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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민주주의의 골든타임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민주주의의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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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 산재피해를 입은 소년공 출신이자 사법연수원 시절 노동법연구회에 들어가 사회의식에 눈뜬 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이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주빌리 은행을 만들어서 악성채무 소각운동을 전개하고 경기도지사 시절 보편적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발행했던 혁신적인 경세가였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SPC 등 산재현장을 찾아가고 기업임원들과 대화하며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경감정책에 온힘을 쏟은 노동안전 대통령이었다. 그럼에도 코스피 5,000 달성과 외교무대의 성과에 가려져 노동인권 대통령 이재명의 모습이 가려질 뻔했다. 경제민주주의를 향한 헌정사적 분기점 아니나 다를까. 지난 4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노총 지도부와 만난 간담회 자리는 한국 사회가 오랜 시간 갈구해 온 경제민주주의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노동계의 요구를 경청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력 균형추로서 노조 조직 활동의 중요성, 1년 11개월 해고조장법이 돼버린 기간제법 개정 문제, 노사정 대화 재개 조건, 제3부문으로서 사회적소유와 협동조합 지원 필요성, 새로운 대안으로서 소상공인 단결권 인정 문제 등 한국경제의 주요한 경제력 불균형을 치유하기 위한 이 대통령의 오랜 문제의식과 실용적인 정책방향이 슬쩍슬쩍 비쳐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10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무엇보다도 이 대통령은 우리헌법의 경제조항들을 관통하는 경제민주주의 신봉자인 게 틀림없다. 세 차례 상법 개정으로 상당 수준의 재벌개혁을 큰 잡음 없이 이뤄냈던 것처럼 이 대통령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서 노동과 자본, 그리고 소상공인이 공존하는 경제헌법의 경제민주주의 정신과 구상을 이념논쟁을 불러내지 않고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쏘아올린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계와 관가에 만연한 싸구려 시장주의와 능력주의의 그늘을 걷어낼 소리 없는 조명탄을 터트린 셈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경제민주주의의 핵심 사항을 구석구석 건드리며 노동계와 관련 부처의 관심과 연구조사, 대안제시를 독려한 정치 지도자를 우리는 일찍이 가져본 적이 없다. 특히 노동인권 변호사 출신으로서 현장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통령이기에 기계적인 중립이 아니라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직한 중재자로서의 면모가 돋보였다. 대통령은 단결하지 않는 한 노동자는 필연적 약자일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며 13%의 조직노동자 외에 87%의 미조직노동자들이 처한 무력한 현실을 개선하고 싶은 그의 의지를 드러냈다. 노조 조직률을 넘어 단체협약 적용률의 시대로 대통령이 언급한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는 그 자체로 복지국가의 핵심 지표이자 경제민주주의의 중요 척도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을수록 부의 재분배 기능이 강화되고 사회적 불평등이 완화된다는 것은 이미 북유럽 등 구미 국가들이 증명한 보편적 사실이다. 대통령은 민주노총에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일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한국의 현실에서 뒤에서 살펴볼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조직에 의한 조직률 제고는 당연히 절실하게 요구되지만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 동시에 추구해야 할 효과적인 대안은 단체협약 적용률을 높이는 일이다. 이는 한국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이중 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사례는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가 크다. 프랑스의 노조 조직률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단체협약 적용률은 무려 90%에 달한다. 이는 산별 교섭이나 업종별 교섭의 결과가 노조가 없는 사업장이나 지역 전체로 손쉽게 확산되는 일반적 구속력 확장 제도 덕분이다. 우리 역시 기업별 노조라는 좁은 틀을 깨고 업종별, 산업별 교섭시스템으로 바꾸되 단체협약의 지역적·일반적 확장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법 개정으로 노사 간 경제력 견제와 균형의 실질적 첫발을 떼어야 한다.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노동자성 확립 오늘날 노동의 형태는 급변하고 있다. 