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장엔 사람 대신 로봇 941대…유럽 기업들 경쟁하려면 중국에 있어야”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2026 유럽 기업 비즈니스 컨피던스 서베이(BCS 2026) 표지 / 출처 = 중국 유럽상공회의소(EUCCC)
EU가 탈중국을 공식 기조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현장의 유럽 기업들은 중국 공급망 의존을 더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유럽상공회의소(EUCCC)와 롤랜드버거(Roland Berger)는 27일(현지시각) 발표한 ‘2026 유럽 기업 비즈니스 컨피던스 서베이(BCS 2026)’에서 자동화와 산업 클러스터를 앞세운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유럽 기업들이 지정학 리스크에도 중국 공급망을 쉽게 이탈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하려면 중국 안에 있어야”
응답 기업의 68%는 중국 내 공급망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중국 밖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대체 공급망을 구축 중이라는 응답은 7%에 그쳤다. 공급망을 재검토한 기업 가운데 32%는 중국 내 생산 현지화를 선택했고, 24%는 중국 확대와 해외 분산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었다. EU의 디리스킹 정책과 기업 현장의 운영 현실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2026년 유럽 기업의 68%는 중국 사업 환경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다만 사업 환경 악화 인식에도 공급망 유지·확대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 출처 = EUCCC·롤랜드버거 BCS 2026
공급망 재검토 이유로는 회복력 강화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 기업의 74%가 이를 선택했고, 비용 절감(57%)과 지정학적 이유(46%)가 뒤를 이었다. 중국 내 생산을 확대한 기업들 역시 회복력(77%)과 비용 경쟁력(73%)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기업들이 중국 공급망 자체를 가장 현실적인 위험 분산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스 에스켈룬드(Jens Eskelund) 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CNBC에 대부분 산업에서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중국 공급망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원해서가 아니라 그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물류기업 퀴네+나겔(SWX: KNIN)의 마이클 올드웰(Michael Aldwell) 부사장도 전기차·배터리·소비자 가전 분야에서 통제권과 의사결정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사업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에 사람이 안 보인다”…저임금 시대 끝난 중국 제조업
중국 제조업 경쟁력의 중심은 더 이상 저임금이 아니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NYSE: NIO)는 중국 내 한 공장에서 941대 로봇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복수 차종 생산 공정을 작업자 없이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롤랜드버거 글로벌 대표 드니 드뿌(Denis Depoux)도 CNBC에 2년 전과 비교하면 자동화 수준이 놀라울 정도”라며 공장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민간 동(銅) 제조 공장을 방문한 뒤 중국 제조업의 자동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 평가했다.
자동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 제조업 경쟁력의 축도 인건비에서 설비·속도·산업 클러스터 효율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문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응답 기업의 75%는 중국 생산설비 효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중국을 핵심 소싱처로 꼽은 비율은 94%에 달했고, 납기 속도를 ‘우수’ 이상으로 평가한 기업도 92%였다. 비용 경쟁력(87%), 납기 신뢰성(82%), 품질(78%)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산업 클러스터와 에너지 가격 경쟁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국 기업이 유럽 기업보다 혁신적이라고 답한 비율도 48%로 나타났다. 유럽 기업이 더 혁신적이라는 응답(24%)의 두 배 수준이다.
CBAM·CSDDD까지 겹쳤다…유럽 기업들 중국 더 못 뺀다”
EU의 공급망 규제 강화도 기업들의 딜레마를 키우고 있다. 응답 기업의 46%는 역외 제품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이 중국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망 전반에 인권·환경 실사를 의무화하는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에 대해서도 43%가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압박과 중국 공급망을 유지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동시에 부담을 받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응답 기업의 68%는 2025년 중국 사업환경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공급망 유지·확대 비중은 여전히 높았다.
BCS 2026 보고서는 중국을 세계 유일의 제조 초강국”으로 규정했다. 산업 클러스터와 생산 효율이 글로벌 기업들을 중국 공급망에 묶어두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EU의 디리스킹 정책과 기업 현장의 운영 현실 사이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