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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은 안보를 위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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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지난 3월 30일 국회에서는 영국 서섹스대 에너지정책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벤자민 소바쿨(Benjamin K. Sovacool) 교수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복합적 문제를 다양한 데이터와 국제 비교를 통해 설명한 이번 강연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핵세력들이 핵발전 부흥을 위한 명분으로 기후위기를 활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축적된 사회적 불신과 제도적 제약 때문에 핵발전은 본격적인 확산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안보 논리’가 핵발전의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해 왔다는 분석이 눈에 띄었다. 핵발전이 하나의 선택 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인식되도록 만드는 틀로 작동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소형모듈원전 개발에서 나타났듯이 기술성과 안전성,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가 이루어지기 전에 핵잠수함 등 안보 목적의 기술개발 논리로 정책 우선순위가 형성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 ‘본질과 다른 이야기’라며 주변화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핵발전이 이런 식으로 핵잠, 재처리, 농축 등 안보 프레임으로 정당화되어 왔다면, 그 전제 자체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안보 자산 아닌 내부 위험 요인 될 수 있는 원전 이 지점에서 우리는 안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일찍이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Civilizations die from suicide, not by murder.”, 즉 문명은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의 자멸로 붕괴한다고 지적했다. 외부의 충격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것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결국 내부 구조의 취약성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안보를 단순히 외부 위협에 대한 방어나 대응 능력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안보는 국가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내부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 민주적인 제도의 신뢰, 사회적 통합과 같은 요소들이 약화될 때, 외부의 충격은 비로소 국가의 위기로 전환된다. 핵발전은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 평가될 필요가 있다. 평시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기능할 수 있지만,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영향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이 겪고 있는 장기적 비용과 사회적 영향은 이를 잘 보여준다. 사고는 이미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구조적 부담이다. 특히 한국과 같은 조건에서는 이 위험이 더욱 크게 증폭될 수 있다. 높은 인구밀도와 제한된 국토, 그리고 특정 지역에 집중된 원전 구조는 동일한 사고라도 피해를 비선형적으로 확대시키는 환경을 만든다. 이러한 조건에서 원전 사고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기능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에 오히려 치명적인 위험으로 전환될 수 있다. 또한 최근 미국=이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되었듯이, 전시 상황에서 원전이 갖는 의미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원전은 보호 대상인 동시에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 시설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적인 타격 없이도 전략적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기능해야 할 안보 자산이 오히려 취약한 내부 위험요인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 이를 안보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스라엘군으로부터 공습을 당한 이란 부쉐르 원전 부지를 2026년 3월 7일에 촬영한 위성 사진. 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핵무기와 핵발전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경향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핵무기가 군사적 억지력으로 논의되는 것과 별개로, 핵발전은 미래세대에 부담이 되는 장기적 위험과 비용을 동반하는 에너지 시스템이다. 핵무장과 이를 산업적으로 뒷받침하는 핵발전을 연결하는 논리는 직관적으로 설득력 있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서로 다른 영역을 혼동하는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실제로 일부 국가(이스라엘, 북한)는 대규모 상업용 원전 없이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정책은 기술 선택이 아니라 미래를 선택하는 것 결국 이번 강연이 던진 중요한 메시지는 핵발전의 찬반을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전제—특히 안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 논리—들을 다시 질문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에너지 정책은 기술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결정이다. 소바쿨 교수가 지적한 안보와 핵발전의 연관성은 중요한 문제 제기다. 동시에 토인비의 통찰을 되새겨 보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내부의 선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안보라는 이름에 기대기보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를 냉정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소바쿨 교수가 지적했듯이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한 환경에서 확산되기 쉬운 핵발전을 둘러싼 논의 역시, 다시 출발점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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