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크레딧, 고품질에 가격 프리미엄…등급 따라 최대 4배 차이 [환경] 탄소크레딧 평가 등급에 따라 가격이 최대 4배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등급의 비중은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적격 사업보다 핵심탄소원칙(CCP) 기준을 충족한 사업에서 뚜렷하게 높았다.
조엘 굴드(Joel Gould) 비제로카본(BeZero Carbon) 시장·정책 총괄과 에이미 메릴(Amy Merrill) 자발적탄소시장 무결성위원회(ICVCM) 대표, 박훈희 다자간투자보증기구(MIGA) 부장은 9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제 탄소시장 협력 컨퍼런스’ 세션 2에서 각각 크레딧 등급 평가와 무결성 기준, 투자 보증을 주제로 시장 현황을 발표했다. 행사는 외교부가 주최하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했다.
같은 방법론도 품질 천차만별…탄소크레딧 AA·D로 갈린 이유
조엘 굴드(Joel Gould) 비제로카본(BeZero Carbon) 시장·정책 총괄/출처=임팩트온
비제로카본은 탄소크레딧의 추가성과 탄소회계, 영속성을 사업 단위로 평가해 AAA부터 D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같은 기준을 적용한 사업의 등급이 크게 갈린 사례도 제시됐다. 미국탄소등록부(ACR)의 동일한 개선된 산림경영(IFM) 프로토콜을 적용한 두 사업은 각각 AA와 D 등급을 받았다. 한 사업은 수십 년에 걸친 지리공간 분석에서 과거 상업 벌채의 영향이 확인돼 추가성이 뚜렷했고, 보수적인 산정으로 오히려 크레딧을 5~13% 적게 발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나타났다. 반면 다른 사업은 지리공간 데이터상 과거 벌채 흔적이 거의 없었는데도, 사업이 없었다면 향후 상당한 벌채가 이뤄졌을 것으로 가정했다. 실제보다 벌채 가능성을 높게 잡아 감축량과 크레딧 발행량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등급 차이는 가격에도 반영됐다. 패스트마켓(Fastmarkets) 데이터에서 신규조림·재조림(ARR) 크레딧은 C등급이 10달러(약 1만3500원) 미만인 반면 BBB등급 이상은 40달러(약 5만4000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CORSIA 적격 크레딧도 고품질 보장 못해…CCP와 등급 격차 뚜렷
에이미 메릴(Amy Merrill) 자발적탄소시장 무결성위원회(ICVCM) 대표/출처=임팩트온
ICVCM은 2022년 공개 의견수렴을 거쳐 탄소시장이 높은 무결성을 인정받기 위해 충족해야 할 10가지 핵심탄소원칙(CCP)을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200개 이상의 세부 규칙을 제시했다.
프로그램의 관리 체계를 먼저 평가한 뒤 개별 방법론을 평가하고, 두 단계 모두 통과하면 해당 크레딧에 CCP 라벨을 부여한다. 메릴 대표는 국제 시장이 ICVCM 기준을 인정하고 있으며, 구매자들이 기준에 부합하는 고품질 탄소크레딧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비제로카본이 700건이 넘는 크레딧의 등급을 비교한 결과 CCP 기준을 충족한 방법론을 적용한 사업에서 A등급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로 시장 전체의 27%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CORSIA 1단계 적격 기준을 충족한 사업의 등급 분포는 전체 시장과 큰 차이가 없었다. 메릴 대표는 CORSIA 적격성이 구매자에게 무결성의 기준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실제 사업의 기술적 성과를 보면 CORSIA 적격성 자체가 높은 무결성을 보장하는 지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개도국 탄소사업, 정치적 리스크 변수…MIGA 정부 계약 위반 보증
박훈희 다자간투자보증기구(MIGA) 부장/출처=임팩트온
탄소크레딧 사업은 품질이 검증되더라도 호스트국 정부의 계약 위반이나 규제 변경, 상응조정 미적용 같은 비상업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다자간투자보증기구(MIGA) 박훈희 부장은 맥킨지 설문조사를 인용해 개발도상국 사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비상업적 리스크로 탄소 권리·의무 변경과 전쟁·내란, 규제 변경, 상응조정 미적용 등을 꼽았다. 이에 개발도상국 탄소사업에서 정부 조치나 정치적 상황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MIGA의 정치적 위험 보험(PRI)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훈희 부장은 탄소크레딧의 가치는 협약상 약속을 이행하려는 정부의 능력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MIGA가 1988년 설립 이후 1100건 이상의 사업을 지원하는 동안 보험금 청구는 12건에 그쳤다”며 정부의 계약 위반을 억제하는 보증 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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