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참배… 피를 빨지 말라 모기를 설득할 수 있나? [뉴스]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러 온 우익 단체 회원들. 2026.8.15 연합뉴스
해마다 늦여름에 접어들 때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씁쓸하고도 지겨운 풍경이 있다. 일본의 정치권력 꼭대기에 앉은 자들이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버젓이 참배하고,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하고, 독도를 고유 영토라 우기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다. 아울러 미래세대가 배우는 교과서와 공공 기록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잔혹한 흔적들을 조직적으로 지워버린다.
그럴 때마다 우리 정부와 언론, 그리고 시민사회는 성명을 발표하는데 의례적이고 관성적인 느낌을 준다. 일본은 과거의 죄악을 깊이 반성하라”, 진심 어린 사죄를 촉구한다”는 외침이 매번 메아리처럼 되돌아온다. 그러나 이제는 감정적 울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며 솔직해질 때가 되었다.
과연 그러한 도덕적 호소와 반성 요구가 저들에게 조금이라도 닿은 적이 있던가? 애초에 통하지 않을 상대에게 사죄를 구걸하는 것은 번지수가 완전히 틀린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단단한 담벼락에 대고 고함을 지르는 것보다 무의미하며, 스스로의 무기력함만 확인하는 자해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다.
군국주의는 그들의 ‘찬란한 유산’이자 지배의 ‘생존 양분’이다
지금 일본의 권력을 움켜쥔 채 장기 집권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자유민주당(자민당) 체제의 실체를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과거 일본제국 시절, 아시아 각국을 무자비하게 유린하고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전범 세력의 직계 후손들과 정치적 혈연들이다.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였던 아베 신조를 비롯한 자민당 주류 세력은 누구보다 선명하게 알고 있다. 자신의 조상들이 군국주의 깃발 아래 타국을 짓밟으며 얼마나 대단한 권세를 누렸는지, 그리고 그 피 묻은 자산과 냉전기 미국의 용인 덕에 오늘날 일본의 기득권 정점에서 대를 이어 군림하고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말이다.
그들에게 일본제국주의는 인류 앞에 무릎 꿇고 참회해야 할 ‘치욕의 역사’가 아니다. 오히려 아시아 전역을 호령하던 찬란한 황금기이며, 군국주의와 대륙 침략은 일본을 열강의 반열로 이끌어준 ‘위대한 사상’의 실천일 뿐이다.
한국이든 중국이든, 국제사회의 인권단체들이 보편적 정의를 들먹이며 일본제국의 만행을 꾸짖어도 그들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자신의 뿌리를 부정하라는 말은 곧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현재의 막대한 기득권과 권력을 내려놓으라는 말과 통하기 때문이다. 결코 스스로 반성할 리 없는 이들에게 도덕적 양심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일본 야권의 차이: 그들은 얼마나 다를까
그렇다면 왜 일본 정치판 전체가 이 지경일까. 흥미롭게도 입헌민주당, 일본공산당, 그리고 일부 소수 야당 세력은 역사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웃 나라들에 고개를 숙인 적이 적지 않다. 왜 자민당과 이들은 이토록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정답은 저들이 단순히 자민당 정치인들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거나 선천적으로 진보적이어서만은 아니다. 이들은 전후 체제 속에서 일본제국주의의 수혜를 입기는커녕, 오히려 군국주의 망령과 ‘55년 체제’의 보수 독점 구조에 철저히 탄압당하고 만년 2등 신세로 밀려나 서러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군국주의와 제국주의가 초래한 파국 속에서 짓눌려 온 역사적 경험이 있기에, 이들은 자민당 우파 세력처럼 침략의 역사를 미화할 정치적 유인도, 생존 양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즉, 역사 인식의 차이는 곧 권력의 구조와 기득권의 기원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과연 모기에게 피를 빨지 말라”고 설득할 수 있는가
이 기막힌 외교적 현실은 마치 모기에게 다가가 인간의 피를 빨지 마라, 그것은 부도덕하고 생태계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점잖게 설득하려는 것과 정확히 닮아 있다.
