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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검찰 개혁 완성하려면 ‘시민 참여’ 제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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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법과 검찰개혁법이 속속 제정되면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12.3 계엄 난동으로 빚어진 혼돈 상황의 그 어둡고 참담했던 그림자가 마침내 걷히고 있다. 당연히 이뤄내야 할 이 시대의 중차대한 과제이지 않을 수 없다. 여기까지 온 것만도 참으로 다행스러운 성과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점이 남아 있다. 바로 윤석열 내란을 실질적으로 지켜낸 ‘국민’ ‘시민’의 존재를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시민은 단지 투표일에 투표만 하는 수동적 피통치자일 수 없다. 시민이야말로 이 나라 정치와 사회의 실질적인 주권자이다. 국가사회 시스템의 룰(rule) 제정자이고 정책결정자로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해야 한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 공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법안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2026.1.20 연합뉴스 검찰의 ‘선택적 불기소’ 시민이 통제해야 한다 이제까지 검찰은 자신들 자의대로 기소, 불기소를 독점적으로 결정해왔다. 검찰이 검찰 출신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서도 끝까지 ‘자기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면서 결국 불기소 처분했던 사건은 너무도 유명하다. 또 ‘라임 사태’ 관련 룸싸롱 술접대 검사에 대해 신출귀몰한 셈법을 동원하며 불기소한 바 있었다. 이제 이러한 검찰의 ‘선택적 불기소’ 행태는 근본적으로 지양되어야 한다.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검찰조직 내부가 아니라 지방법원이나 그 지부 소재지에 설치된 기구이다. 원래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 못했지만, 2009년 5월부터는 검찰심사회의 의결에 법적 구속력이 부여되었다. 이를 기소의결 제도라고 하는데, 기소 의결이 내려진 경우 법원이 지정한 공소유지 변호사가 그 사건에 관하여 신속하게 기소한다. 현재 전국 지방법원과 지방법원 지부가 있는 장소에 총 165개 소의 검찰심사회가 설치되어 있다. 각지의 검찰심사회 구성원은 20세 이상인 공직선거법상 유권자 중 무작위로 선출한 11명으로 구성되며, 같은 수의 후보 인원도 선출된다. 임기는 6개월이고, 1948년 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59만 명 이상의 시민이 검찰심사원 또는 보충원으로 선정되어 활동하였다. 연간 약 7300명이 검찰심사원으로 선발되고 있다. 각지의 검찰심사회는 11명의 심사원 중 8명 이상의 동의로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사건에 대하여 기소 의결을 하게 되면 기소를 강제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검찰도 일본의 이 제도를 본떠 만들었다는 검찰시민위원회가 있지만, 아무런 법적 구속력도 없는 유명무실한 제도에 불과하다. 이제 본래 검찰 조직의 주인인 시민이 나서서 검찰의 권력 남용을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검찰 권력에 대한 시민의 민주적 통제(Democratic Control)가 실현될 수 있으며, 검찰개혁 역시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법원 행정은 우리 사법부처럼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각급 법원의 법관을 비롯하여 법조 직역 종사자, 의회 의원 그리고 일반인까지 포함되어 구성되는 사법협의회가 주요한 역할은 수행한다. 한편, 유럽연합에서 법관의 인사 특히 임명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구는 사법위원회(Councils for Judiciary)이다. 그런데 이 사법위원회의 위원은 반드시 법관이 아닌 민간위원이 3분의 1 이상 위촉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사법부가 법관 독점의 시스템이 아니라 시민이 개입하고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제도화되어 있는 것이다. 사법개혁은 단순한 입법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반드시 주권자인 시민이 사법 행정에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사법 민주화의 진정한 구현일 것이며, 그야말로 민주주의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9.28. 연합뉴스. 경찰 권한 역시 시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이제껏 무소불위 과도하게 집중되었던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경찰의 권한은 당연히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렇게 경찰의 권한을 강화하려면 경찰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일련의 제도적 장치 역시 반드시 병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국가인권위의 통계에 의하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불리한 진술 강요’, ‘폭행ㆍ가혹행위’, ‘폭언ㆍ욕설’ 등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 상담 건수가 2만 4,265건에 이른다. 또 ‘2019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에 따르면 경찰의 신뢰도는 2018년보다 0.5%p 줄어든 2.2%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영국은 2002년 제정된 경찰개혁법에 근거해 2004년부터 경찰비리민원조사위원회(IPCC)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수백 명으로 구성된 이 독립적 경찰감시기구에는 의장과 위원에 경찰경력이 있는 인사를 철저히 배제해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직권으로 경찰의 위법행위를 조사할 수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경찰관 기소를 검찰총장에게 권고하고 요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검찰개혁 이후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경찰의 과도한 권한 통제라는 과제에서 영국 경찰비리민원조사위원회와 같은 시민의 통제라는 시스템이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국민주권 정부’가 그 실질적 내용을 가지려면 민주주의란 대중들이 단순한 참여의 범주를 넘어서 자신을 지배하는 지배자를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는 것, 즉, 어떠한 권력 행위에 대하여 대중들이 감시하고 평가하며 그에 상응하는 판단과 행동을 내릴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현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임을 스스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주권 정부’라는 그 이름이 진정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사법과 검찰 그리고 경찰 기관에 대한 국민, 시민의 통제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국민주권 정부’라는 그 이름이 공허하지 않고 명실상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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