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의 둘째 부인이자 자선가 안나 머독-만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론 갈렐라 컬렉션 제공 게티 이미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배치 자택에서 가족에 둘러싸여 81세 삶을 접은 안나 머독-만은 호주 출신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94)의 두 번째 부인이다. 기자 출신으로 미디어·출판 재벌 루퍼트와 만나 결혼, 31년을 함께 했다. 영국 BBC는 작가 겸 자선가였으며 뉴스 코프(News Corp) 이사로 남편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했던 그녀의 삶을 21일 돌아봐 눈길을 끌었다.
머독과의 사이에 엘리자베스(58), 현재 폭스 앤 뉴스 코프의 회장인 라클란(55), 제임스(54) 2남 1녀를 낳아 길렀다. 딸 프루던스(68)의 의붓엄마이기도 하다.
루퍼트는 다섯 차례 결혼했다. 호주 승무원 출신 패트리샤 부커(1956년 결혼, 1967년 이혼)를 시작으로 안나 머독-만(1967년 결혼, 1999년 이혼), 중국 출신 사업가 웬디 덩(1999년 결혼, 2013년 이혼), 미국 모델 출신 제리 홀(2016년 결혼, 2022년 이혼), 러시아 분자생물학자 엘레나 주코바(2024년 결혼)를 거쳤다. 덩과의 사이에 셋째 딸 그레이스(25)와 넷째 딸 클로에(23)가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UCLA) 등에서 당뇨병 연구자로 일했던 주코바는 한때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장모이기도 했다. 주코바의 전 남편은 억만장자 에너지 투자가로, 두 사람의 자녀 다샤 주코바는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전 구단주로도 유명한 아브라모비치와 2017년까지 부부였다. 재미있는 것은 주코바를 루퍼트에게 소개한 것이 덩이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가톨릭 신자로 자란 안나 토브(머독-만의 처녀시절 이름)는 아홉 살 때 호주로 이주했다. 부모가 이혼한 뒤, 형제자매들을 손수 키우다시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녀는 시드니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시드니 데일리 미러의 기자가 됐고, 그곳에서 루퍼트를 만나 그의 회사 이사회에서 활약했다.
뉴스 코프가 발행하는 일간 오스트레일리언(The Australian)은 그녀의 의견 없이 루퍼트 머독이 주요 사업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 고 적었다. 그녀는 결혼 생활 동안 여러 편의 소설을 썼는데, 1988년 출간된 패밀리 비즈니스 는 여러 세대에 걸친 미디어 왕국을 해부한 작품이다.
1987년 남편 루퍼트 머독, 맏아들 라클란(왼쪽), 둘째 아들 제임스와 함께 한 안나 머독-만. 론 갈렐라 컬렉션 게티 이미지 제공
부부는 런던으로 이주했고, 1969년 허트퍼드셔에서 뮤리엘 맥케이가 납치돼 몸값을 요구받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한때 머독-만이 납치된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맥케이는 끝내 납치범들에게 살해당해 최근 몇 년 그녀의 시신을 찾기 위한 노력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머독 부부는 1999년에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이혼 중 하나를 거쳤고, 머독-만은 17억 달러(현재 환율로 약 12조 4504억원)의 합의금을 받았다. 루퍼트가 이혼 17일 만에 세 번째 아내 웬디 덩과 결혼한 것으로도 깜짝 뉴스가 됐다.
그녀는 이혼 뒤 오스트레일리안 위민스 위클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머독의 미디어 제국 후계에 대해 많은 상심과 고난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서 그 나이에 감당할 필요 없는 압박감이 너무 컸다 고 돌아봤다.
이런 긴장은 TV 시리즈 서섹션 (Succession) 에 영감을 제공했고, 실제 법정으로도 이어졌다. 몇 년의 법적 다툼 끝에 루퍼트의 장남 라클란이 지난 연말 뉴스 코프 그룹을 장악하게 됐다.
머독-만 역시 루퍼트와 작별한 뒤 두 차례 더 가정을 꾸렸다. 첫 번째 상대는 금융가 윌리엄 만이었는데 그는 2017년에 먼저 세상을 등졌다. 그녀는 세 번째 남편 애쉬튼 드페이스터와 결혼했으며, 그와 10명의 손주, 1명의 증손주가 유족으로 남았다.
이 자선가는 로스앤젤레스와 아이티를 포함한 여러 어린이 병원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1998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성 그레고리오 훈작 귀부인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