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무죄…조금도 반성 없는 한동훈과 정치검사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불법정치자금 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기일이 26일로 연기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2025.11.12. 연합뉴스
뇌물 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던 노웅래 전 의원이 26일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법무부 장관 시절 노 전 의원의 피의사실을 요란하게 공표하며 유죄를 함부로 단정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를 향해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조금도 성찰하거나 뉘우치는 기색 없이 오히려 적반하장격의 태도만 보였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 맹활약하던 지난 2022년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당시 더불어민주당 현직 의원이던 노 전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직접 체포 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언론의 이목이 쏠려 생중계되는 가운데 뇌물 및 정치자금 수수에 관한 검찰의 일방적 조사 사실을 낱낱이 열거함은 물론, 노 전 의원이 거짓 여론전 을 펼치고 있다고 비방까지 가하는 내용이었다. ☞ 법무장관이 대놓고 휴지조각 만든 피의사실 공표죄
노웅래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되어 있는 녹음파일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청탁을 주고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 라고 말하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 돈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도 귀하게 쓸게요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 라고 돈을 줘서 고맙다고 하는 노웅래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있고, 저번에 도와주셔서 잘 저거를 했는데 또 도와주느냐 라는 노웅래 의원의 목소리가 녹음된 전화 통화 녹음파일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노웅래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있고, 청탁받은 내용이 적힌 노웅래 의원의 자필 메모와 의원실 보좌진의 업무수첩도 있으며 청탁을 이행하기 위해서 공공기관의 국정의정시스템을 이용해서 청탁 내용을 질의하고 회신하는 내역까지 있습니다.
노웅래 의원은 브로커로부터 6000만 원의 뇌물 및 정치자금을 받았고, 단순히 불법 자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브로커의 청탁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국회 보좌 조직까지 이용했습니다. 자기 목소리가 나오는 돈 받는 현장 녹음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의 조작이라고 거짓 여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요청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 2022.12.28. 연합뉴스
역대 법무부 장관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의 피의사실공표 현장이었다. 과거 법무장관들은 체포 동의 요청 취지 설명 을 하더라도 대략적인 개요를 포괄적으로 언급했지, 한 전 대표처럼 선정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세부적인 혐의 내용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현직 법무장관이 형법 제126조 피의사실공표 에 관한 조문을 완전히 휴지 조각으로 만든 것이다. 피의사실공표죄 위반을 우습게 아는 검사들 버릇 그대로였다.
당사자가 혐의를 완강히, 일관되게 부인하는데도 법무장관이 검증되지 않은 검찰 측 주장을 국회 본의의장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선동하듯 쏟아내자 노 전 의원은 즉각 신상발언에 나서 격앙된 목소리로 항변했다. 정작 자신에 대한 소환 조사 때는 녹취록의 존재나 내용을 전혀 고지하지도, 묻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혐의를 막무가내로 기정사실화할 수 있느냐는 분노와 억울함이 잔뜩 배어있었다.
한동훈 장관, 증거가 차고도 넘친다고 얘기했는데, 그렇게 차고 넘치면 왜 조사 과정에서 묻지도, 제시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습니까. 돈을 줬다, 녹취가 있다, 그거 우리 행정비서가 퀵서비스를 통해서 (전달자가 몰래 의원회관에 두고 간 돈을 다시 돌려)보냈다는 건데, 증인도 있고, 돈 줬다는 사람도 자기가 돌려받았다고 하는 건데 그걸 녹취했다고 지금 새로운 내용으로 부풀려서 언론플레이를 해서 사실 조작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검찰이 만든 작품입니다. 뇌물받은 것처럼 언론플레이 해서 재판도 받기 전에 저를 범법자로 만들었고 저는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검찰은 이틀이 멀다 하고 불법 피의사실공표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환 조사에서 그 같은 문자 내용도, 녹취록도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한 번 조사조차 안 해놓고는 갑자기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녹취록이 있다고 합니다. 의례적인 인사로 고맙다고 한 게, 그게 돈을 받은 겁니까? 제 말을 고의적으로, 악질적으로 왜곡시켰습니다. 이건 정상적인 수사가 아닙니다. 사람 잡는 수사입니다!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민주당이 당론 없이 자유투표 를 결정한 가운데 여야 의원 상당수가 노 전 의원의 호소에 공감해 결국 체포동의안은 표결을 거쳐 부결됐다. 그로부터 2년 11개월, 검찰이 2023년 3월 불구속 기소한 시점으로부터도 2년 8개월이나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뇌물수수·알선수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은 노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노 전 의원이 2020년 2∼12월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발전소 납품 사업 및 태양광 발전 사업 편의 제공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 씨에게서 5차례에 걸쳐 총 6000만 원을 받았다며 징역 4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검찰이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박 씨 아내 조모 씨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두고 영장주의와 적법 절차를 위반한 위법 수집 증거 라며 증거능력을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사업가 박 씨에게도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박 씨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선거비용 등 명목으로 3억 3000만 원을 건넨 별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5개월을 선고받았다.
