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증거를 외면한 법원이 조작 기소를 정당화했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800만 달러 대북송금 및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0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2. 연합뉴스
검찰의 조작사건은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하범(下犯)을 별건으로 구속해서 겁을 주고 거기다가 기소하겠다고 위협하여 허위 진술을 받아낸 다음, 이 허위 진술로 표적을 기소합니다. 만약 하범과 표적이 연결되지 않으면 중간 표적을 만들어냅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사건의 표적은 이재명 도지사, 중간 표적은 이화영 부지사 그리고 하범은 김성태 쌍방울 회장입니다. 김성태는 계열사 나노스의 주가조작을 위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준 혐의로 처벌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혐의를 가볍게 처벌하겠다는 검찰의 거래에 응하여 김성태는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와 이재명 방북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했다고 허위로 진술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검찰 특수부가 경찰보다 입건 대비 기소비율이 높았던 것은 그들의 능력이 우월해서가 아니라, 이 같은 수사패턴을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가진 자가 하범을 별건으로 구속하고 기소하겠다고 압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본범의 본건을 수월하게 기소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진짜 범죄자를 잡을 수도 있지만, 이재명-이화영 사건처럼 허위 사실로 범죄를 뒤집어씌울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에게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함께 부여하는 제도가 위험한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의 조작 사건의 증거는 하범의 ‘거짓말’, 즉 ‘허위의 진술증거’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법원이 공정하게 재판절차를 진행한다면, 억울한 결과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피고인 이화영은 왜 유죄판결을 받았을까요?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불의 허구성
2018~2019년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에 북측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이 중요한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김성혜 실장을 유일하게 접촉할 수 있는 남측 인물이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었고, 그런 이유로 국정원이 안부수에게 정보원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2018년 10월경 이화영 부지사가 공식 방북 과정에서 북한에 인도적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11월경 북한 김성혜가 이화영이 황해도 시범농장 설치를 약속했음에도 그 진전이 없어 내가 난처해졌다”면서, 안부수에게 200~300만 달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10월경 당시에는 제안에 불과했고, 협약 체결은 그로부터 석 달 뒤인 2019년 1월 17일에 이루어졌습니다. 더구나 유엔의 대북 제재가 존재하는 상태라서 경기도는 2019년 2월 말경에 예정된 하노이 회담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협약도 체결하지 않았는데 사업의 진전이 없다고 불평했다는 것은 핑계였습니다. 즉 김성혜가 이화영을 핑계로 대면서 안부수를 통해 통전부 활동비와 상납 뇌물을 조달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위와 같은 김성혜의 핑계를 이용하여 검찰은 2018년 10~11월경 이화영 부지사가 김성혜에게 스마트팜 사업을 약속했다가 이것을 이행하지 못해, 쌍방울그룹이 500만 달러를 대신 준 것이라고 기소했습니다. 만약 이화영이 정말로 김성혜에게 돈을 약속했다면, 안부수는 곧바로 이화영 부지사에게 김성혜가 돈 달라 하더라”고 독촉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부수는 제일 먼저 국정원 직원에게 이 돈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국정원 직원이 이를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안부수가 쌍방울한테 얘기할까”라고 말했다고 국정원직원이 대북송금 사건 공판에서 증언했습니다.
공판에 제출된 국정원문건을 보면, 김성혜는 안부수에게 친구로서 부탁한다”고 말하고, 안부수는 김성혜에게 친구를 살려야 한다는 심정으로 자금을 마련한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북한의 김성혜가 이 돈을 만들지 못해 권력에서 밀려날 때 가장 불리해지는 사람이 이화영 부지사일까요, 아니면 안부수일까요? 이화영 부지사는 김성혜가 실각하든지 말든지 전혀 상관없습니다. 담당자가 바뀌면 새로운 사람과 협의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부수는 김성혜가 실각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김성혜와 유일하게 접촉할 수 있다는 이유로 존재가치를 가지는 사람이 바로 안부수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안부수를 통해 김성태는 북측 인사들을 소개받고, 2019년 1월 17일 북측 조선아태위와 사업권 대가 1억 불의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2주 뒤인 2019년 1월 29일 쌍방울은 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계열사 나노스의 IR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에서의 희토류 채굴을 주된 사업으로 기재하고, 500만 달러를 계약금이라고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뒤 500만 달러가 계약금으로 지급되고, 2019년 5월 12일 쌍방울은 북한 민경련과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여기에는 지하자원채굴, 관광사업, 에너지사업, 철도사업, 농축수산협력사업 등에 대한 이권이 보장되었습니다.
