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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호르무즈 화물선 폭발사고 과민반응 부추기는 언론

호르무즈 화물선 폭발사고 과민반응 부추기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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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 HMM 운용 선박이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지 이틀째인 5일 사고 원인에 대한 의문을 중심으로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광저우에서 열린 HMM나무호의 진수식. 2026.5.5. 연합뉴스 한국선급웹진 캡쳐. (뉴시스 6일 1시 22분) (한국일보 6일 1시 11분) 6일 새벽 한 통신사 기사 제목과 한 신문의 사설 제목이다. 지난 4일 밤 한국 해운사 HMM이 운용하는 화물선 나무 호(선적은 파나마)가 호르무즈 해협 안에서 정박 중에 폭발 화재 사고가 전해지자 언론은 급히 속보를 전하는 등 5일 종일 분주했다. 전례 없던 일이 일어났으니 한시라도 빨리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남의 얘기를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이거나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원인을 갖고 전반적인 외교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설레발 을 떨었다. 이렇게 서둘러서야 제대로 된 판단과 정책 대응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데도 일부 언론은 앞서나가기에 바빴다.    일부 언론의 잘못을 네 가지로 정리해 봤다.  ① 자유 프로젝트 를 해방 프로젝트 로 의도된 오역? 애초에 개념 정의부터 잘못된 것이 있었다. 한국 화물선의 사고를 부른 계기 중의 하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던 각국 선박들을 빼내기 위해 4일 오전부터 펼친다고 공언했던 작전  프리덤 프로젝트 다. 연합뉴스는 이날 오전 6시 2분 첫 보도를 내놓으며 작전 이름을 해방 프로젝트 로 옮겼다.  영어 Freedom 을 해방 으로 옮긴 것이었다. 갇혀 있던 것들을 풀어놓는다는 뜻에서 그렇게 옮긴 것일까? 그런데 해방 으로 옮길 만한 영어 단어로는 liberation, free, emancipation, release, rescue 등이 제시돼 있다. free 와 freedom 의 차이는 굳이 설명 안해도 될 것이다.      해방은 억압된 상황으로부터 (남이 나를) 벗어나게 해주다 는 뜻을 갖는 반면, 자유는 억압된 상황을 (스스로) 제거하다 는 속뜻 차이가 크다. 해방이란 말뜻에는 누군가가 압제의 사슬로부터 구원해준다는 일종의 폭력이 내재돼 있다. 그 현격한 속뜻의 차이를 언론들이 곱씹어 봤더라면 freedom 을 해방 으로 옮기는 우는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합뉴스가 이렇게 번역하고 승부수 라고 띄우기도 했다. 많은 언론들이 그대로 따랐다. 이런 언론의 태도는 신중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민족, 다른 국가, 다른 국가의 선박을 해방시킬 지도자가 아님은 너무도 분명하지 않은가? 이란의 압제에서 선박들을 풀어준다는데 이란이 반격해 우리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이미 많은 기자들과 언론사 부장급들의 뇌리에 그렇게 각인돼 있다면 차분하고 올바른 대응을 강구하는 일은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낚으려는 격일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다음날 기자회견에 나서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는데 이를 전한 6일 아침까지도 많은 언론들이 해방 프로젝트 를 버리지 않았다. 이런 번역을 고수하는 한 올바른 사태 접근과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는 언론의 정도를 걷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②미군 작전의 실체 규명 소홀했는데... 미군 중부사령부가 작전에 나선 지 하루가 돼 간다. 구축함과 군용기, 1만 5000명의 병력이 투입된다고 밝혔지만, 미군이 어떻게 호르무즈 해협 안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2000척으로 추정되는 선박과 2만명으로 짐작되는 선원들을 안전하게 해협 바깥으로 빼낼 수 있을지 오리무중이다.  이란이 협조하지 않고 연일 공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형국에 민간 해운사들의 선박들에게 어떤 식으로 안전을 보장하고 구출 작전에 협력할 것을 약속하고 약속받을 수 있는지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영해 쪽으로 붙어 이동하면 과연 안전한지, 이란이 일방적으로 확대해 선포한 통항 구역 바깥이라면 어떻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지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해서 적지 않은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얘기를 꺼냈을 때부터 이란의 해협 봉쇄에 맞서 미국이 역봉쇄 맞수를 썼지만 도무지 종전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고, 국내 기름값은 폭등하는 데다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언적, 수사적 대응에 나선 것이 프리덤 프로젝트 의 실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화물선이 어떤 경위로 공격을 받게 됐는지를 전혀 설명하지 않고 대열을 벗어나기로 단독 행동을 결정했다가 두들겨맞았다 고 떠벌였다. 그가 내뱉은 작전의 실체는 안내 (guide) 한 단어 뿐이었다. 그 역시 작전의 실체를 정확하게, 또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실체가 없어서다. 예를 들어 우리 화물선 뿐만아니라 해운사 HMM, 우리 정부와 어떤 연락을 주고받아 작전 행렬에 동참하기로 했는데, 어떤 경위로 단독 행동을 결정하게 됐는지, 이란의 어느 쪽이 어떤 종류의 공격을 가한 것인지 하나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한국 언론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작전이 제대로 굴러갈 것인지 증거를 찾고 규명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그 작전이 가능하고 적절하며 유효하다고 판단이 내려질 때 대한민국 정부도 함께 할 수 있는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③사실 확인 안됐는데 피습? 피격? 밀어붙이기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차분하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인데도 우리 언론은 피격 이라고 사고 원인을 단정했다. (연합뉴스TV 5일 오후 6시 31분) (조선비즈 6일 오전 1시 41분) 청와대가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며칠이 걸린다며 신중하게 사고 원인에 대한 보도에 나설 것을 촉구했지만 언론은 트럼프 입에 주목한다. 