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행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행복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행복에 대한 책을 한두 번 뒤적거리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말과 글로 표현하든 안하든, 누구나 행복을 바랄 것이다.
그리스 사람은 단어 뜻을 정의하려 애쓰고, 유다인은 단어에 해당하는 사례를 들기 좋아한다. 플라톤은 사랑이 무엇인지 정의한다면, 예수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사랑의 예를 든다.
행복하기 위해 멀리 해야 할 세 부류, 악인, 죄인, 교만한 자
구약성서에서 인간과 하느님에 대한 핵심 사상을 150장의 시로써 표현한 책을 시편이라 부른다. 시편 1장 1절은 이렇다.
행복하도다, 악을 꾸미는 자리에 가지 않고, 죄인의 길을 걷지 않고, 교만한 자들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은 악인, 죄인, 교만한 사람을 멀리 하는 사람이다. 행복하기 위한 세 조건은 세 부류의 인간들과 상종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을 얻어야 행복한 사람이냐가 아니라 누구를 멀리 해야 행복한 사람이냐는 질문을 하라는 뜻이다.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에 있느냐가 행복을 좌우한다.
시편 말씀을 모르지 않았던 예수는 행복한 사람은 누구라고 표현했을까. 예수는 누구를 멀리 해야 행복한 사람이냐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행복한 사람은 누구라고 분명히 말했다.
행복하도다 가난한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가 여러분의 것입니다. 행복하도다 지금 굶주린 사람들은, 여러분은 배부르게 될 것입니다. 행복하도다 지금 우는 사람들은, 여러분은 웃게 될 것입니다. (누가복음 6,20-21).
대체 무슨 말인가.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린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니?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린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이 행복할 리 있는가. 그들의 인간성은 무시당하고 그들의 자존감은 무너지지 않는가. 우선 처먹고, 그 다음에 윤리고 도덕이고 나발이고 라고 울부짖은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도 있지 않은가.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린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느님이 그들 곁에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햇살처럼, 공기처럼, 심장처럼,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린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 곁에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곁에 있다는 사실보다 더 큰 행복이 인간에게 있는가.
예수는 촛불시민의 형상으로 우리 곁을 지켜주셨다. 2024년 12월 6일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와 탄핵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부자, 배부른 자, 웃고 있는 자들에게 던진 예수의 저주
예수는 행복 선언뿐 아니라 불행 선언도 했다. 이웃 사랑에 원수 사랑을 가르치고 강조한 예수는 불행 선언에 보태어 저주 선언까지 했다. 예수의 행복 선언만 기억하고 예수의 불행 선언과 저주 선언을 망각하는 사람은 예수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다.
부자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는 이미 받을 위로를 다 받았다. 지금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굶주릴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웃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슬퍼하며 울 날이 올 것이다.” (누가복음 6,24-25).
부자들, 지금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 지금 웃고 지내는 사람들은 왜 불행할까? 이미 받을 위로를 다 받았기 때문에? 굶주릴 날이 올 것이기 때문에? 슬퍼하며 울 날이 올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사실이 또 있다. 그들 곁에 하느님은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곁에 없다는 사실보다 더 큰 불행이 인간에게 또 있는가.
구약성서와 예수의 행복론 특징은 무엇일까. 구약성서는 어떤 사람을 멀리 해야 행복해지는지 알려주었다. 예수는 어떤 사람이 행복한지 알려주었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악인, 죄인, 교만한 사람을 멀리 하는 사람이 행복하다. 예수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들, 지금 굶주린 사람들, 지금 우는 사람들이 행복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구약성서에 따르면, 윤석열 내란 세력을 멀리 하는 사람, 검찰과 조희대 법원의 길을 걷지 않는 사람, 국민의힘 세력을 멀리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특히 신천지와 통일교, 대형 교회 목사들 같은 종교 사기꾼들을 멀리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너희 종교인이라는 것들은 대낮에 거꾸러지고, 밤에는 예언자도 함께 거꾸러지리라. 이 백성은 너희 종교인 때문에 망한다.” (호세아 예언서 4,5).
지금 대한민국에서 불행한 사람은 누구인가. 부자들, 지금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 지금 웃고 지내는 사람들은 불행하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되었는지, 지금 왜 배불리 먹게 되었는지, 지금 왜 웃고 지내게 되었는지 정직하게 성찰해야 한다.
부자 되는 길목에서 자신의 정당한 노력과 행운 외에도, 불법과 부정부패, 억압과 착취가 개입되진 않았는가. 남의 피땀과 한숨과 희생을 기초로 부자가 되진 않았는가.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경우는 없었는가. 더러운 방식으로 돈 벌진 않았는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야 마땅할 돈을 가로채진 않았는가.
촛불시민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는 예수
사악한 세상에서 악의 열매를 따먹는 사람들은 불행하다. 촛불 시민이 추운 거리에서 고생할 때, 내란 세력과 내통해온 사람들은 불행하다. 가난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착취한 죄를 용서할 권리와 능력이 하느님에겐 없다. 영원히 꺼지지 않을 잔인한 지옥 불이 그들을 기다린다.
인생의 패배자처럼 괴로워하는 사람들은 용기를 내시라. 하느님은 부자들과 권력자들과 명예를 지닌 사람들 곁에 없다. 내일 세상이 무너져도 오늘 정의의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용기를 내시라. 하느님이 당신 곁에 있다.
하느님은 대한민국을 악의 세력에서 구출하기 위해 촛불시민들을 보내주셨다. 하느님께서 대한민국을 위해 따로 남겨두신 백성은 권력자들, 성공한 이들, 목소리 큰 언론인들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에 의지하는 겸손하고 가난한 백성들이다.
그들은 남을 억울하게 속일 줄도 모르고, 거짓말을 할 줄도 모르며, 간사한 혀로 사기칠 줄도 모릅니다.” (스바니아 예언서 3,13).
진짜 행복한 사람은 촛불시민이다. 촛불시민 곁에 하느님이 계신다. 예수는 촛불시민의 모습으로 지금 우리 곁에 있다.
악한 사람의 길은 멸망에 이르지만, 의로운 사람의 길은 하느님께서 보살피십니다. (시편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