2024년 2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의 발표에 따라 사실상 컷오프 된 노 의원은 이곳에서 나흘째 단식 농성 중이다. 2024.2.25. 연합뉴스
이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던 중 노웅래 전 의원이 무죄가 됐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구속(체포) 동의 요청을 할 때 돈 부스럭 소리까지 다 녹음돼 있다고 했다 며 그러면 노웅래 전 의원은 (그 사건으로) 국회의원 출마도 못 했는데, 지금까지 있었던 걸 누가 보상할 거냐? 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난 25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위증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 때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가 검찰 측이 터무니없이 무더기로 신청한 증인 64명 중 6명만을 채택하자 수원지검 검사 4명이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고 전원 퇴정한 행태를 들어 노웅래 전 의원이 증인 채택 요구해서 안 들어준다고 퇴정하면 법원에서 가만히 있겠느냐 며 검찰이 넋이 빠진 놈들이다. 당나라 검찰 이라고 흥분하기도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날 법사위에서 노웅래 전 의원이 무죄가 났는데 이게 2년 8개월 만이다. 김영철, 고형곤, 송경호, 한동훈 등 친윤 검사들이 한 불법 별건 수사이고 위법 수집 증거 때문에 전부 무죄가 났다 며 무죄가 나도 회복시킬 수가 없다. 2024년 총선에서 노웅래 전 의원의 지역구(서울 마포갑)에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당선됐다. 친윤 검사들은 이렇게 할 수 있다. 이화영 수사한 사람들도 이 친윤 검사들이고 똑같은 맥락 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대북 송금 사건이 아니고, 이재명 대통령과 상관없는 이화영 부지사의 위증 사건에서 5일 동안 진행되는 국민 참여 재판에 검찰이 64명의 증인을 신청하니까 재판부가 조정을 했는데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퇴정한 것 이라며 국참 재판에 깽판을 친 거다. 지난번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이유로) 검사장 18명이 집단행동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게 다 검찰권 수호에 목매는 검사들이 국민을 겁박하고 항명하고 조폭처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설명할 때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의 주범인 양 몰았고,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을 설명할 때는 생생한 묘사까지 하면서 체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검사 의 DNA가 가감 없이 드러났다 면서 그러나 법원은 이런 주장 모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의 법 절차 위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 며 불법 수사를 질타했다 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럴 리 없겠지만 한동훈은 이재명, 노웅래 두 분에게 사과해야 한다. 한동훈은 정치검사 중 엘리트로 승승장구해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까지 됐다. 윤-김 부부의 눈 밖에 나기 전까지는 한동훈이 윤석열 정권 탄생과 유지의 핵심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며 윤석열에게 부역했던 자들이 이제 한동훈을 합리적 보수 정치인 인 양 치켜세우지만, 그는 뼛속까지 정치검사 일 뿐 이라고 단언했다.
