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시장, 수소는 정책…상용차 탈탄소 ‘구도 굳었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중동 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전기트럭이 디젤보다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 T&E
상용차 탈탄소 경쟁에서 전기트럭이 먼저 경제성을 확보했다.
1일(현지시각) 유럽 교통·환경 정책 싱크탱크 T&E(Transport & Environment)는 유럽에서 전기트럭이 디젤 대비 운영 비용과 안정성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전환이 환경이 아니라 에너지 비용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료비 뛰자 판 뒤집혔다…전기트럭 경제성 ‘확정’
전기트럭의 경제성은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T&E에 따르면 최근 유가 상승으로 디젤 트럭의 월 연료비는 약 890유로(약 160만원) 증가한 반면, 전기트럭은 460유로(약 81만원) 수준에 그쳤다.
독일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디젤 트럭은 월 1200유로(약 210만원) 이상 비용이 추가된 반면, 전기트럭은 최대 1760유로(약 310만원)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화물 운송업은 영업이익률이 2% 수준에 머문다. 연료비 변동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비용이 안정적인 전기트럭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는 이유다.
정책 환경도 같은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트럭은 전체 차량의 2%에 불과하지만 도로 운송 석유 소비의 20%를 차지한다.
EU는 2035년까지 탄소배출 규제를 통해 석유 수입 의존도를 약 20% 낮추고 280억유로(약 49조원)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전기화는 비용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수단이다.
완성차 전략 재편…수소는 장거리 보완 기술로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 중심 전환 속에서도 기술 다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볼보트럭은 수소 내연기관 기반 트럭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압직분사(HDPI) 기술을 적용해 디젤과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HDPI는 연료를 연소 직전에 실린더 내부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다. 기존 가스 엔진처럼 흡기 단계에서 혼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압으로 주입해 출력 손실을 줄이고 연소 효율을 높인다. 이로 인해 디젤과 유사한 출력과 토크를 확보할 수 있고, 기존 엔진 구조를 활용할 수 있어 개조 비용도 낮다. 수소의 낮은 점화 특성을 보완하면서 성능과 저탄소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기술이다.
다만 활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볼보는 장거리 운송이나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수소트럭이 보완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임러트럭과 도요타가 참여한 연료전지 합작사 ‘셀센트릭’ 역시 같은 흐름이다. 전기트럭이 주류를 형성하는 가운데 수소는 특정 조건에서만 쓰이는 보완 기술로 밀린 상태다.
중국은 이미 결론…전기는 시장, 수소는 정책
이러한 흐름은 중국에서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전기트럭은 2025년 기준 대형 트럭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며 빠르게 확대됐고, 연간 판매량도 23만대 수준까지 늘었다. 반면 수소차는 누적 보급이 4만대에 그치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경제성에서도 차이는 분명하다. 배터리 전기트럭은 일부 구간에서 디젤보다 낮은 총소유비용을 확보한 반면, 수소트럭은 여전히 30% 이상 높은 비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수소 연료 가격과 충전 인프라 비용이 상업화의 핵심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교체 방식은 전기트럭 확산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CATL은 전국 300개 이상의 교체소를 구축했으며, 낮은 가동률에서도 손익분기점이 가능한 구조를 확보했다. 일부 노선에서는 이미 상업 운송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소트럭은 다른 경로를 따른다.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충전소와 공급망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시장 수요보다 산업 육성과 에너지 전략 차원의 선택에 가깝다. 경제성이 아니라 정책에 의해 유지되는 구조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전기트럭이 비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수소트럭은 정책 지원에 의존해 제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