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AI 메모리 경쟁에 탄소·전력 비용까지 늘었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텔·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제품의 배출 구조 비교. 전력 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Scope 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자료=테크인사이츠
AI 확산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밀어 올리면서 국내 기업의 탄소와 전력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AI용 메모리 수요 급증이 반도체 제조 배출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확산, 반도체 배출 2030년까지 급증
AI 수요 확대가 반도체 생산량 증가로 직결되며 산업 전반의 배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는 반도체 제조 배출량이 2030년 2억47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단순한 생산량이 아니라 전력 의존 구조다. 반도체 제조 배출의 절반 이상은 외부에서 공급되는 전력 사용에서 발생하며,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더 많은 장비와 공정 단계가 필요해지면서 웨이퍼당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AI 확산과 맞물려 강화되고 있다. AI 연산 성능을 높이기 위해 동일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집적하는 방향으로 기술 경쟁이 진행되면서 첨단 공정 도입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로 수와 공정 단계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성능 경쟁이 곧 전력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회로를 화학적으로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서 쓰이는 불소계 가스도 배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해 적은 양으로도 배출 영향이 크게 나타난다.
결국 전력과 공정이 결합된 구조 속에서 생산 지역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같은 공정이라도 전력 탄소집약도에 따라 배출 규모가 달라지며, 화석연료 기반 전력망에 의존할수록 전력 사용이 곧 배출 증가로 이어진다.
HBM 중심 메모리 경쟁, 배출 증가 속도 더 빠르다
이 가운데 AI 성능 경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가운데서도 메모리 분야에 생산 확대 압력이 집중되고 있다.
AI 모델은 대량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불러와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연산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공급하느냐가 성능을 좌우한다. 이로 인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읽고 전달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작업 속도를 제한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서버용 D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핵심 제품으로 부상했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를 쌓아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생산 부담을 키운다는 점이다. HBM은 공정이 복잡하고 필요한 공정 단계가 많아 기존 메모리보다 더 많은 전력과 자원이 투입된다. 실제로 동일 용량 기준 기존 메모리보다 최대 5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전체 반도체 배출에서는 엔비디아(NASDAQ: NVDA) 칩이 포함된 로직·파운드리 비중이 여전히 크지만, 메모리 특히 D램의 배출 증가 속도는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결국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 생산 확대를 유도하고, 이는 다시 배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메모리 공급 확대가 곧 환경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감축 기술 도입에도 비용 부담 커져
삼성전자(KRX: 005930)와 SK하이닉스(KRX: 000660), 마이크론(NASDAQ: MU)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은 배출 저감을 위한 설비 투자와 공정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 공정가스를 처리하는 장비를 도입하고 대체 소재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생산 확대와 감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흐름이다.
SK하이닉스는 제품 단위 배출 강도를 약 3분의 1 낮췄고, 마이크론은 2030년까지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삼성전자 역시 공정가스 처리와 제조 공정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 감축 기술 적용은 이미 생산 과정에 포함되고 있다.
문제는 감축 자체가 비용이라는 점이다. 공정가스 저감 설비는 생산라인당 수십만달러에서 수백만달러 투자가 필요하다. 생산 확대와 별도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TSMC의 5나노 공정을 각 지역에서 생산할 경우 예상되는 웨이퍼당 배출량 비교. 동일한 공정이라도 생산 지역에 따라 배출량이 달라진다. / 자료=테크인사이츠
전력 구조도 부담을 키운다. 한국과 중국처럼 화석연료 기반 전력망에서는 생산이 늘어날수록 전력 사용이 배출 증가로 이어진다. 생산 입지가 곧 배출 비용을 결정하는 변수가 된다. 나아가 생산 확대 비용과 배출 관리 비용의 상승은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는 이미 배출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아마존(NASDAQ: AMZN), 알파벳(NASDAQ: GOOGL), 메타(NASDAQ: META), 마이크로소프트(NASDAQ: MSFT)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증가에 대응해 탄소제거 크레딧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테크인사이츠는 현장 감축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생산 증가 속도가 이를 앞지르면 전체 배출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