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과 손 맞잡고 활짝 웃은 홍기원…결국 당론 수용 [사람들]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강하게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오른쪽)은 24일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당론이 결정된 뒤 이를 수용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검찰개혁 원칙론자인 김용민 의원과 서로 손을 꼭 쥔 채 활짝 웃는 사진을 첨부했다.
장윤기 사건 등의 여파로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존치 필요성을 제기하는 소수 의견 이 부상하기도 했으나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여당의 대세 에는 별 변화가 없었고 결국 당론으로 귀착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원하지 않아 의원들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 는 식의 억측도 차츰 가라앉는 가운데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강하게 주장하던 대표적 의원들 역시 일부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당론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성폭력·아동학대·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와 보이스피싱·다단계 등 민생 범죄에 관해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가장 큰 논란을 빚었던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범죄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 토론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부끄럽고 참담하다 는 글을 올리는 등 막판까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기류에 강력 반발한 바 있다.
홍기원 지도부와 법사위원들이 숙의 자리 만들고 대안 열심히 마련
그러나 24일 민주당이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검사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고 범죄 피해자 보호 수단은 다각도로 확대하는 최종 당론을 결정하자 페이스북에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오늘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당론으로 추인됐다 고 수용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피해자 보호 장치가 많이 보강되고 수사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는 내용도 함께 담기로 했다 면서 피해자 단체의 요구 사항들이 많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고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심지어 당내 대표적 검찰개혁 원칙론자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과 서로 손을 맞잡은 채 활짝 웃는 사진까지 첨부했다. 홍 의원은 저는 사회적 약자 보호를 두텁게 하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비판과 문자폭탄을 받았다. 검찰개혁의 방향을 거스르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다 며 반대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한 김용민 의원 역시 거센 문자폭탄을 받았다고 한다. 입장은 달랐지만 두 주장 모두 검찰개혁을 제대로 하고 국민을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같은 목표에서 출발했다 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치열한 논쟁과 숙의를 거치며 피해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들이 보강됐다. 형사사법제도의 큰 변화 속에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더 노력하겠다 며 귀를 열어 들어 주고, 숙의의 자리를 만들고, 대안을 열심히 마련한 지도부와 법사위원님들 애쓰셨다. 검찰개혁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민의 권리를 더욱 충실히 보호하는 방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당 지도부와 국회 법사위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김동아 의원, 진보당 손솔 의원과 함께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개혁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 기자회견 을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이 피해자에게 개악이 돼서는 안 된다 고 밝히고 있다. 2026.7.13. 연합뉴스
김남희 사회적 약자 위한 제안, 일부 당론으로…정치인의 숙명
홍 의원의 형소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던 김남희 의원도 보완수사권 폐지로 돌아섰다. 김 의원은 의총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당론 추인됐다 며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여러 제안이 다 담기지는 못했지만 수사, 기소는 완전히 분리되고 사회적 약자대상 범죄 7가지에 대해선 경찰의 송치 의무를 부과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완수사를 중수청에서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그 밖에 검사에 대한 의견진술권, 피해자의 이의제기권, 수사기록 열람 등사에 대한 권리 등을 추가했다 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전날 수사와 기소는 엄격히 분리하고 검찰이 수사를 못하게 하는 대신 경찰의 사건 암장이나 부실 수사를 방지한다 는 취지로 보완수사권 폐지와 동시에 경찰이 수사한 모든 범죄의 사건 기록을 검찰로 보내는 전면적 전건 송치 도입을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민주당은 이번 의총을 통해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에 국한해 전건 송치를 허용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에 대해선 이미 개별법에 전건 송치 조항이 명시돼 있는데 여기에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를 추가한 것이다. 형사소송법이 아닌 스토킹처벌법, 장애인복지법, 노인복지법 등 해당 개별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추후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르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형소법 개정안과는 무관하다. 김 의원 발의안은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되지도 않아 이번 형소법 개정안 논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여전히 국민들의 우려가 많으신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든 의견을 다 충분히 담지 못해 죄송한 마음 이라며 국민 의견을 최대한 잘 반영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그중 일부는 당론에 담았다 고 성과를 부각시켰다. 페이스북에 올린 다른 글에서는 심지어 제 남편이 검사라는 헛소문까지 있던데 저는 온 가족은 물론이고 사돈의 팔촌 중에서도 검사 또는 검사 경력자가 없다 며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떠돌던 소문을 일축하고 한동안 너무 많은 욕과 칭찬을 동시에 받아서 정신이 혼미한 시기를 보내기는 했지만 정치인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과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24일 국회에서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 논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의총에서 보완수사권을 포함해 검찰의 직접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인했다고 밝혔다. 2026.7.24. 연합뉴스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전건 송치는 보완수사권 폐지 뒤 논의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에 관한 전건 송치를 두고 이조차 보완수사권을 어떻게든 살리려는 꼼수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과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이면서도 줄곧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해온 법사위 소속 김기표 의원은 검찰의 수사권은 완전히 없어진다 고 단언하고 전건 송치를 규정한 법안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전혀 걸림돌이 된다든지 시간 끌기용으로 사용될 여지는 없다. 전건 송치 관련 내용은 보완수사권을 먼저 폐지한 후 충분한 토론을 거쳐 입법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고 설명했다.
