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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가짜뉴스 양산하는 기자들의 선택적 의심증

가짜뉴스 양산하는 기자들의 선택적 의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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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 편집위원(전 MBC 기자) 기자로 살면서 도가 통하듯 스스로 깨달은 게 있다. 기자에게 의심은 직업병이란 거다. 귀가 얇은 데다, 신뢰가 미덕이고 남을 의심하는 건 나쁜 거라 배운 나는 취재원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가 선배에게 야단을 맞은 적도 있고, 감시와 비판이 일상인 직업으로 살다 보니 성격도 바뀌어 의심하는 습성이 체화된 게 아닌가 싶다. 기자만이 아니라 수사관이나 검사 등 진실을 가늠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도 그럴 것이다. 언론 윤리에도 의심하라고 쓰여 있다. 기자는 제보가 들어오면 제보자는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경제적 이해관계나 정치적 의도가 있어 언론을 이용하려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검증해야 한다. 정치판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의혹 제기도 마찬가지다. 직업병과 특권이 조화 이루지 못할 때 벌어지는 참상 반면 기자에겐 특권이 있다. 사람이든 기관이든 정보가 있는 정보원(情報源)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취재의 자유가 있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질문을 할 수 있는 질문권이 있다. 의심이 생기면 사실 여부를 확인하여 국민에게 정직하게 알리라는 특권이다. 그런데 그 ‘특권’은 언론학 교과서에나 존재할 뿐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던 10월 27일, 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만찬에 이재명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는데, 한미 관세 협상이 진통을 겪는 껄끄러운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거라고 보도했다. 지난 9월에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갔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게 추론의 근거였다.   아마도 의 보도에서 발원했을 것이다. 국힘당의 박수영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트럼프 울렁증’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을 피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외교를 포기한 ‘외포자’ 대통령 때문에 국민은 잠이 안 온다. 대통령이 ‘외포자’로 구경만 하는 탓에 경제는 수렁에 빠진다”는 악담을 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단체사진에 이재명 대통령이 빠져 있는 것 같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을 했다. 와 , 그리고 극우성향의 매체들은 일제히 ‘트럼프 울렁증’이라는 제목을 달아 받아쓰기 보도를 했고, 순식간에 ‘에펨코리아’ 등 SNS로 퍼졌다.   의 보도는 오보였다. 대통령실의 반박이 있자 은 정정 보도를 하고 기사를 삭제했다. 국힘당의 막말성 반응을 전한 도 기사를 삭제했다. 왜 삭제했는지 설명은 없었다. 반면 와 일부 극우성향 매체에는 ‘외포자’, ‘울렁증’ 등 국힘당 의원의 막말을 전하는 기사가 그대로 남아 있다.   ‘모조품 금관, 어쩌고…’ 유튜브의 ‘아무말 대잔치’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은 TK에서는 못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하는 지역 신문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유였는데 2022년에 운수업체에 매각된 이후로 보수에서 극우로 급속히 논조가 변했고 언론계에서는 버금가는 극우성향 신문으로 꼽히기도 한다. 지난 10월 29일, 의 유튜브 방송에는 두 명의 국힘당 미디어 대변인(손수조, 이준우)이 출연하여 가짜뉴스를 마구잡이로 살포하는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김용관 정책실장 등 이재명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치기’로 한국을 방문하면 정권이 위험해진다며 ‘1박 2일’로 방문해달라고 읍소를 했고, 일본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은 트럼프가 일본에서 받은 선물과 비교할 것 같아서 고육지책으로 급하게 모조품 금관을 준비한 것이고, 좌파 정부인 주제에 뻔뻔하게 미국산 갈비를 내놓았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트럼프 울렁증’이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만찬에는 안 가는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협상 관련한 뒷얘기를 하면서 ‘터프한 협상가’라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극찬했고, 선물용 금관은 하루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본은 미국산 소고기에 미국쌀로 미국 일변도의 식단을 짰고 우리는 미국산 갈비에 경주쌀로 한미 조화의 식단을 짰고,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사진에는 파안대소가 있을 뿐 울렁증은 보이지 않는다. 상식적 의심이 작동하지 않고 기본적인 언론 윤리가 지켜지지 않으니 언론이 가짜뉴스의 발원지가 되는 거다. 언론 자유 걱정하는 신뢰도 꼴찌 매체의 내부 칼럼 10월 31일자 에는 ‘진실 향한 투쟁, 한국 언론은 안녕한가’라는 제목의 내부 칼럼이 실렸다. 국제언론인협회(IPI)가 ‘언론 자유의 영웅’으로 선정한 7명의 기자들을 장황하게 소개하고는 대뜸 한국은 IPI가 발표한 해외언론자유지원(IMFS) 지수에서 OECD 회원국 중 슬로베니아와 공동 29위였다며 국내의 언론자유 환경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 걱정을 늘어놓는다. 혹독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전하려 애쓰는 ‘언론자유의 영웅’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언론 환경이 조성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는데, 그런 걸 일컬어 기우라고 한다. 단언컨대, IPI의 발표는 조중동이 장악하고 있는 신문인협회나 편집인협회가 보낸 자료에 근거하였을 것이다. IPI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한국을 ‘언론감시대상국’으로 선정했었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징벌적 배상’을 도입한다고 맹렬히 비난했었다. 그러나 ‘바이든-날리면’ 소송 등 윤석열 정권의 언론 탄압에 대해 IPI가 비난 성명을 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언론 신뢰도 조사’를 보면, 한국 언론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도는 세계 꼴찌 수준이고, 한국인들은 를 가장 불신하는 매체로 꼽고 있다. 2016년에 한국이 조사대상에 포함된 이후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조선일보는 만년 꼴찌 신세다. 