배달 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 특별고용 노동자 등 1인 사업자의 외관에도 불구하고 그 소득이 특정 기업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 3권을 보장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노동권 보장은 단순히 한 집단의 권익을 넘어 기술 발전이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벽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도 소비자와 노동자 사이의 이익균형 문제를 심각하게 의식적으로 고민하며 이런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소비자 편익문제로만 보기에는 사회적 상처가 너무 깊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권리 보호 또한 더 이상 상담이나 지원 차원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프랜차이즈 점주나 대형마트 점주들은 법적으로는 ‘사장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본사의 지배를 받는 ‘종속적 자영업자’에 가깝다. 대통령이 이들에게도 최소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들을 파편화된 개인사업자를 넘어 대등한 협상력을 갖춘 집단적 경제주체로 인정하는 게 어떻겠냐는 중대한 제안이다. 본사의 불공정 관행에 실질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단체행동권에 준하는 조직된 힘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방문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후 경사노위와 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 2025.11.25 [공동취재] 연합뉴스 행정의 현장화: 소상공인 경제고충 옴부즈만 현재 프랜차이즈나 대형마트의 가맹점주 보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부서가 담당하고 있으나 전국적인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따라서 17개 시·도별로 독립적인 소상공인 경제고충 옴부즈만 을 설치하여 현장에서 즉각적인 고충 처리와 분쟁 조정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중앙집권적인 행정체제로는 골목상권의 미세한 불공정관행을 잡아낼 수 없다. 행정 권력이 시민의 삶의 현장으로 내려갈 때 비로소 경제력 약자인 경제주체들이 불공정관행으로부터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행정의 분권화는 민주공화국의 원리를 경제영역으로 확장하는 일이다. 옴부즈만 제도에 의해 국가권력이 시장의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방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시도단위 소상공인 옴부즈만은 지역단위의 작은 공정거래위로서 단순히 민원을 해결하는 창구를 넘어 지역경제의 생태계를 감시하고 정화하는 핵심 기제가 되어야 한다. 기업의 공유 자산 인식과 소유 구조의 다변화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이 원칙적으로 자본과 노동의 ‘공유재산’이라는 인식을 드러내며 협동조합 촉진과 노동자 기업인수가 정책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대통령이 바람직한 기업 지배구조를 ‘이해관계인 모델’로 보고 노동이사제나 이익균점권 같은 노동자 소유경영 참여 확대에도 개방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기업 소유구조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국유와 사유라는 이분법적 틀을 넘어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자세를 주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공적으로 필요한 기업을 만들 때 사유기업이나 국공유기업만 생각하는 것은 이념적인 접근일 뿐, 다양한 소유출자 방안을 섞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기존의 사유와 국공유 사이의 중간 지대인 제3섹터, 즉 협동조합 소유나 노동자 소유, 그리고 이들과 기존 소유방식이 결합한 혼종소유 부문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그래야 경제생태계의 회복탄력성이 높아지고 자본의 일방적 횡포를 내부적으로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사 갈등과 불신이 극에 달해 외부여건과 상관없이 기업이 파산까지 내몰릴 경우를 예로 들며 이런 경우에는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노동자들이 당해기업을 인수하여 노동자 협동조합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실업 예방과 기업 회생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때 정부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에 공공서비스 위탁사업 자격을 우선적으로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제민주주의의 심장: 협동조합 전문은행 노동자 기업인수, 우리사주 취득, 협동조합 설립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부분적이고 점진적인 방법이지만 새로운 소유형식을 진작하는 정책방안이다. 크게 봐서 노동자들이나 수요자들의 협동조합 소유출자를 지원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정책조치는 협동조합 전문은행 설립이다. 