피를 고스란히 빼앗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모기는 전염병을 옮기고 극심한 불쾌감과 고통을 주는 해충이지만, 모기 입장에서는 제 배를 불리고 알을 낳아 종족을 보존해 주는 최고의 ‘영양 공급원’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일본 자민당 같은 극우 세력에게 역사 왜곡과 군국주의 퍼포먼스는 우익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권을 연장하며 기득권을 수호하는 최고의 정치적 자양분이다.
그렇다면 답은 자명하다. 모기에게 사정해 대화를 시도하고, 윤리적 반성을 구걸하는 대신 어떻게 이 해충을 근본적으로 ‘박멸’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마땅하다. 여전히 반성 없는 일본” 운운하며 구질구질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우리의 국익에도,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멈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저들에게 생존의 공기를 마시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 애초에 대화와 타협이 성립될 수 없는 철저한 구조적 충돌이다.
내부의 모기: 민정당계 카르텔과 그 부역자들
우리가 직시해야 할 비극은 바다 건너 일본 자민당만이 모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땅 위에도 국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족속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바로 과거 군부 독재의 후예인 민정당계 정치세력과 그들의 손발이 되어 칼을 휘두르는 검찰, 기득권의 편에서 판결을 굽히는 사법부, 프레임 장악력으로 시민의 눈을 가리는 언론, 그리고 정경유착으로 부를 쌓은 재벌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 ‘내부의 모기’들은 일본 자민당 세력과 기묘한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 그들은 한일 관계를 개선한다는 명목 아래 피해자의 권리를 팔아넘기고, 식민지 근대화론 따위의 궤변을 퍼뜨리며 민족의 정기를 훼손한다. 국민의 고혈을 빨아 기득권의 성벽을 높이는 이들의 행태는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일본 극우 세력의 본질과 소름 끼치도록 닮아 있다.
이들은 일본 자민당이 군국주의를 양분 삼아 생존하듯, 분단과 혐오, 그리고 기득권 독점 체제를 양분 삼아 기생한다. 외부에 있는 모기만 잡겠다고 야단법석을 떨면서, 정작 등 뒤에서 피를 빨아대는 내부의 모기를 방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소수 기득권이 다수 민중 위에 군림하며 영구히 지배하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그들 역시 일본 극우와 함께 박멸해야 할 우리 사회의 치명적인 해충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한국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는 참배하지 않았지만, 전몰자 추도사에서 과거 일제 피해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지 않으며 다소 우경화된 행보를 보였다. 2026.8.15. 연합뉴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구걸의 시대를 끝내고 ‘퇴치’의 시대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냉철하고 단호한 행동이어야 한다. 저들이 저지른 만행이 인류에 대한 불의이자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라는 사실을 역사적·국제적 기록으로 철저히 박제하고, 국제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시켜야 한다.
말과 성명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응징해야 한다. 경제적, 외교적, 기술적, 문화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저들의 군국주의 망동이 일본이라는 국가 전체에 얼마나 가혹한 경제적 비용과 외교적 고립을 초래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강력한 퇴치제’를 일상적으로 살포해야 한다.
정치는 냉혹한 현실이며, 역사는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이제 일본 정치인들이 마지못해 읊조리는 가짜 사과나 영혼 없는 반성에 매달리는 굴욕을 영원히 끝내야 한다.
모기에게 필요한 것은 자비나 설득이 아니라 단호하고 강력한 ‘에프킬라’와 ‘파리채’뿐이다. 저들이 역사적 진실 앞에 무릎을 꿇고 헛된 망령을 지우도록 만드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방법은, 우리가 저들을 압도하는 국력과 단호한 연대의 힘, 불의한 세력이 이 땅과 역사 위에서 감히 발붙일 곳이 없도록 주변 정세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청소하는 것이다.
일본 자민당 정권의 군국주의 망령은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거대한 ‘악의 축’이다. 이들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박멸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의미의 광복도, 주권 국가의 존엄도, 정의로운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기 위해, 우리는 이제 ‘반성을 구걸하는’ 듯한 대응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해충을 박멸하는 데 자비는 필요하지 않다. 오직 단호하고 정교한 ‘퇴치’의 의지만이 필요할 따름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21세기 새로운 시대에 기틀을 세워야 할 가장 강력하고도 명징한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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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윤 시민기자 kimdaeyun02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