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영장 청구 의미 내란 종료 시점, 파면된 날 [사회혁신]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5월 15일 경기도 과천에 마련된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6.5.15 연합뉴스 자료사진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비상계엄 직후 외무 공무원을 통해 미국 등 주요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파한 혐의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7일 김 전 차장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차장이 전파한 메시지에는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 국회가 탄핵소추, 예산 삭감 등으로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대한민국 헌법질서의 실질적 파괴를 기도한 것에 대응해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좌파,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는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보고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차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이번주 후반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장이나 신 전 실장 등을 입건했던 특검팀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준비 과정을 재구성하며 내란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이를 재조정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수사는 물론 재판이 진행 중인 계엄 관련 사건의 법적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내란 종료 시점을 비상계엄이 해제된 2024년 12월 4일 오전 4시 30분이 아니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직무가 정지된 12월 14일로 특정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정황 증거를 토대로 퍼즐을 맞춰보고 있는데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이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한 행위도 내란 가담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 전 실장과 김 전 차장, 조태용 전 국정원장,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이은우 전 KTV 원장에 대해서도 계엄 선포 직후부터 2024년 12월 13일까지 계엄 정당성을 주장하는 뉴스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등 내란을 선전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원장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정치인 발언 방송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등 법률 참모들이 계엄 해제 이후 삼청동 안가에 모인 것도 내란의 지속으로 본다. 특검팀은 이들이 당시 계엄 정당화 방안과 후속 대응을 논의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계엄 준비 시기도 2023년 11월 경으로 앞당겨 특정했다. 특검팀은 김명수 전 합참 의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1월 관저 회동에서 내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느냐 고 물어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계엄 선포를 준비하는 과정에 군 수뇌부를 포섭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것이 특검팀의 시각이다.
특검팀의 논리대로 내란 준비 시점이 앞당겨지고 종료 시점이 늦춰지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내란 관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피의자 숫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는 계엄 준비 시기에 대한 판단이 재판부마다 엇갈리고 있다. 앞서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 등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하면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을 토대로 2023년 10월 이전 부터 계엄을 모의했다고 봤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를 알 수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증거 가치를 배척하고,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이틀 전인 12월 1일 다소 즉흥적으로 계엄을 선포하기로 결심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평양 무인기 의혹 사건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요건과 명분을 만들고자 2024년 9월께부터 무인기 작전을 준비했다고 인정했다.
내란사건 1심 재판부의 판단보다 계엄 준비 시기가 두 달 앞당겨진 셈이라, 내란사건 항소심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특검팀이 내란 종료 시점을 계엄 해제 이후로 연장할 경우 그에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내란죄는 국헌 문란 을 목적으로 폭동 을 일으켜야 성립하는데 12월 4일 이후에도 내란 행위가 계속됐다고 볼 수 있는지 의견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법원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주도한 5·18 내란 사건 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된 1981년을 내란 종료 시점으로 판단한 바 있다. 조은석 내란특검 관계자는 내란 행위가 직무 정지 때까지 유지됐다고 보려면 헌법기관에 대한 침해 행위도 계속됐어야 하는데 다소 무리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5.9.26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선고공판을 생중계하기로 7일 결정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지난 3일 낸 중계 허가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대법원 자체 장비로 촬영한 뒤 방송사에 실시간 송출하는 방식으로 생중계된다.
윤 전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로 술도 가끔 나눌 정도로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진 오석준 대법관은 체포방해 상고심 재판을 회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8일 오 대법관은 재판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이 사건을 회피했다 며 배당 이후 심리에 관여하지 않았고 9일 선고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고 밝혔다.
9일 상고심 선고에는 오 대법관이 빠지고 이흥구·노경필·이숙연 대법관만 참여한다. 재판장은 이흥구 대법관, 주심은 이숙연 대법관이다.
오 대법관은 2022년 윤석열 정부 들어 임명된 첫 대법관이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79학번, 오 대법관은 80학번이다. 오 대법관의 인사청문회 때부터 두 사람의 친분은 알려져 있다. 오 대법관은 대학 다닐 때 식사를 하게 되면 술을 나누고는 했고 그 이후 만남에서도 보통 저녁에 만나게 되는 경우에는 술을 곁들이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고 답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결혼식에도 참석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대법원 결론은 12·3 비상계엄 사태 1년 7개월여(583일) 만에 나오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상고심 판단이다. 비상계엄의 본류 사건에 해당하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2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앞서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기소한 사건 중 상고심 선고 생중계가 이뤄지는 것은 9일이 처음이다. 대법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 선고공판의 생중계도 사상 처음이다. 다만 대법원 판결에는 피고인이 꼭 참석할 필요는 없는데 윤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중계방송이 허가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인격권, 명예에 회복하기 어려운 침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며 중계 반대 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란 특검법은 재판장은 특별검사 또는 피고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허가해야 한다 고 정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작년 1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로 내란 특별검사팀에 의해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됐다.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도 받는다.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나중에 이를 폐기한 혐의도 적용됐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지난 4월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5년보다 2년 늘었지만, 특검팀 구형량인 징역 10년보다는 적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특검팀은 나란히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임병선 에디터 byeongseon1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