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바다로 간다…해상 풍력 위 서버, 2028년 상용화 목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재생에너지 스타트업 아이키도 테크놀로지(Aikido Technologies)는 해상 풍력 플랫폼과 AI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구조물로 통합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아이키도 홈페이지 캡처
데이터센터를 바다 위에 구축하자는 구상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토지·전력·냉각수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러한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해상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자는 발상이다.
미국 재생에너지 스타트업 아이키도 테크놀로지(Aikido Technologies)는 해상 풍력 플랫폼과 AI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구조물로 통합한 ‘AO60DC’ 모델을 공개하고 노르웨이에서 실증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6일(현지시각) E+E Leader가 보도했다. 고밀도 데이터센터를 육지가 아닌 해상 풍력 발전 단지에 직접 배치하는 방식이다.
풍력 터빈 하나가 10MW급 서버 감당… ‘해상 AI 팜’ 구상
대규모 AI 연산 시설은 막대한 전력망 연결과 넓은 부지, 대규모 냉각 설비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그러나 주요 도시 인근에서는 이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대형 데이터센터를 수용할 개발 부지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키도는 접근 방식을 바꿨다. 에너지를 데이터센터로 끌어오는 대신 데이터센터를 에너지가 풍부한 곳으로 옮기자는 것이다. 해상에서는 강한 바람을 이용한 풍력 발전이 가능하고 차가운 바닷물은 서버 냉각에 활용할 수 있다. 육상 데이터센터에서 대량으로 소비되는 담수도 필요하지 않다.
AO60DC는 반잠수식(semi-submersible) 해상 플로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 방식은 해상 석유·가스 개발과 부유식 풍력 발전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플랫폼 한 기에는 15~18메가와트(MW)급 해상 풍력 터빈과 온보드 배터리저장장치(ESS), 10~12MW 규모의 AI급 컴퓨팅 시설이 함께 탑재된다.
냉각 방식도 특징이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강철 선체를 통해 주변 바닷물로 자연 방출하는 수동 열 교환 구조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지표인 전력사용효율(PUE)을 1.08 미만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이는 현재 제안된 육상 데이터센터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설계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러 개의 플랫폼을 해상 풍력 단지 안에 함께 배치하면 합산 IT 부하가 30MW에서 1기가와트(GW) 이상까지 확장 가능한 ‘해상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노르웨이서 실증… 2028년 영국 첫 상업화 목표
데이터센터를 해상에 설치할 경우 네트워크 지연, 즉 레이턴시(latency)가 변수로 꼽힌다. 아이키도는 주요 인구 밀집 지역에서 약 200마일(약 320km) 이내 해역에 플랫폼을 배치하면 왕복 레이턴시를 10밀리초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정도 수준이면 상당수 AI와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해상에 시설을 두면 에너지 생산과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국가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제시된다. 유지보수 역시 기존 해상 풍력 산업에서 사용하는 선박과 운영 체계를 활용할 수 있으며 장기 작업 시에는 인력이 플랫폼에 승선해 육상 데이터센터와 비슷한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아이키도는 현재 노르웨이에서 실증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첫 상업 프로젝트는 2028년 영국에서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지정된 해상 풍력 개발 구역 가운데 50GW 이상이 이러한 복합 인프라 모델을 적용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추산했다.
해상 데이터센터 구상은 과거 심해 석유·가스 개발이 부유식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자원에 접근했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모델이 구글(NASDAQ: GOOGL)이나 마이크로소프트(NASDAQ: MSFT)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겪고 있는 전력난을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