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에 숨은 거짓과 혐오를 찾아서 [뉴스] 중요한 것은 법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법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권력을 비판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말할 자유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표현의 자유 라 부르기 민망할 만큼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심지어 거짓 정보는 단순 의견 개진을 넘어, 특정 목적에 맞춰 정교하게 생산되는 실정이다. 사실을 왜곡해 조회수를 올리고, 사회적 갈등과 혐오를 부추기는 콘텐츠가 하나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알고리즘은 이러한 자극적 콘텐츠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제작자들은 그 대가로 막대한 광고와 후원 수익을 챙긴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는 온라인을 통로 삼아 급속히 퍼져나가고, 특정 지역·세대·성별이나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 표현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상의 언어처럼 소비된다. 심지어 일부 극단주의 커뮤니티에서는 역사 왜곡과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레거시 미디어에 버금갈 정도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제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플랫폼 생태계와 결합하여 구조적 사회 문제로 고착화된 상태다.
이른바 ‘사이버렉카 근절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오늘(7일)부터 시행된다. 과거의 정보통신망법이 게시물을 사후에 삭제하는 수준의 대응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예방과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짐에 따라, 이를 제도화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되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는 않을지, 허위 정보와 혐오 표현의 기준이 모호하지는 않은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권한이 커질수록 남용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판단 기준과 플랫폼의 과도한 검열 가능성에 대한 감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우려가 법 자체를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새로운 사회적 문제에는 새로운 법 제도가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제도 등도 시행 초기에는 적지 않은 논란을 겪었으나, 이후 개정과 판례를 통해 점진적으로 보완되어 왔다. 법은 완벽하게 완성된 상태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집행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축적하며 다듬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정 정보통신망법 역시 같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허위 정보와 혐오, 불법 정보가 초래하는 사회적 피해를 외면할 수 없는 현시점에서, 일정 수준의 공적 규율은 시대적 요구다. 동시에 적용 범위와 판단 기준은 향후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사법적 검증을 거쳐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법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법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진정한 자유는 책임이 따를 때 더욱 오래 지속된다.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이 자칫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회를 파괴하는 거짓과 범죄, 폭력 선동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