한국에서는 국민이 가장 불신하는 매체인 가 한국의 언론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개탄하다니! 이런 모순, 이런 부조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극우 함량 모자란다고 절독하자는 전광훈 의 시각으로 보면, 목사라기보다 선동꾼에 가까운 전광훈도 ‘언론자유의 영웅’이 되시겠다. 그는 자기가 만든 유튜브 방송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25 아세안정상회의에서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찍은 단체사진을 보여주며 ‘트럼프가 분명히 ‘이재명, 너 오지 마라’고 지시했을 것이고, 그래서 단체사진에 이재명이 없는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고, 전광훈의 황당한 주장을 전광훈 가족 매체인 는 그대로 옮겨 실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가면 이재명 대통령이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과 찍은 단체사진이 있다.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만이 아니라 아세안정상회의에 초청한 비회원국 정상들과도 각각 단체사진을 찍었다. 전광훈은 트럼프 대통령과 찍은 사진만 가져다 트럼프가 오지 말라고 했다는 가짜뉴스를 생산한 것이고, 전광훈 가족 매체는 가짜뉴스를 유통하는 협업으로 ‘언론자유’를 오남용하며 만끽하고 있는 거다. 듣자하니 전광훈 집회에서는 극우 함량이 모자란다고 절독 구호까지 나왔다는데, 그렇다면 를 위협하는 건 이재명 대통령이 아니라 선동꾼 목사 전광훈이다.   2022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간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제모금행사에 가서 1억 달러를 기부하고 ‘48초 면담’을 했다. 이른바 ‘바이든-날리면’으로 불리는 윤석열의 비속어 말실수가 있었던 바로 그 행사다. 는 ‘약식 회동’이나 ‘스탠딩 대화’니 하며 분칠을 했지만, 48초 동안에 뭔 얘기를 할 수 있겠나. 개인 돈이 아닌 국민 세금으로 1억 달러를 날리고 눈도장이나 찍은 대통령의 행태를 두고 ‘그런 행사에 꼭 가야 했냐’고 감히 묻고 따지는 언론은 거의 없었다. 언론의 자유가 질식하던 시절이었다. 한국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의 칼럼은 그때 나왔어야 했다. 의심 들면 물어보고 확인하라는 것이 언론 윤리 아닌가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부장검사가 과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과 술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처음에는 어쩌다 그런 검사가 김건희 특검에 파견되었을까 분노했는데, 그 술자리에 있었던 극히 소수만이 알고 있는 사실을 대체 누가 특검팀에 제보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과거에 그런 일은 있었지만 자기가 맡은 수사는 바르게 잘하는 검사라는 말을 듣고는 수사를 방해하려는 음모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그 의심에 답해주는 언론은 없었다. 김건희 특검을 이끄는 민중기 특별검사의 15년 전 주식 투자에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왜 뜬금없이 지금 저런 말이 나오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그런 의심에 답해주는 언론은 없었다. 기자들에겐 ‘언론 교과서’로 꼽히는 빌 코바치와 톰 로젠스틸의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는 ‘투명성의 원칙’이 나온다. 인터넷만 열면 진실과 거짓을 분간하기 힘든 온갖 정보가 쓰나미처럼 쏟아지고 거짓이 진실을 밀어내는 ‘탈진실’의 시대에 사실을 전하는 정직한 기자, 정직한 언론이라는 신뢰감을 주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사실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고 어떤 방식으로 사실 확인을 했는지 최대한 투명하게 알려주라는 것이 ‘투명성의 원칙’이다. 2021년에 개정한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도 사실을 부정하고 믿고 싶은 바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시대에 진실 추구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신속성보다 정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에 나오는 ‘투명성의 원칙’과 한국기자협회의 윤리강령을 준수했다면, 기자들은 민중기 특별검사와 한문혁 부장검사에 대한 제보를 누구로부터 어떤 경로를 통해 받았는지 기사에서 밝혔어야 했다. 왜 갑자기 뜬금없이 저런 제보가 들어왔을까, 혹시나 김건희 특검을 흔들려는 검은 손이 작용한 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발동하고, 독자적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라는 언론 윤리가 작동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기자, 그런 매체는 없었다. 부풀리고 물어뜯는 선정적인 기사만이 넘쳐났다. 공짜로 얻은 언론 자유, 책임은 어디로 사라졌나 기자에게 언론 윤리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복무수칙이자 법이다.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에도 ‘취재원이 제공하는 구두 발표와 홍보성 보도자료까지도 반드시 사실을 검증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기자들은 저항정신이 투철하여 그런지 자기 회사의 복무수칙마저 지키지 않는 것인가. 한국의 언론은 자기 손으로 언론의 자유를 쟁취한 적이 없었다. 87년 민주화 열차에 편승하여 언론의 자유를 얻었으나 족벌 언론이 좌지우지하는 한국의 언론은 공짜로 얻은 언론의 자유를 오남용하여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장애물이었고, 그 정점에 가 있었다. 자유에는 그 무게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언론에서는 그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자유는 넘치는데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언론이 가짜뉴스의 발원지가 되고 있는데도 기자들이 언론 윤리를 지키지 않으면서 징벌적 배상을 반대하는 건, 방어벽이 없어야 해킹하기 좋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은 모순이다. 징벌적 배상이든 허위조작 정보 처벌이든, 수구 언론이 그악스럽게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제어 장치가 없어야 언론의 자유를 오남용으로 만끽하며 괴벨스가 울고 갈 대중심리전의 기술을 발휘하여 여론을 조종할 수 있으므로. 그래야 선거판을 흔들고 기득권을 위협하는 인물이 당선되는 걸 방해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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