당시에 김성태가 해외투자자들로부터 신임을 얻기 위해 경기도 및 이화영 부지사와 사업을 공동으로 하는 것이라고 허위사실을 홍보했는데, 경기도와 쌍방울의 공동사업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았고, 당연히 그에 관한 어떤 문서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2019년 5월 12일자 쌍방울-민경련 합의서 제8조에 있는 농축수산협력사업은 쌍방울이 북한에 투자해서 생산한 농축수산물을 남한에 팔아 이윤을 남기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도의 대북사업은 경기도가 북한에 스마트팜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인도적인 사업으로 이윤을 남기는 게 아닙니다. 이 두 개의 사업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성태는 쌍방울의 사업을 위한 계약금 500만 달러를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 대납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렇게 이화영을 압박하면, 김성태를 가볍게 처벌해 주겠다고 검사가 약속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스마트팜 비용 대납이라는 허위 진술과 함께 쌍방울의 법인카드를 이화영에게 줬다고 거짓말을 해서 이화영을 궁지에 몰아 이재명 지사에게 불리하게 진술하도록 하려는 것이 검찰의 계획이었습니다.
이재명 방북비용 300만 불의 허구성
쌍방울과 북한 민경련의 2019년 5월 12일자 합의서 제14조 제2항에 양측은 본 합의서 내용을 비밀로 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북한 평양에서 공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김성태로서는 북한과의 계약을 공개해야 계열사 나노스의 주가를 띄울 수 있는데, 비공개로 정했기 때문에 북한에서의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2019년 6월 작성된 쌍방울의 내부문서 에는 5월 계약서를 구체화하는 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2019년 7월 1일자 쌍방울 부회장 방용철 지시사항에는 최우선적으로 회장님의 방북 추진”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으며, 2019년 9월 26일자 방용철의 협의자료에는 통일부와 비공식 접촉을 통해 회장님 방북에 대한 입장 타진”을 적고 있었습니다.
그 뒤 작성된 방용철과 북측 아태위 송명철의 2019년 10월 2일자 회의록은 쌍방울의 평양사업설명회를 준비했던 실무회의로, 북한을 방문할 사람들을 자세하게 열거하였습니다. 참가자로 쌍방울 그룹 이하 계열사 사장단, 민경련 회장 이하 계열사 사장단, 그리고 장원그룹(필룩스, 산하 계열사)까지 자세하게 열거하고 있는데, 어디에도 경기도 인사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방북비용으로 2019년 12월 경에 조선아태위 송명철에게 230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것이 김성태와 검찰 주장의 요지였습니다. 그러나 2019년 9월 중순경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직선거법위반죄로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당장 도지사 자리도 쫓겨나고 앞으로 10년은 공직선거 후보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처지의 이재명 지사를 위해 30억 원이 넘는 거금을 북한에 줬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납니다. 당시에 모든 평론가가 이재명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평가하던 때였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무죄판결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7개월 뒤인 2020년 7월이었습니다.
최우선적으로 회장님의 방북 추진”이라는 문구에서 드러나듯이, 쌍방울이 북한에 준 300만 불은 ‘이재명 도지사의 방북비용’이 아니라 ‘김성태 회장의 방북비용’이었습니다. 주가를 띄우려면 공개해야 하는데 합의서의 비공개 조건으로 평양에서 사업설명회를 치러야 계약 사실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성태는 방북이 절실했던 것이고, 자신의 방북을 위해 조선아태위에 300만 달러의 뇌물을 줬던 것입니다. 애초에 이 사건은 북한의 통전부가 김성태와 쌍방울 그룹을 속여 800만 달러를 편취한 사기 사건이었습니다.
진술증거로 비진술증거를 배척한 판결은 과연 상식적인가?
500만 불이 쌍방울의 계약금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 , , 그리고 300만 달러가 김성태의 방북비용이라는 사실을 추론하는 , , , 이라는 비진술증거가 공판에 제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자료가 검찰의 증거였는데, 5만여 쪽이 넘는 기록 속에 공소와 모순되는 증거가 존재하는 사실을 검찰 자신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러나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위 모든 비진술증거를 배척하고, 김성태, 방용철, 안부수의 진술로 유죄판결을 선고했습니다. 판결서의 각 쟁점에서 증거라는 항목에 김성태의 진술에 의하면…”, 방용철의 진술에 의하면…”, 안부수의 진술에 의하면…”이라고 유죄의 이유를 서술하였습니다.
