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탄소 제거 기술 ‘배출권 거래제’에 통합한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국에서 ETS를 관리하는 기관인 영국 환경청(Environment Agency)의 홈페이지.
영국 정부가 자국 배출권 거래제(UK ETS)에 탄소 제거기술(이하 GGR) 사용을 공식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감축이 어려운 잔여 배출량에 대해 검증된 탄소 제거 수단을 활용, 배출권 상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GGR(온실가스 제거, Greenhouse Gas Removals)은 대기 중에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를 제거하여 저장하거나 없애는 기술과 방법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GGR 기술로는 DAC(Direct Air Capture, 직접공기포집), BECCS(Bio-Energy with Carbon Capture and Storage), 산림 복원 및 조림, 토양 탄소 저장 기술이 있다.
ESG투데이와 카본헤럴드는 22일(현지시각) 영국 ETS 당국이 2029년까지 탄소 제거제 통합을 완료할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방침은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공개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마련된 것으로, 총 160여 개의 산업·금융·학계·토지활용 분야 기관이 참여해 제도 설계에 목소리를 냈다.
영국, 탄소 제거제 활용으로 산업계 ‘감축 한계’ 보완
영국 ETS 운영 당국(UK ETS Authority)은 탄소 제거 기술(GGR)을 ETS 시스템에 포함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입법을 2028년 말까지 완료하고 2029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ETS에서 GGR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후 검증 방식(ex post)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탄소가 실제로 제거되고, 최소 200년 이상 저장되는 것이 입증된 경우에만 배출권이 발급되며, 초기 단계에서는 영국 국내에서 이뤄진 제거 프로젝트만 인정될 예정이다.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특히 직접공기포집(DAC)이나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저장(BECCS)과 같은 기술 기반 제거 방식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ETS 당국은 잔여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감축뿐 아니라 제거가 함께 필요하며, ETS 내 제거 통합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새로운 제도 하에서도 ETS의 전체 배출권 총량(gross cap)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배출권을 탄소 제거 배출권으로 1대 1로 대체함으로써, 제도의 탄소 저감 목표가 희석되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이다. 또한 탄소 제거 단위를 기존의 일반 배출권(UKAs)과 구분된 형태로 설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이는 추가 기술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전용 경매 제도 도입 예정
ETS 당국은 탄소 제거 기술 개발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전용 경매제도(removal auctions) 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탄소 제거 프로젝트 개발자들이 배출권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에너지폐기물 처리 기업인 엔피니엄(enfinium)의 마이크 모드슬리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이 세계 최초로 고무적인 제거 통합 계획을 내놓은 것은 탄소 포집 기술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환점”이라며, 폐기물 부문이 2026~2027년 동안 모니터링 및 보고 체계만 운영하는 과도기를 거치게 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산림 기반 탄소 제거, 즉 고품질의 조림·임지 관련 탄소 흡수는 이번 초기 통합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ETS 당국은 올해 말까지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GGR,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첫번째 사례
이번 결정은 탄소 감축과 제거를 단일 규제 시장 내에서 동시에 인정하는 세계 최초 수준의 제도 설계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은 이를 통해 배출권 가격 형성과 제거 기술 투자를 동시에 촉진하고,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감축과 제거 중 어느 방식을 선택할지 효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틀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ETS 당국은 장기적으로 영국 ETS가 기업들이 감축 혹은 제거 중 어느 경로로 기후 목표를 달성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통합적 시스템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 도입이 탄소 제거 기술 분야의 투자 유인을 높이고, 영국이 글로벌 탄소시장 규범 형성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