따옴표 안에 넣으면 된다는 식이다.  우리 화물선이 섣부른 행동을 하다가 두들겨 맞았다 는 트럼프의 발언을 따옴표 안에 그대로 인용 보도하는 태도는,  너희들을 구출해주겠다고 내가 팔을 걷어 붙였는데 내 말 안 듣다가 혼쭐 났다 는 트럼프의 생각에 동조한다는 건가?   해운사 노조위원장의 발언도 따옴표 안에 등장한다. (중앙일보 6일 오전 5시 2분)은 해운사 노조위원장의 조심스러운 추정을 큰 활자 제목으로 뽑았다. 그는 외부 충격이 맞다면 파공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없고 침수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는데 이 점이 부각되지 않았다.  역시 이란 측이 한국 선박인지 알고 겨냥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는 취지로 인터뷰했는데 그런 의견은 큰 활자로 전해지지 않았다. 또 2차 폭발 위험 이 화재 진압을 위해 기관실에 주입한 이산화탄소를 빼내며 조심스럽게 예인해야 한다는 발언이었는데 마치 상당한 재난이 벌어질 듯한 위기감을 조성했다.    ④정부의 섣부른 대응 부채질, 야당의 거친 언사 활용 잘못된 용어를 걸러내지 못하는 판단 잘못, 미국 작전의 실체를 규명할 생각 없음, 사고 경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우리 언론의 잘못은 섣부르고 거친 해법으로 정부의 기민한 방향 전환을 촉구하기에 이른다. 한국일보 사설을 살펴보자.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처음 있는 우리 측 피해다. 미군의 군사작전에 대응한 이란의 보복 공격 탓인지, 단순 사고인지 불투명하지만 피격 여부에 따라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우리의 대응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중략)  한국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미국의 참여 압박을 받아왔지만 거리를 둬왔고, 호르무즈해협 내 항행의 자유를 목표로 한 유럽 국가 주도의 국제공조에 힘을 싣는 입장이었다. 이란과도 물밑 교섭을 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과 재산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우리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해협 내에는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23명, 외국 국적 선박에 승선 중인 한국인 37명 등이 갇혀 있다. 정부는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참여 여부와 수준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해둬야 한다. 신중하면서도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미군의 군사작전에 대응한 이란의 보복 공격 탓인지, 단순 사고인지 불투명하지만 피격 여부에 따라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우리의 대응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못박았다.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대응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만큼 상황 변화가 있는 것인지 따져보아야 할 것인데 사고 원인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우리 국민이나 다른 나라 선원들의 피해도 없는 상황이고, 더욱이 이란의 소행인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우리의 대응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고 단정짓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사고의 경중을 따져 비례한 만큼의 대응을 주문하는 것이 맞는 순서 아닐까? 사설은 마무리로  신중하면서도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 고 해서 슬쩍 빠져나가는 듯했다. 동아일보 사설 가 반면교사가 될 것 같다.   이런 와중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호르무즈 난제’를 키우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3월 첫 파병 요구에 거리를 두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대북 억지 역할을 꺼내며 한국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가뜩이나 거래적 동맹관을 보여 온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요구에 완전히 선을 긋는 것은 한미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우리 장병들이 이란군의 표적이 되는 리스크부터 감수할 수는 없다. 우선은 정부가 화물선의 폭발 원인부터 객관적으로 밝히고, 그에 따라 어떤 비례적 대응 조치가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 해협 내에 갇힌 다른 우리 선박들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외교적 정교함도 필요하다. 이제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선박들의 안전을 다른 나라들에만 맡길 수 없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관망자를 넘어 해상 수송로 안전 보장의 책임 있는 주체가 돼야 동맹과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비례적 대응 조치를 촉구하면서도 우리 선박들의 안전을 다른 나라들에만 맡길 수 없는 형국으로 가고 있으니 책임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자 고 품격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야당의 입을 빌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구태의연한 언론의 행태는 계속됐다. 따옴표 안에 이 정부 안이한 대응(이) 부른 안보 위기 로 선동하려 했다. 국민의힘이 사건 이후 대응과 관련해선 정부가 ‘경위 파악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신속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고 전했다.  사실은 정부의 미심쩍은 대응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다고 생각하는 언론사 데스크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유력 정당의 발표나 성명을 갖다 인용해 정부의 기민한 대응을 촉구하는데 실은 섣부르고 잘못된 대응을 촉구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앞에서 한 지적처럼 잘못 채워진 단추들 때문에 우리 언론은 현재의 사태를 슬기롭게 대처할 것을 촉구하기보다 미국의 프로젝트에 앞장서 참여해 국익을 챙기고 갇힌 선박과 선원들을 구출하라고 성화를 해대는 것 같다. 그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행동을 부추기는 것인지조차 모르는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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