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 공급망 탄소관리 강화…협력사 배출 153만톤·LCA 68% [환경]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협력사 배출 데이터와 제품 전과정평가를 강화하며 공급망 탄소 감축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 출처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사 탄소 배출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현 삼성디스플레이 기후전략그룹장은 지난 20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주최한 ‘디스플레이 ESG 공시 의무화 대응 지원 세미나’에서 구매한 상품·서비스 부문 배출량이 전체 스코프3의 40%라고 밝히고, 협력사 산정·감축 지원 계획을 내놨다.
완제품 기업의 탄소 감축 요구가 소재·부품사까지 번지면서, 협력사 원천 데이터와 제품별 환경정보가 납품 경쟁력과 공시 신뢰도를 함께 좌우하게 됐기 때문이다.
스코프3 40%가 구매 배출…협력사 감축 지원
삼성디스플레이의 스코프1·2 배출량은 2022년보다 17% 감소했다. 지난해 스코프3 배출량도 전년보다 줄어든 380만1000톤을 기록했다.
문제는 부품과 원자재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량이다. 구매한 상품·서비스 부문 배출량은 152만7000톤으로 전체 스코프3의 약 40%를 차지했고, 전년보다 오히려 늘었다. 스코프1·2와 전체 스코프3 배출량은 줄었지만 구매 단계의 관리 필요성은 더 커진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에 따라 협력사의 배출량 산정과 감축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온실가스 산정 가이드와 표준양식을 제공하고, 담당자 교육과 전문가 컨설팅을 진행한다. 에너지 절감 과제도 협력사와 공동으로 발굴한다.
지원 범위는 제품 단위 환경정보 구축까지 넓힌다. 협력사의 전과정평가와 제품탄소발자국 산정을 돕고, 정부·협회 지원사업도 연계할 계획이다. 우수 감축 사례를 공유해 협력사의 대응 역량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협력사 데이터의 정확도가 낮으면 업종 평균이나 추정값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제품별 탄소 배출량과 공시 수치의 정밀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협력사 지원이 공시 신뢰도 확보와 직결되는 이유다.
김 그룹장은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협력사와 함께 데이터 정합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공조 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LGD, 판매제품 68%까지 전과정평가 확대
협력사 배출 데이터는 제품 단위 탄소정보로 이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원재료 조달과 물류, 제조 과정의 스코프1·2·3 배출량을 합산해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제품탄소발자국 시스템을 구축했다. 산출 결과는 국제 인증기관의 제3자 검증도 받고 있다.
공급망 데이터와 내부 시스템을 잇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국책과제에 참여해 디스플레이업계에 적용할 전과정평가 플랫폼 지침과 시스템 연계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협력사 배출량 관리가 제품별 탄소정보 구축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전과정평가 적용 대상을 늘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발간한 2026 ESG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 제품의 68%까지 평가를 마쳤다. 적용 비중은 2022년 22%에서 2023년 40%, 2024년 61.9%로 확대됐다. 다만 68%를 매출액과 판매량, 모델 수 가운데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는 보고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전용 정보기술 시스템을 구축해 평가 소요 시간을 줄이고 데이터 정확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국제표준 ISO 14040에 따라 지구온난화와 자원 고갈, 오존층 파괴, 산성화, 부영양화, 광화학 스모그 등 6개 환경영향을 평가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협력사 데이터 수집과 제품별 탄소배출량 산출을 연결하고 있다면, LG디스플레이는 전과정평가 대상 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 디스플레이 공급사에 불소계 가스 90% 감축 요구
디스플레이업계가 공급망과 제품 단위 탄소정보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완제품 기업의 요구가 있다. 애플은 2025년 4월 직접 거래하는 디스플레이 공급사 전체가 애플 관련 생산시설에서 발생하는 불소계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최소 90% 줄이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불소계 온실가스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쓰이는 합성가스로,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애플에 따르면 디스플레이·반도체 공급사가 2024년 저감한 온실가스는 840만톤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패널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로 알려졌지만, 애플은 이번 발표에서 감축 참여 기업 명단과 업체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완제품 기업의 요구는 1차 공급사를 거쳐 소재·부품 협력사까지 이어진다. 협력사가 제공한 원료·부품 배출 데이터는 디스플레이 제조공정 데이터와 합쳐져 제품탄소발자국과 전과정평가 산정에 쓰인다. 이 정보가 다시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하는 근거가 된다.
공급망 어느 한 단계의 데이터가 부정확하면 제품별 탄소정보와 공시 수치의 신뢰도도 낮아질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협력사 데이터 관리와 제품 단위 환경정보 구축을 함께 강화하는 이유다.
애플은 같은 발표에서 재생전력 전환과 재생원료 사용 확대 등 종합적인 감축 활동을 통해 2024년 약 410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피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