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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김건희 앞에만 서면 흔들리는 사법

김건희 앞에만 서면 흔들리는 사법
[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사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아니라 사법부의 신뢰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일관된 판결에서 나온다. 법과 원칙을 적용했을 때 누구에게는 엄격하고 누구에게는 관대하다면 국민은 법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된다. 그러므로 법원 신뢰의 가장 큰 자산은 국민 법상식에 기반한 예측 가능성 이다. 공천은 단순한 정치적 호의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정치 생명을 좌우하는 가장 큰 정치적 이익이다. 반대로 수 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 역시 단순한 친분의 산물로 보기 어렵다. 상식적으로도 주고받은 것이 없다 고 단정하기 힘든 구조다. 김건희의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은 바로 그 신뢰를 묻는 가늠자다. 1심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면서도 명태균이 곧바로 돈을 받지 않고 제공한 여론조사와 공천의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일부 혐의를 유죄로 뒤집고 전체 형량을 늘렸으나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는 마찬가지로 무죄로 선고했다.  그러나 최근 명태균 관련 다른 재판들에서는 공천 개입과 여론조사 제공의 연결고리를 인정하고 유죄 판단이 잇따랐다. 사건은 달라도 전체적인 흐름은 유죄 방향으로 모이고 있다. 이처럼 불법 여론조사의 정치적 의미가 인정되는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 유독 이 사건만 별개로 떼어내 해석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형사재판의 경우 의심만으로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는 대원칙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의 역할은 개별 증거를 쪼개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로 맞물리는 사실관계를 종합해 하나의 실체를 밝히는 것 역시 사법의 책무다. 숲을 보면서 나무 하나만 따로 떼어 무죄를 선언한다면, 국민은 판결의 논리보다 결론을 먼저 의심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대법원의 태도다. 이미 하급심에서 유사 사건들의 사실 인정이 축적된 상황이라면, 대법원은 기존 판례와 법리를 토대로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는 법률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판례 변경 필요성이 있을 때 열리는 절차다. 그러나 이미 유사 사건에서 판단의 방향이 형성되는 와중에 최고법원이 스스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가장 무거운 절차 뒤로 물러선 모습은 법률적 신중함보다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려는 인상을 준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에서 반복되는 굵직한 정치 사건 재판들은 사법부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을 키워왔다. 이런 상황에 또다시 전원합의체를 선택한 것은 법적 안정성을 높이기보다 왜 이 사건만 특별한가 라는 국민적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법부는 판결로 말한다. 그러나 판결이 지연될수록, 절차가 복잡해질수록, 그리고 유사 사건과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수록 국민은 법리보다 의도를 먼저 읽게 된다. 그것은 사법부 입장에서 가장 불행한 일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금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사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아니라 사법부의 신뢰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특별한 재판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평범한 재판이다. 전원합의체가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김건희 사건만은 다르다 는 인식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지는 결국 대법원이 내놓을 판결의 논리와 설득력에 달려 있다. 분명한 것은, 전원합의체 회부로 대법원을 향한 국민의 불신을 씻기는 힘들다는 것이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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