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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국민의 죽음에 대한 대통령들의 책임

국민의 죽음에 대한 대통령들의 책임
[뉴스]
법이 겨눠야 할 대상은 정책의 오판 자체가 아니라 권력에 의한 진실 은폐다. 2022년 12월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 의 고발로 시작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에서, 검찰은 약 3년 7개월 만에 사건의 은폐·축소를 최종 승인한 혐의로 고발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불기소 처분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채 상병 순직 사건은 모두 국민의 죽음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그러나 두 사건에서 대통령의 책임이 거론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법은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치적 보복의 수단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국가 안보 상황에서 정부가 제한된 첩보를 토대로 내린 정책적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었다. 당시 정부는 자진 월북 가능성 을 발표했고, 정권이 바뀐 뒤 감사원은 그 판단의 근거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검찰은 당시 안보라인을 기소했고, 전직 대통령에게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초유의 상황이 이어졌다. 물론 정부의 판단은 비판받을 수 있다. 정보 분석이 부실했는지, 국민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는 충분히 따져볼 문제다. 그러나 정책 판단이 잘못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명백한 증거 조작이나 직권남용이 입증되지 않는 한, 국가의 정책적 판단과 범죄 행위는 구분되어야 한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쟁점은 사고 자체가 아니라 사고 이후의 권력 개입 여부다. VIP 격노설 , 수사 결과 변경 의혹, 수사 기록 회수, 관련 인사의 호주 대사 임명 논란 등은 모두 권력이 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진실 규명을 막으려 했는지를 향하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정책 판단이 아니라 권력에 의한 진실 은폐 의혹이다. 바로 이 차이가 중요하다. 하나는 제한된 정보 속에서 내린 국가의 판단이고, 다른 하나는 진실을 감추기 위해 권력이 수사에 개입했는지에 관한 문제다. 둘을 같은 잣대로 재단하면 법의 기준은 흐려질 수밖에 없다. 더 우려되는 것은 그 후유증이다. 정책 판단이 언제든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 공직사회는 결정을 회피하게 된다. 책임질까 두려워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 행정은 결국 국가의 대응 능력을 떨어뜨리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감사원의 역할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감사원은 행정을 바로잡고 제도를 개선하는 헌법기관이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임 정부를 겨누는 정치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단체의 고발에서 시작해 감사와 검찰 수사, 기소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감사는 행정 개선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 추궁의 예비 절차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권력의 진실 은폐에는 단호해야 한다. 증거를 없애고 수사를 방해하며 권한을 남용했다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정책적 판단의 적절성을 사후적으로 평가하는 일과 형사처벌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법이 겨눠야 할 대상은 정책의 오판 자체가 아니라 권력에 의한 진실 은폐다. 이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형법은 정의를 위한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상대를 겨누는 정치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더 많은 처벌이 아니라, 처벌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법의 원칙이다. 법이 제자리를 찾아오기까지 비록 3년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늦게나마 법이 제자리를 찾게 된 데 대해 안도감을 표한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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