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흔드는 커피 공급망…브라질 로부스타 약진 본격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이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 품종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산지에서 아라비카 원두 재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더 높은 기온과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 원두 생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브라질의 로부스타 원두 생산은 지난 10년 동안 81% 넘게 증가해 아라비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기후 변화가 바꾼 브라질 ‘대표 작물’
브라질 전통 커피 벨트는 미나스제라이스 등 고도가 있고 비교적 서늘한 지역으로, 오랫동안 아라비카 중심 재배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극심한 가뭄과 이상 고온이 잦아지면서 아라비카 수확이 불안정해졌고, 수익성과 생산성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반면 로부스타(브라질에선 코닐론 포함)는 높은 기온과 물 스트레스, 병충해에 더 강하고,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아라비카보다 높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금융서비스 회사 스톤엑스의 페르난도 막시밀리아노는 로부스타 생산 확대는 수요 때문이 아니라 기후 악화가 가져온 필연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이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 품종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밝혔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산지에서 아라비카 원두 재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더 높은 기온과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 원두 생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챗gpt 생성이미지
브라질의 로부스타 수확량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대 성장세를 기록하며, 아라비카 생산 증가율(2~2.5%)을 크게 앞질렀다. 올해는 무려 2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확을 기록했다. 특히 아라비카가 재배하기 어려운 북부·아마존 인근의 고온 지역에서는 로부스타 품종을 숲 그늘 아래에 재배하는 ‘그늘 재배’ 등 기후 적응형 농법까지 확대되고 있다.
로부스타 약진, 소비·가격·무역까지 흔든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브라질은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잘 정비된 인프라와 물류, 대형 농가 중심의 조직화 덕분에, 중장기적으로는 로부스타에서도 브라질이 베트남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로부스타 선호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카페인과 쓴맛이 강하지만,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라테·시럽·크리머 등으로 맛을 가리는 방식의 음용이 많아, 원두 품종이나 산지에 덜 민감한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원가가 더 싸고 공급이 안정적인 로부스타 비중이 늘어도, 최종 소비 단계에서 거부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인스턴트 커피가 EU의 벌목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로부스타 기반 제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U 환경 규제로 ‘산림 훼손과 무관한 원두’ 인증 의무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부분 로부스타로 만드는 인스턴트 커피가 일부 규제에서 예외를 받기 때문이다.
브라질 농업연구공사의 알렉산드로 테이셰이라는 로부스타 생산자들도 품질 개선에 나서고 있어, 과거와 달리 맛과 향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높은 생산성, 기후 적응력, 개선된 품질이 맞물리면서 더 많은 브라질 농가가 로부스타 재배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브라질산 커피의 맛과 블렌드 구성이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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