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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지도자 잃은 이란 신정체제 이대로 와해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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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 시민들이 1일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거리로 나와 추모하고 있다. 2026. 3. 1 테헤란 EPA 연합뉴스  하루 아침에 권력의 정점인 최고지도자를 잃은 이란의 신정체제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다음날 확인된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37년 동안 이란을 실질적으로 통치해 온 최고 지도자란 점에서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권력 서열 1위라는 실질적, 정치적 의미뿐 아니라 1979년 수립된 이슬람 신정체제의 모태이자 근간인 이슬람혁명 정신의 총아가 제거됐다는 점에서 정신적 충격파가 상당할 것이다. 신의 대리인 격인 최고지도자가 종교·정치 권력의 정점에서 통치하는 이슬람공화국 체제의 존폐가 위협받게 됐다는 뜻이다. 특히 이런 변화가 이란 내부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정체제 와해를 부르짖던 미국과 이스라엘 등 외력에 의한 것이어서 불확실성이 한층 증폭된다. 일단 최고지도자의 유고 시 권한 대행을 규정한 헌법 111조에 따라 대통령,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1명으로 구성된 3인의 지도자위원회가 1일 구성됐다. 하지만 37년을 버텨온 절대 권력자의 사망으로 생긴 진공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순조롭게 메워질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권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치열한 암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득권을 대체할 정치·이념적 야권 진영이 존재하지 않는 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혁명수비대를 위시한 군부가 권력을 틀어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군부는 올해 초 반정부시위 때 시민들을 향해 주저없이 발포하며 체제 수호를 실질적으로 책임졌다. 하지만 지난해 6월에 이어 총사령관을 비롯해 혁명수비대 지휘부가 사망했고, 후임자를 임명할 최고지도자도 암살돼 얾마나 빨리 조직의 안정을 꾀할지가 관건이 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강도 높게 지속되면, 이란 군부는 결정적으로 와해될 수도 있다. 과연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이런 그림을 궁극적으로 원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리아나 리비아 같은 모델은 원치 않는 그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국방, 안보 분야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알리 라리지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모하마드 모흐베르 특보 등 하메네이 측근 진영과 혁명수비대 핵심부의 관계 역시 향후 이란 권력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력이 차기 최고지도자를 원만하게 선출해 기존 이슬람공화국 체제 유지에 협력할지, 권좌를 놓고 경쟁하면서 전혀 다른 통치 체제로 이어질지에 따라 이란의 앞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들은 이란 테헤란 시민들이 1일 추모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026. 3. 1 테헤란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은 선제공격을 받고 우왕좌왕해 체제의 허점을 노출한 지난해 6월 12일 전쟁 과 달리, 이번엔 한 시간여 만에 즉각적으로, 그것도 중동 내 14곳의 미군 기지를 동시다발로 반격하는 어느 정도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8개월 동안 이란 지도부는 재정비를 통해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많은 중동 국가들을 공격함으로써 오히려 지정학적으로 전방위적 압박을 받게 된 것은 이란의 체제 유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2일 전쟁에서 걸프 국가들은 미국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번에는 자국이 직접 공격받으면서 이란의 현상 유지를 돕기보다 미국의 이란 정권 교체 노력에 협력할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가자지구 전쟁 과정에서 레바논 헤즈볼라, 가자지구 하마스와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 이라크와 예멘의 친이란 무장조직이 거의 붕괴되거나 많이 약화됐다는 점도 이란 체제로선 고립무원 을 실감할 수 있게 만든다.  외교적 지형도 이란이 비빌 언덕 을 제공하지 못한다. 오랜 동맹 러시아와 중국은 이날 자제를 호소했을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두 나라를 끌어들일 명분 마련도 쉽지 않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내 코가 석자 고, 중국은 관세 전쟁 으로 미국과 맞서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 국민의 자생적인 민주화나 왕정 복고도 현재로선 현실성이 낮은 시나리오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김혁 한국외국어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1일 연합뉴스에  이란 국민 다수가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열망하고 있으나 제도적 공백과 외부의 지원 부재로 민주주의 체제가 내부에서 뿌리내리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팔레비 왕정복고 역시 이란 내 지지 기반이 취약해 현실성이 낮다 며 혼란한 전환기에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혁명수비대 내 진보세력이 이념적으론 억압적이지만 경제·사회적으로 유연성을 수용하는 시나리오도 예측해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어느 세력이 권력을 차지하더라도 미국의 이라크식 점령이 아닌 이상, 당분간은 미국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표방하며 최고지도자에 대한 추모 열기를 구심점으로 내부 결속을 통해 시간을 벌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국무부에서 이라크와 이란을 담당했던 제니퍼 가비토는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펴낸 보고서를 통해 이란의 초기 대응은 이번 사태를 존립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며 당분간은 긴장 완화 조치가 고려 대상이 아닐 것 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진두 지휘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임시로 마련된 워 룸 에 앉아 있다. 2026. 2. 28 백악관 제공 APA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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