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개 주, 트럼프 행정부 상대 소송… 전기차 충전 보조금 중단은 무모한 조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을 전격 중단하자, 미국 내 16개 주와 워싱턴DC가 집단으로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전기차 보급과 기후 대응을 둘러싼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뉴욕, 일리노이, 워싱턴 등 16개 주와 워싱턴DC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두 가지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을 사실상 중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주는 이미 2022년 의회에서 통과된 1조달러(약 147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지원예산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교통부가 신규 자금 집행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고 주장했다.
18억 달러 규모 보조금 동결에 주 정부 반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을 전격 중단하자, 미국 내 16개 주와 워싱턴DC가 집단으로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소송을 제기한 주 정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집행 중단 조치로 인해 수십 개의 주 및 지방 정부에 배정된 약 18억달러(약 2조3400억원)의 연방 지원금이 위태로워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주와 도시에 전기차 충전소 및 수소연료 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25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예산 중 일부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은 이번 예산 보류는 대기 오염 및 기후 변화와의 싸움을 지연시키고, 친환경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무모한 시도”라며 지역 사회가 깨끗하고 저렴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주 정부 간의 예산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네비(NEVI, 전국 고속도로망을 따라 급속충전기를 깔도록 하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프로그램 의 50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 대해 기존 지침을 취소하고 이미 승인했던 주정부 집행계획 승인을 일괄 중단시킨 바 있다. 이에 주정부들은 소송을 냈고, 지난 6월 연방 법원은 의회가 승인한 보조금을 행정부가 멈춰세우면 안된다 는 취지로, 14개 주에 대한 자금동결을 막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의 ‘내연기관 부활’ 정책과 충돌 심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전기차 산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그는 지난 6월 의회 심의법을 활용해 캘리포니아주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계획과 관련 규제를 무력화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7500달러(약 1100만원) 세액공제도 폐지했다.
이달에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확정한 연비 기준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히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휘발유 차량을 더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미 교통부는 지난 2월, 바이든 정부 시절 승인됐던 5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충전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고 주정부들의 집행 계획 승인도 철회하면서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미국 교통부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즉각적인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연방 정부의 예산 집행권 행사와 의회가 승인한 법안 이행 사이의 법적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미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사업은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포드와 같은 주요 기업들이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거나 배터리 합작 사업을 취소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 정부의 충전 인프라 지원 중단은 소비자의 전기차 선택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