또 경찰이 범죄 첩보 입수하고 수사 시작한 이른바 인지 사건 및 고발 사건은 경찰에서 완전히 사건이 종결되고 기록이 검찰에 갈 일이 없다.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소 사건의 경우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해야만 비로소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다. 그러므로 전건 송치 가 아니고 이의신청한 경우만 송치 라고 할 수 있다 며 법조인이 아닌 분들이 경찰서 가서 서류 떼고 이의신청서 적어내 제출하고 이런 일을 혼자 해내기는 어렵다. 보통 이의신청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적어도 법무사를 찾아가 돈을 주고 이의신청서를 써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는 사회적 약자, 성범죄나 스토킹 피해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한정된 전건 송치 필요성을 짚었다.
그는 물론 전건 송치를 어느 정도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지 그 범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진지한 토론과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현재도 아동학대에 관한 범죄나 가정폭력 범죄 사건은 모두 전건 송치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면서 그러므로 각 범죄별로 그 특성과 필요에 따라 전건 송치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제도적 보완이 되어야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검찰개혁에 대해 사법의 민영화 운운하며 악의적 프레임으로 선동해 대는 보수언론과 야당의 공세에 대해서도 적정한 대응이 가능하다 고 덧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7.24. 연합뉴스
법사위, 형소법 개정안 마무리 박차…국힘 본회의 상정시 총력 투쟁
전건 송치에 관한 개별법 논의는 차후 과제이고, 이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형소법 개정안을 마지막으로 다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피해자 보호는 더욱 두텁게 하고, 범죄자는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며, 억울한 누명을 쓰는 사람이 없도록 제도를 설계해 나가겠다 면서 그동안 많은 분의 의견과 제안을 바탕으로 마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김승원 간사님과 제1소위원회에서 충실히 논의해 담아낼 것이다. 이를 토대로 더 나은 형사사법 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으로 삼아 정의로운 사법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 고 밝혔다.
법사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수사·기소 분리는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민주당 의원총회가 끝났다 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숙의민주주의를 거쳐 민주당이 확고히 정한 당론이다. 이제 법사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정밀하고 빈틈없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만들겠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보호 더욱 강화 수사의 책임성과 품질 향상 이라는 법안 설계의 양대 축을 제시하며 무소의 뿔처럼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 고 다짐했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25일 서면 브리핑에서 개정안의 방향을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의 직접 수사를 금지 ▲피해자 보호 수단 더욱 확대 ▲수사기관 상호 간의 견제 강화 등 크게 세 가지로 열거한 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개혁안에 대해 법치 붕괴 지옥문 이라 했다. 그러나 법치를 무너뜨린 것은 조작 기소, 선별 기소, 별건 수사로 국민을 겁박해온 정치검찰이었다 고 비판했다.
공안검사 출신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오는 30일 본회의에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상정하면 총력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에 이 원내대변인은 10월 2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출범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법사위는 법안 성안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고 다음 주 초 소위 심사를 거친 뒤 전체회의에 올릴 계획 이라며 국민의힘은 본회의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을 예고할 것이 아니라 법사위 심사 테이블에 앉아 구체적으로 의견을 내고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고 촉구했다.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