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학도가 차린 인터넷 꽃집 ‘비밀의 화원’ [start-up] 일단 인터뷰 시작하기 전에 한가지 고백할 게 있다. 기자는 꽃 선물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언젠가는 시들기 마련인 꽃을 선물하는 건 스스로 약간 ‘끝이 안좋다’걸 암시하는 이른바 새드엔딩의 메타포였다. 그래서 조금은 삐딱한 마음가짐으로 인터뷰이를 만날 수 밖에 없었다. 하필(!) 꽃배달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터뷰를 결심한 건 호기심을 자극한 딱 한가지 포인트 때문이었다. 남자가 운영하는 꽃배달 서비스라니. 분명 뭔가 있어 보였다.
비밀의 화원 김시영 대표를 만났다. 사회에서는 첫 직장. 아니 첫 사업이라고 한다. 일단 이 ‘꽃을 든 남자’의 정체는 3수를 하던 대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그 당시에는 꽃 관련 사업을 할지 꿈에도 몰랐겠지만 3수만에 들어간 대학의 전공은 화학과였다. 늦깍이로 입학하다 보니 남자 친구들은 군입대 후 정기 휴가를 나오던 시기였다.
“나이 먹고 일반 사병으로 입대하기가 솔직히 두려웠어요. 친구들이 겁을 잔뜩 줬거든요. 그 일을 계기로 ROTC를 생각하고 장교 입대를 생각하게 됐죠.” 친구들을 통해 얻게된 위기의식은 무사히 ROTC 기간동안 학점을 방어하며 졸업하는 원동력이 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