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금융 130조원 역대 최대 ...VC와 인프라의 극명한 대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글로벌 기후 금융 시장이 이른바 ‘풍년 아니면 흉년(Boom or Bust)’의 극명한 양극화 속에서도 역대 최대 자금 유입 기록을 갈아치웠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베팅하던 초기 단계 투자는 시들해진 반면, AI 열풍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해결할 ‘즉시 실행 가능한’ 인프라 기술에는 천문학적인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사이트라인 클라이밋(Sightline Climate)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전 세계 기후금융 시장에서 179개 투자 펀드가 조달한 금액은 총 920억달러(약 130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2022년의 500억달러(약 69조원)보다도 약 84% 증가한 규모다. 사상 최대 규모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베팅하던 초기 단계 투자는 시들해진 반면, AI 열풍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해결할 ‘즉시 실행 가능한’ 인프라 기술에는 천문학적인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챗GPT 생성이미지
인프라 3배 폭증, 벤처는 15% 감소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프라와 벤처 캐피털 간의 극명한 온도 차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증가세는 사실상 인프라 펀드가 주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프라 펀드는 705억달러(약 97조원)를 유치해 2024년의 약 3배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초기 단계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VC) 펀드는 103억달러(약 14조원) 유치에 그쳐 전년 대비 약 15% 줄었다.
벤처 캐피털의 펀드 결성 성공률(close rate)은 39%로, 모든 펀드 유형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펀드 결성 성공률도 2020년 94%에서 2025년 57%로 큰 폭 하락하면서 약 2050억달러(약 283조원) 규모의 목표 자금이 아직 결성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불확실성이 높은 초기 기술에 적극적으로 베팅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대신 이미 상업화가 가능하고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전력 인프라 기술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사이트라인 클라이밋 공동 창립자인 킴 조우(Kim Zhou)는 결국 돈은 수익이 나는 곳으로 흐른다”며 기후금융은 지금 ‘풍년 아니면 흉년’과 같은 양극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기후금융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베팅하던 초기 단계 투자는 시들해진 반면, AI 열풍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해결할 ‘즉시 실행 가능한’ 인프라 기술에는 천문학적인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 화면캡처
기후 기술 성숙 단계”…산업 재편 가속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조성된 자금의 약 75%가 58개 대형 펀드에 집중돼 있으며, 상위 10개 투자사가 이를 주도했다. 브룩필드(Brookfield)만 해도 510억달러(약 70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벤처 생태계 위축은 단순한 자금 감소를 넘어 구조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평균 기후 벤처 펀드 규모는 2024년 1억7400만달러(약 2400원)에서 2025년 1억6000만달러(약 2200억원)로 줄었고, 전체 기후 자본에서 벤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약 20%에서 현재 8%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른바 좀비 벤처 캐피털 도 등장하고 있다. 기존 투자에서 아직 수익을 회수하지 못한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신규 자본 투입을 꺼리면서, 투자 여력이 거의 없음에도 새 펀드를 조성하지 못한 채 명맥만 유지하는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킴 조우는 이러한 흐름이 기후 기술 분야의 성숙 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첨단 지열이나 지속 가능 연료 같은 분야에서는 신규 진입보다 기존 업체 간 합병이 늘면서 업계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같은 벤처 자금 위축의 그늘은 탄소 중립 달성이 어려운 산업들에 집중되고 있다. 킴 조우는 철강이나 시멘트처럼 기술적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은 산업들은 벤처 자금줄이 마르면서 탈탄소화 노력을 차질을 겪을 수 있다 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