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ESG】한국엔 250달러, 일본엔 10달러 요구...국제감축사업, 진짜 중요한 건? [뉴스] ChatGPT 생성 이미지
현지에서는 처음에 헥타르당 150달러를 얘기하더니 200달러, 많게는 250달러까지 요구했습니다.”
국제감축사업 현장 실무를 잘 아는 A씨가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추진된 농업 메탄감축 사업을 설명하며 꺼낸 얘기입니다. 이는 논에 물을 계속 채워두지 않고 일정 기간 물을 빼는 방식으로 벼농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이는 사업입니다. 농민이 기존 농법을 바꿔야 하는 만큼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금액이었습니다. 현지 측이 요구한 농민 참여 인센티브는 헥타르당 최대 250달러. A씨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수준을 몇 배나 웃도는 금액이었다”고 짚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은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반복됐습니다. 현지 정부는 과거 농민 설문조사를 근거로 헥타르당 최소 150달러를 요구했습니다. 사업성을 고려한 인센티브 상한액은 헥타르당 20~30달러 수준이었는데, 그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었습니다.
A씨는 시범사업 이후에 사업을 10년, 20년 지속해 나가려면 적정한 수익이 나야 한다”며 손해 보는 사업을 누가 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250달러 달라는데”…정부 지원 끝나면 누가 들어올까
일본은 어떨까요. A씨에 따르면, 동남아의 유사한 농업 메탄감축 사업에서 농민 인센티브를 헥타르당 10달러 수준으로 협상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요. A씨는 일본이 공동감축메커니즘(JCM)이라는 자체 제도를 가지고 협상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는 일본은 상대국과 협상하기 전에 사업 절차와 방법론을 갖추고, 현지 전문가까지 확보해 놓는다”며 현지에 가서 조건을 알아보는 게 아니라,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알고 협상에 들어간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정부가 상대국과 MOU를 체결해도 실제 사업을 추진하려면 민간 기업이 현지 정부와 접촉해 사업 참여 의향서(LOI)를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 LOI는 정부가 지원할 국제감축사업을 심사할 때도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국제감축사업 관계자 B씨는 민간 기업보고 현지 장관을 만나서 LOI를 받아오라고 하면 그걸 어떻게 받아오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국가 간 협상에서 풀어야 할 일까지 기업이 들고 현지로 들어가는 셈입니다.
최근 정부는 국제감축사업의 민간투자를 늘리기 위해 투자 인센티브와 보증체계를 연구용역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배출권 가격 하락으로 기업의 투자 유인이 약해졌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현장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제감축사업을 위해 기업에 얼마를 지원하는지보다는, 향후 진짜 사업성을 갖출 수 있도록 상대국과 제대로 된 조건으로 MOU를 맺어야 한다 고 강조합니다. 국제감축사업은 계약을 하나 따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민간이 계속 참여할 수 있어야 실제 감축도 이어집니다. 상대국과의 첫 협상에서 그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게 현장의 요구입니다.
송준호 취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