김성태 등의 법정 진술 절차도 비정상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들이 거짓 진술을 외우지 못할 것을 염려한 검사가 대여섯 줄 되는 조서의 문장을 죽 읽었고, 이들이 예”라고 대답했습니다. 형사소송규칙은 주신문에 대하여 유도신문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증인이 최대한 자신의 기억에 따라 진술하게 하려는 것이고, 이를 증거재판주의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대북송금 재판에서 벌어진 증언은 검사가 주장하고 증인이 동의하는 형태로 이루어졌고, 이러한 절차의 위법성은 유도신문의 불법보다 더 무거운 것입니다. 이러한 증언 방식에 대해 변호인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이의를 기각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재판부가 피고인 이화영의 무죄 및 (당시에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잠재적 피고인인 이재명의 무죄를 증명하는 위 비진술증거들을 배척하는 이유를 판결서에 전혀 쓰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 형사소송법 제323조가 유죄판결을 간략한 방식으로 쓸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 기인합니다. 왜냐하면 현행 법률에 따를 때, 판사가 피고인의 무죄를 추론하는 증거를 배척하는 이유를 쓰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23조(유죄판결에 명시될 이유)
①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
②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이유 또는 형의 가중, 감면의 이유되는 사실의 진술이 있은 때에는 이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판사가 독단적으로 무죄 증거를 배척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을까요? 그것도 진술증거로써 비진술증거를 배척하는 것을 어떻게 해야 방지할 수 있을까요? 인간은 끊임없이 타락할 여지를 지니며, ‘인간의 말’은 오염될 가능성을 언제나 품고 있습니다. 진술증거로써 비진술증거를 배척하는 것은 대단히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행위입니다. 결국 법관의 이러한 독단을 막으려면, 배척하려는 증거를 판결문에 반드시 게시하게 하고, 이 증거를 배척하는 이유를 꼭 명시하게 하는 의무를 지워야 합니다. 다음은 그러한 취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입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323조(유죄판결에 명시될 이유)
③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무죄의 증거를 주장한 때에 법관은 그 증거를 반드시 판결문에 게시하고, 이 증거를 배척하는 이유 및 그에 반대되는 유죄의 증거를 더 신뢰하는 이유를 명시하여야 한다. 본항을 위반한 이유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상소한 때에는 상소심은 반드시 이에 대한 판단을 판결문에 명시하여야 한다.
피고인의 무죄를 추론하는 증거 일부를 누락하여 판결서에 인용함
신진우 판사가 피고인 이화영의 유죄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유일하게 인용하는 비진술증거가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입니다. 김성태의 진술을 적은 것이어서, 이것을 엄격한 의미의 비진술증거라고 평가하기도 어렵지만, 어쨌든 외국계 헤지펀드로부터 투자자금 조달업무를 맡은 김태균에게 김성태, 방용철이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회의록입니다. 판결서는 5차에 걸친 회의록의 회의내용 전문을 이례적으로 전부 인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신진우 판사가 교묘한 왜곡을 저질렀습니다. 특별한 단어가 들어간 두 문장을 뺐는데, 결코 실수라고 할 수 없고 의도적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2019년 1월 26~27일에 진행된 제2차 회의록과 2019년 2월 23일의 제3차 회의록입니다.
회의록에 의하면, 당시 이화영 부지사가 쌍방울의 사업에 참여하는 것처럼 김성태가 허풍을 떨었는데, 해외투자자, 정확히는 미국계 헤지펀드가 에비던스(evidence)를 요구한다고 김태균이 요청하였고, 이것이 가능하다고 김성태가 2, 3차 회의에서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2019년 3월 7일자 4차 회의에서는 지금까지 에비던스를 요구했던 미국계 헤지펀드(의 열의)가 식었는데?→일본, 홍콩, 중국 모두 검토”라고 김태균이 보고하고, 다시 경기도 계속 지원 여부?”를 묻고, 김성태가 변함없음”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2019년 4월 2일~3일자 마지막 5차 회의까지도 앞서 말했던 에비던스는 결국 회의록에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신진우 판사는 회의록의 회의내용 전문을 이례적으로 인용했으면서, ‘에비던스’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두 개의 문장을 각각 제외했습니다. 결코 실수라고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이화영이 협력한다는 에비던스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에비던스가 제시되지 않아 미국계 헤지펀드가 투자를 거절한 상황이 자신의 판결 논리와 모순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문구를 빼더라도 변호인들이 모를 거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 외에도 대북송금 판결의 문제점은 수도 없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의 비합리적인 독단이 아니었다면, 대북송금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도 피고인 이화영의 무죄가 인정되었을 것입니다. 향후 ‘대북송금 사건 판결서’와 ‘대북송금 사건의 재판 진행 과정’은 를 설명하는 교과서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결국 무죄 증거를 외면한 법원이 검찰의 조작 기소를 정당화한 것입니다. 이제 박상용 검사를 비롯한 수원지검의 대북송금 사건 조작 수사의 전모를 드러내, 이화영 부지사와 이재명 대통령의 무죄를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촉발된 검찰개혁에서 더 나아가 법원의 개혁까지 완수해야 할 것입니다. ‘사법권 독립’이라는 근대 헌법의 원칙은 1701년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는 잉글랜드 국왕의 권한을 의회가 제한하면서 창안한 것으로, ‘법관의 독단’을 보장하려고 만들었던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