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 150달러’ EV 수수료 추진…고유가에도 수요는 둔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의회가 전기차(EV) 운전자에게 연간 최대 150달러의 등록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비용 부담 논쟁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교통위원회가 공개한 약 5800억달러(약 871조원) 규모의 교통 인프라 법안 초안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신규 수수료 조항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법안은 전기차 1대당 초기 연간 130달러(약 19만원)의 등록 수수료를 부과하고, 이후 2년마다 단계적으로 인상해 최대 150달러(약 22만원)까지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연간 최대 50달러(약 7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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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세 줄자 EV에 도로 재원 부담…연방 등록 수수료 신설 추진
미 하원 교통위원회가 전기차 수수료 부과 카드를 꺼낸 직접적인 배경은 도로 재원 부족이다. 현재 미국의 연방 휘발유세는 1993년 이후 갤런당 18.4센트로 33년째 동결되어 있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휘발유를 쓰지 않는 전기차의 확산과 내연기관차의 연비 개선으로 인해 도로 보수 재원인 연방 도로신탁기금(HTF) 의 고속도로 계정과 대중교통 계정 잔액이 오는 2028년(FY 2028)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이에 하원 교통위원회 지도부는 모든 고속도로 이용자가 자신의 몫을 부담해야 한다”며, 전기차 역시 도로를 사용하는 만큼 유지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고 전했다.
미국의 현행 표면교통 재정 지원 법안이 오는 9월 30일 만료됨에 따라, 하원 교통위원회는 이번 주 내로 새 법안에 대한 표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표면교통(Surface Transportation)은 항공과 해운을 제외한 도로·철도·대중교통 등 땅 위로 다니는 모든 육상 교통 인프라 를 뜻하는 미국 행정 용어다. 법안이 만료되면 도로 보수 예산 집행이 중단될 수 있어 의회가 서둘러 대체 법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가솔린차보다 수수료 더내... 역차별, 이중 과세 논란 격화
전기차 업계와 환경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에버그린 액션은 고유가 상황에서 전기차는 연료비와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가계의 대안인데, 이번 수수료 신설이 전기차 구매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고 비판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업계 비영리단체 전동화연합(EC, Electrification Coalition)은 지난해(2025년) 4월 별도 성명에서 일반 운전자가 연간 1만2000마일을 달리고 연비가 갤런당 25마일인 가솔린차를 이용할 경우, 연방 휘발유세 부담은 연간 88.32달러 라고 설명했다.
당시 EC는 전기차에 연 250달러의 연방 등록세를 부과하려던 일부 제안이 가솔린차 운전자보다 훨씬 높은 부담을 지우는 조치 라고 비판했다. 이번 법안의 전기차 수수료는 연 130~150달러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가솔린차 평균 휘발유세 부담보다 높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이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연 180달러) 등 주 정부들이 자체 전기차 등록 수수료를 걷고 있어, 연방 수수료까지 더해지면 운전자의 이중 과세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조금 축소에 신차 수요 둔화…‘친환경차 유지비’가 변수
이번 추가 수수료 조항은 보조금 축소로 미국 내 친환경차 구매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신형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했다.
신차 평균 가격이 5만달러(약 7500만원)를 돌파한 데다, 최대 7500달러(1120만원)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이 축소·폐지되면서 소비자 구매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고 전기차 판매는 17% 증가했다.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내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5월 17일 기준 갤런당 4.52달러까지 올랐다. 고유가는 통상 전기차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높은 신차 가격과 보조금 축소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신차보다 중고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흐름도 확인됐다.
이번 법안은 하원에서 논의가 시작된 단계다.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전기차 수수료 부과에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어 최종 입법까지는 상원 조율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