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픈 맛’을 만들고 싶어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p>‘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픈 맛’을 만들고 싶어요
#7 자양전통시장
탁정영 사장님 ‘탁가네 젤리강정’
탁가네 젤리강정 카카오톡 채널 추가 탁가네 젤리강정 카카오맵 위치
소신상인은 작은 규모로만 불리우는 소상공인이라는 이름 대신, 이미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행동하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전국의 상인들을 존중하는 카카오만의 관점입니다. 추위가 매서운 서울의 어느 오후, 더운 김을 부지런히 뿜어내는 어느 강정 가게를 찾았습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손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강정이 만들어집니다. 소중한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맛, 그 목표를 향해 레시피 개발부터 제조, 포장까지 모든 것을 직접 해내는 탁정영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말랑말랑한 수제 강정을 만들어 파는 탁정영입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자양전통시장에서 ‘탁가네 젤리강정’이라는 가게를 운영합니다. 2019년부터 장사를 시작했어요.
‘젤리강정’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보통 생각하는 딱딱한 강정과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어요. 어떤 느낌인가요?
설탕, 방부제를 넣지 않고 손수 만들어 말랑말랑해요. 물엿이랑 다른 재료를 함께 끓인 뒤에 ‘오란다’ 과자와 섞어 만드는데, 이때 재료의 농도를 조절해서 말랑말랑하게 유지하는 거예요. 너무 달지 않고, 부드럽게요. 보통 한 달 내내 말랑말랑하게 드실 수 있게 만들어요.
“연령 불문하고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강정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젤리강정은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사장님만의 팁도 있나요? 살짝 알려 주세요!
실온에서 따뜻하게 드세요. 강정을 만들 때 날씨에 맞춰서 딱딱하고 말랑한 정도를 조절하거든요. 항상 그 계절 날씨에 집에서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상태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요. 지금처럼 추운 겨울에는 강정이 살짝 딱딱해지는데 실온에 꺼내 두면 먹기 좋게 말랑말랑 해져요. 차나 커피랑 곁들여 드시면 맛있어요.
부드럽고 달지 않아서 계속 손이 가요. 자주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많을 것 같아요.
연령 불문하고 많이들 좋아해 주세요. 가게를 일부러 피해 가는 분들도 계세요! 항상 이 앞으로 지나다니는 분인데 어느 날부터 안 보여요. 나중에 만나서 여쭤보니 강정을 보면 먹고 싶어서 못 지나친다고, 저 멀리 돌아서 퇴근하셨다는 거예요. 그런 분들은 참 고맙죠. 제 거 안 사가셔도, 항상 생각해주고 계신다는 거니까.
20년간 다니던 직장 생활을 정리한 뒤 이 가게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강정을 만들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 아버지가 잠깐 강정 만드는 일을 하셨거든요. 금방 나온 거 먹으면 굳기 전이라 따뜻하고 말랑했어요. 회사를 그만 둘 무렵은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 계실 때였는데, 그때 우연히 제 눈에 강정이 딱 들어왔어요. ‘아빠도 저거 했는데?’ 하면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저도 하던 일을 정리하면서 이 일을 해보기로 결심했어요.
새로운 분야에 기꺼이 뛰어든 용기가 대단합니다. 실행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으셨나요?
시행착오를 겪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이거다 싶어서 만들었는데 엉망이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잖아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보고, 만들어도 보고. 한 8개월 정도를 그렇게 보냈네요.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어요. 손님을 만나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판매를 이어갈 수 있었나요?
사람들 왕래가 줄어드니 물건이 남잖아요. 오래 노출되니 먼지도 묻고, 위생도 신경 쓰였어요. 그래서 근 단위로 포장하던 걸, 비닐로 낱개 포장을 해봤어요. 만들자마자 밀봉하니까 마르지도 않고, 습도도 더 오래 유지돼요. 한 번에 먹을 만큼만 꺼내 먹으니까 먹는 것도 관리하는 것도 편하더라고요.
물건을 쉽게 보관하려고 시작한 건데, 더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찾았으니 일석이조네요!
일석삼조예요. 이게 선물용으로도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일일이 가게 스티커도 붙이고, 박스에 담아서 선물하기 좋게 만들었어요. 실제로 선물 받아서 드신 분들이 ‘여기 어디야? 맛있네?’ 하면서, 포장지를 보고 다시 전화 주시는 거예요. 판매에 도움이 많이 됐죠.
사장님도 자양시장에서 장을 보세요? 이곳 시장의 좋은 점을 소개해주세요.
그럼요. 저도 집에 들어갈 때 필요한 거 장 봐서 들어가요. 장을 볼 적에는 그날이나 다음 날 먹을 것 위주로 사잖아요. 시장에선 먹을 만큼만 살 수 있고, 덤으로 더 주시기도 하고요. 여러 가게가 모여 있으니, 다리품만 팔면 여기저기 비교할 수도 있죠.
자양시장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상인 분들과 교류하거나 도움을 주고받는 부분도 있나요?
같은 구역에 가까이 계신 분들은 서로서로 챙기며 지내요. 코로나 때문에 자주는 못했지만 매년 야유회를 가기도 하고, 그러면서 얼굴도 익혀요. (시장에 속하지 않은 점포와) 똑같이 가게를 시작해도, 시장은 탄탄한 공동체가 있으니까 좋은 기회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죠.
카카오가 지원하는 ‘우리동네 단골시장’ 캠페인에 참여하고 계세요. 카카오톡 채널 교육을 시작하셨는데, 어떤 점을 기대하시나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니까, 도움을 주신다니 좋아요. 카카오톡 채널을 얼른 배워서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게 당장의 목표예요. 이걸로 우리 시장도 더 알리고, 내가 만드는 강정도 알리면 좋은 거잖아요. 손님까지 더 많이 찾아주신다면 가장 좋겠죠.
쉴 새 없이 강정을 만들고, 포장하고, 판매하는 하루를 보내고 계세요. 바쁜 하루 속에서도 꼭 지켜 온 탁정영 사장님만의 소신은 무엇인가요?
흔한 말이겠지만 내 자식, 내 가족, 내 지인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요. 더 깨끗하고 건강하고 편리하게요. 우리 맛있는 거 먹으면 엄마 생각, 자식 생각, 애인 생각하잖아요. 손님들도 제가 만든 강정을 드시면서 그런 생각한다면 딱이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이었으면 해요.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서 모두 불편함 없이 돌아다니면서, 하고 싶은 거 하고, 사고 싶은 거 사고, 드시고 싶은 거 드시고. 그러면서 저희 가게도 오시면 참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