기존 상업은행들은 담보와 신용 등급이라는 낡은 잣대로 협동조합의 가치를 평가절하해서 여간해서는 필요한 투자와 융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노동자 기업 인수나 우리사주 취득, 협동조합 출자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융통해 줄 전문금융 인프라가 갖춰져야만 소유구조의 다양화가 실질적으로 가능하다. 협동조합 전문은행은 흔히 우려하는 것처럼 부실대출의 온상이 되지 않는다. 구성원 전체가 주인으로서 경영을 감시하고 연대하는 협동조합 구조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른바 돈을 떼일 염려가 일반 은행보다 오히려 더 낮다. 스페인의 몬드라곤이나 독일의 협동조합 은행들이 보여준 경이로운 안정성은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다. 이러한 전문은행은 경제민주주의라는 유기체에 건강한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실용적 개혁과 관료 사회의 저항 이재명 대통령은 원대한 개혁구상도 이념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역량이 탁월하다. 재벌개혁이란 용어를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고 세 차례 상법 개정으로 상당 수준의 재벌개혁을 해낸 것이 대표적인 보기다. 이번에도 대통령은 이념 논쟁을 피하면서 경제민주주의의 주요 과제를 노동계와 관련부처의 연구과제로 제시하며 대안제시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식이 현실화되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통령의 손발이 되어야 할 관료조직과 주류 학계의 뿌리 깊은 회의론이다. 신자유주의적 교조에 익숙한 주류 학자들은 노동 강화나 소유 분산이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낡은 논리를 앞세워 경제민주주의 처방을 외면한다.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구체적인 정책과 조문으로 다듬어낼 수 있는 실무적 개혁가 집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부동산 정책이나 검찰 개혁에서 보여준 대통령의 단호한 원칙이 기업 소유권과 노동권 분야에서도 관료들의 행정적 기술과 관성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 기간제법에 따른 해고강제 대책과 피지컬 AI시대의 노동보호 대책 대통령은 현행 노동법의 허점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같은 일을 하는 경우에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큰 보상을 받아야 맞고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이 커야 함에도 현실은 정반대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지금의 기간제 고용 2년 제한법이 오히려 1년 11개월 만에 해고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과제다.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노동계에 절박한 문제이니만큼 노동계가 앞장서서 적절한 개선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본원칙은 짧은 기간에 한정해서 또는 비정규직 형태로 고용하는 사용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불안정 보상금 성격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등 노동유연성의 값을 치르게 하는 데 있다. 앞으로 이 방안을 찾느라고 동석한 노동부장관을 위시한 고위관료들 머리에 쥐가 나게 생겼다. 대통령이 이들에게 그간의 행정적 관성을 깨고 필요한 법 개정안 등 대책을 마련해서 보고하라는 무언의 지시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2026.1.18.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이 대통령은 산업현장의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즉 로봇 도입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대세이며 그럴 거면 우리경제가 이 부문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운을 뗀 후 노동자들이 기술혁신의 이익을 공유하고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구체적 방안을 노동계가 앞장서서 강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동계와 간담회 자리에서 대통령이 선심 쓰듯 일방적으로 혜택을 약속하는 기존방식에서 벗어나서 시대적 과제를 공유하며 노동계에 대안제시를 요청하고 향후 국가적 관점에서 대화와 조정으로 이해관계를 조율해나가자는 제안이었다. 피지컬 인공지능 활용에 우리나라가 앞장서야 할지는 엄청나게 논쟁적인 정책현안이다. 자본 효율의 관점에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이익이 될 게 분명하지만 인공지능 로봇경제 선도국가라는 것이 과연 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익과 혜택, 불이익이 돌아갈지, 사회 전체적으로도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는 미리 속단할 수 없다. 이런 중대정책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재계, 경제전문가와 테크노크라트의 판단만으로 결정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는 추첨시민의회와 시민정책배심 등 시민의 집단지성에 의한 숙의와 동의 과정을 거쳐야 맞다. 물론 노동계가 그 1차 관문이다. 노동계의 성찰과 정책 역량의 강화 이재명 대통령의 여러 요청이나 당부에 대해 노동계가 과연 제대로 준비돼 있는지 의문이다.