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초 만에 할아버지의 나치당 가입 확인했어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크리스티앙 라이너는 단 몇 초 만에 할아버지(사진) 이름을 찾아냈다 고 말한다. BBC 홈페이지 갈무리
자신의 조상이 나치 당원이었는지 여부를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검색 엔진이 독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BBC가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추모일인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잡지 프로필(profil)의 편집장을 지낸 크리스티앙 라이너(64)는 몇 초 만에 할아버지의 이름을 찾았다 면서 할아버지가 나치당(NSDAP)에 1938년 4월 21일쯤 가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날은 안슐루스(Anschluss, 나치독일의 오스트리아 합) 닷새 뒤였다.
이 온라인 검색 도구는 독일 일간 차이트 가 독일과 미국의 아카이브와 협력해 구축했는데 수백만 개의 나치당 당원 카드 NSDAP-Mitgliederkartei 를 검색할 수 있게 해준다.
라이너는 1961년에 태어났는데 그 얼마 전에 할아버지가 세상을 등져 그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는 할아버지가 나치와 가까웠다는 것은 항상 알고 있었지만, 그가 합병 닷새 만에 나치당에 가입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면서 할아버지는 학자였다. 그는 나치에 가입할 때 그들이 누구인지 알았어야 했다 고 말했다.
라이너는 검색 엔진이 할아버지에 대해 알려준 것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비롯해 가족의 다른 구성원들이 나치 당원이 아님을 확인했다. 그는 가족 중 다른 이름이 나오지 않아 기뻤다. 특히 아버지는 더더욱, 나는 그가 나치일 거라고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1941년 (국방군에) 징집돼 몇 차례 부상을 입었다 고 말했다.
차이트는 이 검색 엔진에 대한 반응이 압도적 이라고 전했다. 주디스 부시 대변인은 이달 초 출시한 뒤 수백만 회 접속되고 수천 번 공유됐다 고 말했다.
한 사용자는 차이트 홈페이지에 적길 이미 가까운 친척 두 명의 이름을 확인했는데 우리 가족 중에 누구도 관련이 없다는 신화를 깨뜨렸다 면서 일흔한 살에 내 관점이 바뀐 것은 씁쓸한 충격 이라고 했다.
1925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당에 가입한 독일인은 1020만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뮌헨의 나치 본부에 보관돼 있던 당원 카드들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거의 파괴될 뻔했다. 차이트는 히틀러의 제3제국이 종언을 고하자 기록을 펄프로 만들라는 명령이 내려졌으나 근처 제지공장의 감독관 한스 후버가 기록을 구해내 나중에 미국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이 카드들은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전후 독일의 탈나치 작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미국인들은 거의 반세기 동안 베를린 문서센터에서 이 카드들을 보관했다. 1994년에는 독일 연방 기록보관소에 이관됐고, 마이크로필름 사본은 워싱턴 DC의 미국 국립문서보관소로 보내졌다.
1925년부터 1945년까지 1020만 명의 독일인이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당(NSDAP)에 가입했다. 게티 이미지
그런데 최근까지는 독일 기록보관소에 공식 요청을 해야만 문의할 수 있었다. 지난달 미국문서보관소는 지난달부터 온라인으로 기록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차이트는 데이터를 확보해 문서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백업했다 고 밝혔다.
라이너는 이 정보가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나중에 정치인, 판사, 의사가 된 높은 사람들 에 대 연구가 주로 이뤄졌다 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찾고 있어서 이제는 매우 개인적인 문제다. 80년이 지난 지금,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도 당신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진실을 여전히 발견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1970년의 베른하르트 대공. 독일 귀족 출신으로 전쟁 때는 영국 런던에서 지냈다. BBC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네덜란드 정부는 2013년 아들 빌럼 알렉산더르에게 왕위를 물려준 베아트릭스 여왕의 부친이며 율리아나 선대 여왕의 배우자 베른하르트 대공이 남몰래 지니고 있다가 2004년 사망한 후에 발견된 NSDAP 당원 카드가 진품이 맞다고 2023년 확인한 일이 있었다. 독일 귀족 출신인 베른하르트 폰 리페-비스터펠트는 1937년 네덜란드 공주 율리아나와 결혼했으며, 1940년 전쟁이 발발했을 때 망명 중인 네덜란드 왕실을 호위했다.
그러나 1943년 BBC를 통한 네덜란드 왕실 방송에 참여했고 1944년에는 통합 네덜란드 저항군을 이끌었는데도 영국 보안당국은 그가 나치에 협력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영국공군(RAF) 조종사로 활약해 훈장도 받았다. 1948년 율리아나가 왕위에 오르자 베른하르트는 대공 칭호를 얻었다.
1996년, 네덜란드전쟁연구소(Niod)의 제라르트 알더스 연구원이 미국 대학 기록보관소에서 그의 NSDAP 당원 카드 사본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른하르트 대공은 나치 당원이 아니었다고 극구 부인했다.
미국에서 카드 사본이 발견된 것 말고도, 2010년 역사가 안네젯 반 데르 지일이 독일 기록보관소에서 공의 학생 회원 카드를 발견했는데, 이 기록 역시 그가 1933년 4월 27일부터 당원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는 2004년 죽음을 앞두고 미리 녹음한 인터뷰를 통해 성경에 손을 얹고 선언할 수 있다. 나는 결코 나치가 아니었다 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1933년부터 1936년까지 히틀러 유소년단 회원증을 자발적으로 갖고 다녔으며 사망할 때까지 보관하고 있었다.
네덜란드 왕실이 공개한 베른하르트 대공의 나치당(NSDAP) 당원 카드 원본. BBC 홈페이지 갈무리
그런데 궁전 기록보관소 소장을 지낸 플립 마르샬커베르트는 대공의 사후 유품을 정리하다가 당원 카드를 발견했다. 그는 1933년 이후 학생 시절 잠시 두 개의 나치 조직인 돌격대와 친위대(SS)의 예비 회원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1971년에 그는 처음에는 어떤 식으로든 조금씩 참여해야 했다 고 주장했다. 대학 시험을 통과하기 어려울까봐 어쩔 수 없이 두 조직에 가맹한 것이라는 해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