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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검찰개혁 과거·현재·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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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9.12 [공동취재]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침략 전쟁이라는 국제적 격변이 한반도에도 먹구름을 몰고오고 있지만, 우리 내부에서는 한국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권력기구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중대한 과제가 한 고비를 넘고 있다. 바로 ‘검찰 개혁’이다. 이 과제는 단순히 특정 정당의 정략적 목표가 아니다. 지난 ‘빛의 혁명’ 당시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이 품었던 뜨거운 열망의 하나이자,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핵심 의제이다.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이른바 ‘검찰공화국’이 바로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파괴하려던 12·3 쿠데타의 뿌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 권력의 본질은 그들이 휘두르는 ‘칼날’의 방향성에 있다. 특수부를 정점으로 한 검찰 권력은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거나 결이 다른 정치 세력을 철저히 파괴해 왔다. 그 칼날은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이후 문재인과 이재명이라는 정치적 상징들마저 제거하려고 했다. 윤석열 시대의 검찰이 이재명 현 대통령(당시 야당 대표)에게 가한 압박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검찰은 이재명을 350번 넘게 압수수색했고, 7번 소환했으며, 6번 기소했고, 5건의 재판에 회부했다. 이로 인해 이재명은 1주일에 3일까지 100번이나 재판정에 불려 다녀야 했다. 이것은 수사가 아니라 명백한 정치적 고문이자, 야당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국가 폭력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X) 갈무리. 2026.3.4. 시민언론 민들레 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주변을 샅샅이 뒤지던 검찰의 행태도 비열함의 극치였다. 전 대통령의 과거 사돈이 운영하는 목욕탕까지 찾아가 수십 차례의 전화와 메시지까지 보내며 압박을 가한 사례는 검찰이 권력을 어떻게 사유화하는지 보여주는 증거였다. 당시 검찰은 사돈을 감싸려다가 아들이 큰일 난다 며 협박에 가까운 언사로 압박했다. 이는 철저한 ‘선택적 표적 수사’였다. 야권 인사에 대해서는 먼지떨이식 수사를 이어가면서도, 윤석열과 김건희, 최은순 그리고 그 측근들과 관련된 사건들은 전부 줄줄이 덮어졌다. 검찰에게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원칙이 아니라, 자기 편에는 방패가 되고 반대 편에게만 창이 되는 무기일 뿐이었다. 정치 검사들이 이토록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족벌 언론, 재벌, 그리고 기득권 우파와 권력의 카르텔을 형성해서 이 사회를 지배해 왔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서로의 이익을 보장해 주며 한국 사회의 상층부를 점유하고 지배 구조를 공고히 했다. 이 카르텔의 생존 전략은 명확하다. 민주당이나 진보 정당들이 정치권력을 잡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막으려 했다. 자신들의 기득권 구조를 해체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검찰의 문제를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만의 관심사로 보는 것은 심각한 오해와 착각이다. 검찰 권력의 문제는 민주주의라는 시스템 전체를 망가뜨리며, 그 피해는 결국 평범한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 개혁 입법인 중수청법·공소청법 관련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6.3.17. 연합뉴스 돈과 권력에서 거리가 먼 보통 시민들일수록 검찰의 힘 앞에 더욱 속수무책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 극명한 사례가 바로 지난해, 16년 만에 무죄가 밝혀지며 억울한 누명과 감옥살이에서 벗어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의 부녀다. 이 사건에서 담당 검사는 증거 조작과 강압 수사, 그리고 선정적인 언론 플레이를 서슴지 않았다. 검찰의 각본 아래 이들은 ‘근친상간을 하고 존속을 살해한 악마들’로 몰렸다. 그러나 진실은 달랐다. 부녀는 교육 수준이 낮고 가난했으며 지적장애까지 갖고 있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도 대형 로펌이나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할 능력도 없었다.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만들어 내기도 어려웠다. 검찰은 이들의 취약점을 이용해 허위 자백을 유도했고, 반대 증거들을 묵살했다. 오랜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뒤에야 밝혀진 무죄는, 검찰 권력이 통제되지 않을 때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기록이다. 물론 이것은 검사 개개인의 인격 문제도, 모든 검사가 악당이어서의 문제도 아니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공소유지와 형 집행권 등을 모두 독점하고서 정치권력과 유착해 사건을 덮어서 돈을 벌거나, 사건을 파헤쳐서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의 문제였다. 즉, 악의를 막기에는 견제 장치가 너무 부족한 ‘시스템 에러’ 상태가 문제였다. 이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검찰 개혁의 과제였고, 그것은 항상 강력한 저항과 반발 속에 실패해 왔다. ‘빛의 혁명’을 거치고 나서도 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의 1차 검찰 개혁안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해온 임은정 검사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수준 이라고 실망할 정도였다. 