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학습했으면 돈 내라”…EU, 콘텐츠 사용료 체계 추진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EU가 AI 학습용 콘텐츠 사용료 체계 마련에 착수했다. / 출처 = Unsplash
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AI) 학습용 콘텐츠 사용료 체계 마련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각) 현지 매체 유랙티브(Euractiv)는 EU가 창작자 보상과 AI 기업의 합법적 데이터 접근을 동시에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저작권 입법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AI 저작권 논쟁이 ‘무단 학습’ 공방에서 ‘사용료 체계 설계’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라이선스·중재·보상까지…2027년 1분기 입법 목표
EU 집행위원회(EC)는 이날 ‘유럽 창의·혁신을 위한 저작권 환경 개선 목표형 이니셔티브’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했다. 의견 제출 기한은 6월 25일까지다. 집행위는 2026년 2분기 공개 협의를 거쳐 2027년 1분기 법안 채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은 AI 학습용 콘텐츠 거래 구조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 우선 저작권자가 자신의 콘텐츠가 AI 학습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AI 개발사의 정보 제공 의무를 강화한다.
이어 저작권자와 AI 기업 간 라이선스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중재·조정 절차를 공식화한다. 여기에 창작자가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추가 법적 장치 도입도 검토한다. 그동안 사실상 무상으로 활용돼온 AI 학습 데이터에 사용료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집행위는 이번 이니셔티브가 창작자 보상 강화와 AI 기업의 합법적 데이터 접근을 동시에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기업의 데이터 접근 자체를 차단하기보다, 라이선스를 통한 합법 거래 구조를 구축하는 방향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논의는 AI만을 겨냥한 입법은 아니다. 온라인 불법복제 대응, 연구 목적 저작권 예외, 음악 로열티 상호주의 등도 함께 포함된 포괄적 저작권 체계 개편이다.
EU AI법(AI Act)이 학습 데이터 공개와 투명성 의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논의는 ‘누가 얼마를 받을 것인가’라는 보상 체계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EU 규제가 ‘투명성’ 단계에서 ‘보상’ 단계로 넘어가는 변곡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럽 저작권 소송 확산…빅테크 혁신 위축” 반발
이번 입법 논의 배경에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저작권 소송이 있다. 지난해 11월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독일 음악저작권협회 게마(GEMA)가 오픈AI(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라이선스 없는 가사 저장·출력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오픈AI는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유럽에서는 AI 학습 데이터와 저작권 충돌 문제가 본격적인 사법 판단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헨나 비르쿠넨 EU 기술 담당 집행위원은 많은 저작권자들이 콘텐츠를 공유할 의향은 있지만 공정한 대가를 원한다”며 AI 모델 개발자와 저작권자 사이의 라이선스 모델 가능성을 더 넓히겠다”고 말했다.
12일 열린 EU 문화부 장관 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은 비슷한 방향의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다. 앞서 빅테크 업계를 대변하는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이번 움직임은 혁신 기업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유럽의 디지털 경쟁력을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고 반발했다.
EU 내부에서는 AI 경쟁력보다 창작 생태계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 작곡가·저작권자 협회연합(GESAC) 사무총장 아드리아나 모스코소 델 프라도는 혁신·공정성·문화주권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