같은 당 신장식 의원은 한 전 대표의 부스럭 표현에 빗대 한동훈 씨, 본인 양심 바사삭 깨진 소리는 안 들리나? 라며 20년 수사 실력도 알고 보니 편지 봉투 한 장보다 얄팍한 것 같다. 위법 수집 증거 배제 법칙도 모르고 유죄를 자신했으니 하는 말 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페이스북 해당 글에 #조선제일혀? 라는 해시태크도 달았다.
2023년 11월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김영철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 관련 자료. 윤석열 사단 핵심으로 통했던 김영철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시절 노웅래 전 의원 뇌물 수수 혐의 사건도 수사했다.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는 한동훈과 그 수하 김영철 검사가 이정근–박우식 사이의 알선수재 사건을 별건 으로 틀어 노웅래 사건과 이른바 (민주당) 돈봉투 의혹 에 집중해온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법원은 그들의 위법한 수사 방식을 분명히 확인해줬다 면서 오랜 시간 심장을 찌르는 듯한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온 노웅래 전 의원의 세월이 얼마나 무겁고 처절했을지 잘 안다. 그 무거운 시간 끝에 비로소 정의의 문이 열렸다. 진실은 멀어 보일 때도 있지만, 결국은 제 길을 찾아 나오는 법 이라고 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이제 한동훈이 사과할 차례다. 국회에서 자신 있게 돈 세는 소리 까지 공개하며 노웅래 의원을 경멸했고 민주당을 조롱했던 한동훈이 한동훈답게 사과하는지 봐야겠다 면서 정치검찰의 행태도, 그날 체포동의안 설명 때 내가 느꼈던 분노도 다시 떠오른다. 이 엉터리 사건에 한동훈이 책임져야 할 거다. 주장이 대립할 때마다 늘 뭔가 걸자고 했던 한동훈식 자신감이면 책임지는 건 당연한 일 이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검찰은 이례적으로 노웅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무려 3개월 만에 기소했다.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체포영장부터 (쳤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검찰의 엉터리 수사는 처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며 한동훈 장관의 당시 설명이 전직 장관들의 경우에 비해 지나치게 길었다. 부실한 수사를 그날 장광설로 다 채우려 했기 때문이다. 이 엉터리 수사와 체포동의안 설명이 별건 수사와 위법 절차로 범벅되었다는 사실이 내가 한동훈 전 장관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지라고 하는 이유 라고 설명했다.
당사자인 노웅래 전 의원은 무죄 판결 성명서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심장을 칼날로 후비는 고통, 법대로 바로잡는 데 1104일 걸렸다. 윤석열 정부의 정치검찰 공화국 민낯이 또다시 만천하에 드러났다. (…) 제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검찰의 조작 사건은 명백한 허구였음이 밝혀졌다. 제 사건은 윤석열 정부 정치검찰이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 꾸며낸 사건이었다. 실체 없는 허위 사실과 불법 수집된 증거에 의존해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처음부터 범법자로 낙인찍고 몰아간 정치 탄압의 대표적 사건이다.
정치검찰은 돈을 줬다고 하는 사람은 기소도, 입건도 하지 않았고 수사 검사는 직접 기소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법 기소를 강행했다. 다른 사건의 증거를 적법 절차 없이 제 사건의 증거로 위법하게 꿰맞추는 등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했다. 저를 범법자로 몰아간 정치검찰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김민구 검사, 고재린 검사, 그리고 김영철 부장검사! 바로 이 자들이다. 많은 국민이 정치검찰에 걸려 한순간에 인생을 망치거나 제 명을 살지 못하고 황천길로 갔다. 그러나 검찰은 단 한 번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았고 책임도 지지 않았다. 이제 정치검찰은 바뀌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한동훈 전 대표는 27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노웅래 전 의원 등에 대한 1심 판결은 돈을 주고받은 실체 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받는 녹음파일 등의 증거수집 절차 를 문제 삼은 것으로 항소심에서 바로잡힐 것으로 생각한다 며 민주당, 조국 등이 이제와서 마치 돈 주고받은 실체가 없는 것처럼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 고 반박했다. 노 전 의원에 대해서는 일말의 미안함도 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