기득권의 저항은 그토록 집요하고 강력했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왼쪽 다섯 번째)을 비롯한 의원들과 참여연대, 민변 관계자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대범죄수사청ㆍ공소청법 입법 청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11. 연합뉴스 누구도 기존의 구조에서 누려온 돈과 권력을 쉽게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검찰개혁을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이라고 물타기했던 친검찰 언론들은 이번에도 ‘추나(추미애-나경원) 갈등’이라는 프레임으로 국회 법사위에서 전개된 개혁과 반개혁의 충돌을 물타기했다. 구조적 개혁이라는 거대 담론을 정치인들의 사적인 대결로 치부함으로써 대중의 피로감을 유발하기만 했다. 또한 많은 이들이 검찰 통제에서 벗어난 경찰이 멋대로 사건을 덮으면 성폭력 피해자 등 약자들이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는 논리로 철저한 검찰 개혁에 딴지 걸고 나섰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정부와 민주당, 민주당 내부, 지지자들 간에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거기에는 개혁의 결과가 혹여나 또 다른 권력의 남용이나 치안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현실적인 우려들도 섞여 있었다. 그 논쟁은 감정적 대립과 불신으로까지 발전하다가 결국 마무리되고 있다. 제기된 비판과 우려들을 대부분 반영해 수정한 검찰개혁 법안이 곧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수정된 방안을 보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철저한 검찰개혁을 기대하던 이들의 요구가 상당 부분 담겼다. 이것은 그동안 번번이 저항에 직면해 실패했던 검찰개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장 2019년 조국 사태 를 떠올려 볼 수 있다. 당시에 개혁 시도는 검찰과 언론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다. 그러면서 시작된 것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로 포장된 거대한 조국 일가 마녀사냥 이었다. 검찰-보수 언론은 기득권 우파를 모두 결집하고 이러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 검찰 개혁 이라는 프레임으로 중도층과 심지어 일부 진보 좌파까지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검찰-언론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그것은 먼저 상황과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박근혜 정권 탄핵의 촛불혁명 이후이기는 했지만, 지금은 윤석열이 쿠데타까지 시도했다가 실패한 빛의 혁명 이후라는 점이 다르다. 더구나 당시에 검찰은 박근혜의 비리를 파헤쳐 탄핵에 기여했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검찰은 오히려 윤석열 쿠데타의 공범이라는 굴레 속에 갇혀 있다. 시민들은 더 이상 검찰의 수사를 ‘정의로운 칼날’로 신뢰하지 않는다.   촛불행동이 1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재명 정부의 철저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촛불행동 페이스북 게다가 당시에 기득권 우파는 문재인 정권 중기로 접어들면서 위기와 분열을 벗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초기인 지금 기득권 우파는 아직도 위기와 분열 속에 헤매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조건의 차이가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쪽과 그것을 막으려는 쪽의 서로 다른 대응과 세력 균형을 낳았다. 2019년에는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이 논쟁의 주도권을 쥐고서,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며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세력이 오히려 고립됐다. 반대로, 이번 논쟁은 검찰 개혁 찬성과 반대가 아니라 검찰 개혁의 방식과 내용, 강도의 차이가 문제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결국 철저한 개혁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의도적인 전술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세력이 프레임을 설정하고 주도권을 잡았다. 개혁을 지지하는 세력들 간의 논쟁과 갈등 속에서 개혁을 반대하는 쪽은 공개적으로 나서기 어려웠고 주변화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 조건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먼저 이번 검찰 개혁이 허점을 드러내거나 부작용을 낳는다면 그들은 그것 봐라 하고 나올 것이다. 모든 것을 검찰 개혁이 오히려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 범죄 피해에 노출되며 고통받게 만들었다 라는 결론으로 연결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다시 검찰 개혁의 내용과 방식에 대한 차이를 이용해 강경파 와 온건파 를 갈라치고 특정 인물과 세력을 매도하고 탓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미 이번에도 그런 현상은 어느 정도 나타났다. 이것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부추기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이런 반격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서 어느 때라도 불거질 수 있는 비리 의혹에 대한 선택적 표적 수사와 결합한다면 그 파괴력은 더욱 커질 것이고 다시 중도층과 일부 진보 좌파까지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수사권을 돌려주자 고 편들지 모른다. 검찰 개혁은 단순히 법안 하나가 통과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 법이 시민들의 삶을 실제로 어떻게 보호하고 권력의 횡포를 어떻게 막아내는지 끊임없이 증명해 나가야 하는 과정이다. 보완수사권 논란도 아직 남아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더 치밀하게 감시하고, 더 치열하게 논쟁하고, 더 단단하게 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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