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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해명 대신 돌봄교실로 간 윤석열의 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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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원주의 한 돌봄학교에서 아이들과 술래잡기 놀이에 즐거워하는 윤석열 대통령. 2024.3.21 사진 대통령실 국민의 눈앞에서 사라진 윤석열 대통령은 아이들의 품속으로 들어가 안겼다.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그를 돌보는 듯했다. 어린이들과 술래잡기를 하는 그의 모습은 기괴한 국민들의 눈을 피해 그 자신이 '술래'가 된 것이었다. 국민들과의 술래잡기 놀이를 벌이는 듯했다.  ‘도주 대사’로 불리는 이종섭 호주 대사가 빗발치는 국민의 분노에 의해 소환되듯 긴급 귀국한 21일 그는 자신이 임명해 호주로 내보낸 ‘피의자’ 이종섭과 관련한 사태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이 어린이들의 술래잡기 놀이에 어울렸다. 그가 이날 찾은 원주의 초등학교는 ‘늘봄학교’로 지정된 곳이었다. 방과 후 교실과 돌봄 교실을 통합·확대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과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교육부가 밀어붙인 이 프로그램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강행해 업무 폭탄이라는 학교 현장의 반발이 컸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지금의 궁지를 피해갈 자신의 '치적'의 과시가 필요했던 것일까. 혹은 국민들의 눈에서 사라져 그 자신을 돌보기로 작정했던 것일까. 국민들의 아우성에다 국민의힘 ‘친윤’ 의원들조차 자신을 공격하는 데 ‘격노’하고 상심했을 그는 자신의 상처 입은 마음을 돌봐줄 품과 손길을 찾아 어린이들의 놀이 교실로 찾아간 것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들의 소박한 공간에 무례하게 '난입'한 것이며, 아이들을 그 자신의 자기위안에 이용한 것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년간 보여온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에 또 하나를 더하는 모습이자 그 기괴함이 더욱 끝 간 데를 모를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오후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명륜초등학교를 방문해 학부모, 교원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늘봄학교 ‘초1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대통령은 간담회에 이어서 늘봄학교에서 운영 중인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아이들과 짝꿍 술래잡기 활동에 함께 참여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촬영해 공개한 사진 속에서 윤 대통령은 아이들과 함께 술래잡기를 하며 해맑게 웃고 있다. 같은 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다 출국했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귀국했다. 지난 10일 주호주 대사 내정자 자격으로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사에 대해 “사퇴 요구를 피해 가려는 궁색한 행보이며 보여주기식 귀국이다” “급작스럽게 귀국해 공수처에 조사 일정을 압박하는 것도 수사받는 공직자로서 적반하장 같은 태도”라는 지적과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 대사와 함께, 오히려 이 대사보다 더욱 이 사태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할 이는 윤 대통령이다.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 대사 임명을 강행하고 출국시킨 것의 결정자는 윤 대통령 자신이다. 피의자인 이 대사를 임명하고 출국금지까지 풀어서 내보낸 것은 윤 대통령 자신에게 쏠리는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 앞에 윤 대통령은 답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이 없다. 자신의 배우자 김건희 씨에게 쏠린 의혹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기자회견 아닌 ‘대담 쇼’에서 사과도 해명도 아닌 반박을 한 것과도 같은 모습이다. 지난 2년간 어려운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보여왔던 침묵과 회피의 되풀이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의문에 대한 답변 대신 이날 다른 것을 꺼냈다. 민생특별보좌관(민생특보)을 신설해 ‘20년 지기’인 검찰 수사관 출신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을 임명한 것이다. 전날 주 특보가 여당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권에서 빠진 것에 대해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개 비판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4시 21분경 언론 공지를 통해 주 특보 임명 소식을 밝혔고, 그 직후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 특보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3가지 일이 겹친 21일, 대통령실이 공개한 술래잡기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윤석열과 윤석열 정권의 초현실적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자 그 결정판과도 같은 장면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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