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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문성의 밸류업 인사이트】기업지배구조코드와 밸류업의 완성

【문성의 밸류업 인사이트】기업지배구조코드와 밸류업의 완성
[칼럼]
지난 6월 1일, 코스피 상장회사 829개사가 2026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제출을 마쳤다. 올해부터 공시의무가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되면서, 이번에 처음 보고서를 낸 기업만 289개사에 이른다. 그런데 15개 핵심지표의 평균 준수율은 48.0%에 그쳤고, 자산 5천억원 미만 기업의 경우 30.1%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무엇을, 왜 지켜야 하는지 알려주는 단일한 기준, 즉 기업지배구조코드가 우리에게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 지면을 통해 필자는 밸류업 트라이앵글의 세 축 중 정부의 제도 설계와 투자자의 책임 있는 관여를 차례로 다뤘다. 남은 한 축은 기업이다. 그런데 정작 기업이 따라야 할 기업지배구조 규범 자체가 없거나 명확하지 않다면, 트라이앵글은 완성될 수 없다.   지배구조 규범,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현재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규범은 한국ESG기준원의 모범규준과 한국거래소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으로 나뉘어 있다. 모범규준은 1999년 제정 이후 2003년, 2016년, 2021년 세 차례 개정을 거쳤지만 76개 조항으로 구성된 규정 중심 문서라서 원칙 준수·예외 설명 방식으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국거래소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은 2019년 제정 이후 여섯 차례 개정되며 공시 실무를 이끌어 왔지만, 애초에 모범규준 제정기관(한국ESG기준원)과 공시 운영기관(한국거래소)이 분리되어 있다 보니 두 문서의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도 미묘하게 어긋난다. 기업이 하나의 잣대로 자신의 지배구조를 설명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영국과 일본은 코드가 하나다 영국은 1992년 캐드버리 보고서 이후 기업지배구조 코드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재무보고위원회(FRC) 한 기관이 관장하며 2018년, 2024년 개정을 거쳤다. 일본은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에 이어 2015년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제정해 유가증권상장규정에 편입시켰고, 2018년·2021년 개정을 거치며 자본비용을 의식한 경영(이른바 밸류업”)과 프라임 시장 이사회의 3분의 1 이상 독립사외이사 구성을 명문화했다. 그리고 올해 3차 개정안을 내놓았다. 기본원칙 5개·원칙 31개·보충원칙 47개, 총 83개 조항을 기본원칙 4개·원칙 26개, 총 30개로 압축하면서 이사회의 성장투자 책무를 명문화하고 형식적 대응(box-ticking)을 넘어선 실질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두 나라 모두 코드는 하나이고, 그 코드가 상장규정 속에 편입되어 실질적인 구속력을 가진다. 기업지배구조 원칙이 상장규정과 맞물리자 변화 속도도 달라졌다. 기업지배구조코드 도입 후 일본 기업의 ROE는 2.1%포인트 개선되었고, 2021년 독립사외이사 요건이 명문화되자 불과 1년 만에 프라임 상장사의 94%가 이를 충족했다(2020년 말 63%).    일본의 밸류업 우수사례, 코드가 만든 결과 이들 성과가 우연이 아닌 것은, 하나같이 코드의 특정 조항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018년 개정에서 정책보유주식(상호보유주식)을 원칙적으로 겨냥해, 보유할 경우 그 목적과 경제적 합리성을 지배구조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요구했다.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하면서 미쓰비시UFJ금융그룹은 2015년 이후 수조 엔 규모의 정책보유주식 매각 계획과 실적을 스스로 공시했고, 2023년 한 해에만 일본 상장기업 전체가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천억 엔의 정책보유주식을 처분해 MSCI 일본지수 편입기업의 상호보유 비중이 2019년 43%에서 36%로 낮아졌다. 2021년 개정은 프라임 시장 상장사의 이사회 3분의 1 이상을 독립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명문화했는데, 도요타자동차가 감사위원회에 독립사외이사 5명을 두고 전 원칙 준수를 선언한 것도 이 조항이 만든 결과다. 2023년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이하 기업에 요구한 자본효율 개선 방침 공개 역시 그 자체로 그치지 않았다. 도쿄증권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고쳐 이행 여부와 주주와의 대화 경과를 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편입했고, 2024년 1월부터는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기업의 명단을 매월 공표했다. 코드와 공시가 이렇게 맞물려 있었기에, 64개 기업은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한 이유를 시장에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세븐&아이홀딩스가 2025년 3월 외국인 최고경영자 선임, 2조 엔 자사주 매입, 북미 세븐일레븐 사업의 별도 상장을 발표하며 주가가 당일 6% 이상 뛴 것도, 이사회 독립성과 설명책임을 요구하는 코드 아래서는 회사가 기업지배구조 관련 문제제기를 더는 형식적으로 넘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 48%가 말해주는 것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48%라는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은 이행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를 가리킨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준수율은 70.7%인 반면 5천억원 미만 기업은 30.1%로 격차가 크다. 항목별로도 집중투표제 채택 4.4%,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11.4%처럼 소수주주 권리 보호에 관한 지표일수록 준수율이 낮다. 무엇을 지켜야 진짜 지배구조 개선인지에 대한 합의된 단일 기준이 없으니, 기업은 형식적 기재로 대응하고 시장은 그 설명의 진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기업지배구조코드가 있어야 트라이앵글이 완성된다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모범규준과 가이드라인을 통합하여 단일의 기업지배구조코드를 마련하고 그 제정·개정·이행점검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규정 중심에서 원칙 중심으로 전환하고, 원칙 준수·예외 설명을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앞서 다룬 스튜어드십 코드와 연계해 기업의 기업지배구조코드 준수 여부 공시가 투자자의 관여활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일본의 사례가 보여주듯, 코드가 상장규정과 결합될 때 비로소 준수율은 숫자가 아니라 실질로 바뀐다. 정부는 제도를 설계했고, 기관투자자는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보고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기업이 지킬 단일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기업지배구조코드 없이 밸류업은 완성될 수 없다. ☞문성 변호사는 문성 변호사는 법무법인(유) 율촌의 파트너 변호사로, 기업지배구조 및 ESG 투자 관련 업무를 주된 분야로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사법연수원 제38기를 수료한 뒤 미래에셋자산운용, KDB대우증권, CJ주식회사,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거쳐 2022년 율촌에 합류했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대기업, 연기금에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하며 기업지배구조, 규제 대응, 컴플라이언스, M&A, 전사적 위기관리 등 기업 법무 전반을 경험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 주주권행사팀장을 역임하며 국내외 상장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주주권 행사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 등 다수의 공공·금융기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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