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기구 불참과 탈퇴 반복에 대해서도 ‘그동안 역대정부가 가끔 생색만 내고 중립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어서 그 입장에 공감한다’며 낮은 자세로 다가갔다. 그럼에도 노동계 내부에는 여전히 정부를 투쟁의 대상으로만 보는 낡은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이번에 대통령이 노동계에 연구조사와 대안제시를 요청한 사항들은 비정규직 보호방안, 특수고용 노동자 조직방안, 인공지능시대의 일자리 보호방안, 노동자 기업인수 지원방안, 협동조합 소유경영 지원방안이었다. 하나같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연구조사와 대안제시에 앞장서야 마땅한 중대한 정책현안들이지만 과연 노동계가 이론적, 실천적으로 얼마나 준비태세를 갖췄는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우리 노동운동은 임금 인상과 해고 반대 투쟁이라는 좁은 틀에 갇혀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이나 우리사주제 개혁에 적극적이지 않고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 변화와 같은 미래 의제에도 속수무책이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단순히 입에 발린 소리나 아랫사람의 생각에서 나온 게 하나도 없다. 성남의 노동인권변호사로 시작해서 다양한 행정경험을 거치며 오랫동안 생각해온 바를 과장이나 편견 없이 솔직하게 드러내며 함께 해법을 모색하자고 진지하게 제안한 것이다. 노동계도 대통령의 문제 진단과 대안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참에 정책역량을 총동원해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통령이 판을 깔아줄 때 그 위에서 함께 춤을 추며 경제민주주의의 골든타임을 잡아야한다. 노사정 대타협과 신뢰 기반의 거버넌스 다행히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노총을 조금도 몰아붙이지 않았다. 노사정 대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당장 서두르는 대신 서로 대화의 끈을 놓지 말고 신뢰 쌓기에 주력하자는 실용적 자세를 견지했다. 대타협을 위해서는 사용자의 추가비용 부담과 노동자의 유연성 양보라는 어려운 숙제가 기다린다. 무엇보다 노사 모두에게 정부가 시대와 국민의 요구에 따라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적어도 조세정의 측면에서 자본소득 철저 과세, 상속·증여세제 강화, 기업 세금감면 축소 등 부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고유한 정책의제들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 결국 4월 10일자 면담에서 드러난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통찰이 열매를 맺으려면 정치적 의지, 전문적 역량, 그리고 주체의 준비라는 세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 한다. 주류 경제학의 회의론을 돌파할 대안적 경제이론가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소상공인 옴부즈만이나 협동조합 전문은행처럼 당장 실현가능한 정책대안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래야만 대통령 한 사람의 고군분투를 넘어 시민과 노동자, 소상공인이 연대하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뒷받침될 수 있다. 경제적 시민공화국을 향한 담대한 여정 우리는 지금 소유와 경영, 노동의 엄중 분리를 넘어 소유와 경영, 노동의 부분 재결합이라는 거대한 기업사적 전환기에 서 있다. 하이브리드 소유모델과 사회적 협동조합 등 제3섹터는 자본주의의 독점적 폐해를 극복하고 경제 시민권을 확립하는 유력한 경로다. 이는 특정 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 경제헌법의 정신을 삶의 현장에서 구현하려는 고도의 헌법적 실천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경제력 불균형의 현실적 지점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비정규직과 자영업자 등 약자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민주공화국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는 관료들의 무사안일과 학계의 편견, 그리고 노동계의 경직성을 깨고 대통령의 실용적인 구상을 현실에서 구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집단의 평행선을 달리는 갈등과 쟁점에 대해서는 추첨시민의회처럼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숙의민주주의 기제를 통해 해결하며 주권자 시민들이 경제운영의 궁극적 주체로 참여하는 경제적 시민공화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4월 10일의 대통령의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 자리는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새로운 경제적 시민공화국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처방전이 외로운 외침으로 끝나지 않도록 정치권과 시민사회, 특히 노동계와 학계의 치열한 논의와 뒷받침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대한민국이 드디어 경제헌법과 경제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멋진 리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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