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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오늘도 동대문 거리를 배회하는 정치깡패의 유령

오늘도 동대문 거리를 배회하는 정치깡패의 유령
[뉴스]
65년 전 형장에서 처형된 이름을, 누군가는 아직도 자랑스레 걸어두고 있다. 1961년 서대문형무소 마당에서 목숨을 내놓았던 이정재의 이름이, 2026년 여름 서울의 골목에서 다시 걸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화가 나기보다 먼저 서글퍼졌다.   이정재, 44세에 끝난 정치깡패의 최후 이정재는 1950년대 이승만 자유당 정권과 결탁해 동대문파 를 이끌며 정치테러를 자행한 인물로, 사사오입 개헌 당시 국회 방청 난동과 야당 집회 테러 등을 주도했다. 결국 그의 이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폭력으로 가득했다.  5·16 군사정변 나흘 뒤, 그는 나는 깡패입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서울 시내를 조리돌림 당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형장에서 4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권력에 빌붙어 휘두른 주먹의 끝이 결국 목에 걸린 밧줄이었다는 사실, 그것만큼 정직한 결말이 또 있을까. 하지만 누군가는 이 결말을 제대로 보지 않은 모양이다.   1961년 5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 1가 앞을 지나며 조리돌림을 당하는 정치깡패 이정재(나무위키) 짱이었던 아이들, 조직원이 된 어른들 서울경찰청이 최근 검거한 동대문파 조직원 21명과 연합 세력 40명은 학교 서열문화 속 짱 으로 불리던 학생들을 합숙소로 데려가 위계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세를 불렸다고 한다. 한 편의 집단폭행 영상에서 시작된 수사는 2만 5000쪽 기록으로 늘어났고, 그 끝에 열네 명이 구속됐다. 어쩌면 이들에게 이정재는 그저 멋있어 보이는 옛날 캐릭터였을지 모른다. 영화와 드라마가 수십 년째 그를 그렇게 그려왔으니, 스크린 앞에 앉았던 우리 모두의 책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낭만은 여기까지다. 교실 뒷줄에서 서열을 정하던 아이가 어느 날 조직의 막내로 불려가는 구조, 그것이 낭만일 수는 없다. 유흥가 이권다툼은 줄었다지만 도박·사이버범죄로 활동 영역만 옮겨간 조직들 앞에서, 학교는 여전히 가장 손쉬운 포섭 창구로 남아 있다. 교육부가 손 내밀고 있는 곳, 아직 닿지 않은 곳 다행히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 응답률이 2.5%로 늘고 초등학생이 5.0%로 가장 취약하게 나타나자, 교육부는 2026학년도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 사회정서교육을 확대하며 숏폼·카드뉴스 등 콘텐츠 144종과 선도교사 1500명을 갖춰 보급했다. 학교·교육청·지역사회가 흩어져 있던 지원을 하나로 모으는 학생맞춤통합지원 도 올해 3월부터 전면 시행됐고, 민주시민교육 선도학교 150개와 헌법·선거교육 강화도 2026년 교육부 5대 중점과제에 이름을 올렸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워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2026년 제7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연합뉴스 좋은 그물이다. 다만 이 그물의 눈이 아직 조직 포섭 이라는 특정한 물고기까지는 촘촘히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65년 전 형장에서 끝난 이야기가 아직도 누군가의 롤모델로 소환된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그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밧줄의 결말까지 담긴 온전한 이야기이지, 멋지게 편집된 예고편이 아니다. 그러니 화를 내기보다, 이번에는 조금 더 다정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그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 때다.조태희 시민기자 jotaehu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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