 있다. 2020.7.8 연합뉴스
재단 측은 오늘날 대한민국 시민사회는 거대한 전환기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열쇠 중 하나로 현장 생태계의 성장을 묵묵히 견인해 온 ‘허리 활동가’의 부족에 주목하고자 한다”면서 그간 청년 활동가를 위한 진입 지원이나 시니어 세대를 위한 은퇴 이후 지원 프로그램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왔지만 현장에서 일정한 연륜과 경험을 깊게 쌓은 뒤, 조직의 중추적 역할을 도맡으면서 동시에 활동 영역과 관계망을 넓혀가는 이른바 ‘1.5세대 활동가’ 혹은 ‘허리 활동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순혁신재단은 이들을 단순한 실무자를 넘어 ‘가교이자 촉진자’, ‘연결자’, ‘소셜 디자이너’로 명명하고, 이들이 지닌 관계의 힘을 바탕으로 시민사회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원사업은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연령, 학력, 전공 등 일체의 자격 제한을 두지 않았다. 재단이 제시한 주요 지원 대상은 시민사회 및 사회혁신 현장에서 조직과 생태계의 성장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는 사람, 소셜 섹터 내외부의 연대와 협력을 주도하고, 후배 양성과 동료 확장에 남다른 힘을 쏟는 사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의미의 ‘소셜 디자이너’로서 현장의 혁신과 관계의 힘을 증명해 내는 사람 등이다.
선정된 최대 5명의 활동가에게는 매월 50만 원씩, 12개월 동안 총 60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특히 이번 지원금은 기존 공공 및 민간 지원금의 까다로운 관행을 깨고, 지원 취지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활동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별도의 복잡한 사용 기록이나 영수증 증빙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없어, 활동가가 온전히 본인의 호흡에 맞춰 필요한 곳에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활동가들에 대한 지원은 금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재단은 활동가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관계적 지원’을 함께 제공한다. 선정자들 간의 긴밀한 네트워킹과 상호 교류를 주선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선·후배 사회혁신가들과의 멘토링 연계, 활동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요구되는 정보와 자원, 네트워크를 적시에 연결해 줄 예정이다.
재단 측은 이번 지원사업에 대해 그 철학과 상징적 가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 표현은 ‘씨간장을 조금 덜어 새 간장을 담는 마음’이라면서 오랜 세월 동안 깊은 맛의 간장을 담가온 종가나 가정에서는 새로운 항아리에 간장을 담글 때 이전의 씨간장을 조금 덜어 새 항아리에 보태는데 이는 오랜 시간 숙성된 깊은 맛과 전통을 새로운 간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한 지혜이며 시민사회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 수십 년간 현장에서 축적된 수많은 경험과 관계, 지혜와 시행착오의 노하우가 새로운 세대의 활동가들에게 온전히 전수되어야 하며, 그 끈끈한 연결 속에서 비로소 미래의 새로운 활동과 관계가 싹을 피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청서 제출 창구는 이메일(help@parkwonsoon.org)이며 1차 서류심사 및 필요시 인터뷰·현장심사도 갖게 된다. 11월 9일 최종 선정자가 발표된다. 신청서 양식 및 보다 자세한 공고 내용은 박원순혁신재단 공식 홈페이지(www.parkwonsoo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현서 박원순혁신재단 사무처장은 시민사회의 진정한 변화는 거창한 구호나 새로운 사업 하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 있는 관계, 그리고 경험과 경험이 맞닿는 연결 속에서 만들어진다”며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시민사회 곳곳의 음지에서 묵묵히 사람과 조직을 엮어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빚어내는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진정으로 ‘세상을 돕는 사람을 돕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혁신재단은 지난 1월에 설립됐으며 박원순의 삶과 실천을 체계적으로 기록·보존·연구하는 아카이브 구축, 사회혁신가를 발굴·지원하는 일, 장학, 네트워크 사업, 국내외 사회혁신 정책과 실천을 연결하는 연구, 포럼, 교육 플랫폼 운영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이명재 에디터 promes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