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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1979년 이란 혁명’ 종언 고한 테헤란 시장 상인들 봉기

‘1979년 이란 혁명’ 종언 고한 테헤란 시장 상인들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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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뉴욕타임스 1월 14일 지난해 12월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전통시장 ‘그랜드 바자르’ 가게주인과 상인들의 시위는 1979년 ‘이슬람(호메이니)혁명’이 약 반세기만에 사실상 실패로 끝났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바자르의 가게주인과 상인들은 1979년 혁명 때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 지지자들이 레자 팔레비 왕조체제를 무너뜨릴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그들의 현체제 이반은 이번 시위가 과거 몇 차례 발생한 대규모 시위와는 확연히 다른 메시지를 던졌다. 2022년의 ‘히잡 시위’는 체제의 억압에 분노한 젊은층이 주도했고 자유와 인권, 여성권리 등의 가치를 앞세우며 억압과 차별에 저항했다. 2019년 휘발유 가격 인상에 대한 시위도 경제적 불만이 주요 원인이었으나 전통상인들까지 집단적으로 시위 전면에 나서진 않았다. 하지만 그때도 이미 하메네이 신정체제는 우라늄 농축과 시아파 혁명이념 전파를 차단하려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경제적 곤경에 처해 있었고, 휘발유 값을 올려야 할 만큼 상황은 악화돼 있었다.   테헤란 거리 시위. 자동차가 불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1월 13일 ‘더 나은 삶’ 기대 배반한 신정체제 퇴진 요구 이번 시위는 47년 전인 1979년 혁명 때 서방에 과도하게 시장을 개방한 팔레비 왕조의 친서방 정책으로 위기를 느끼고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호메이니를 지지했던 전통시장 상인들이 이제 그 기대를 접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이슬람 혁명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자신들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 주지도 못했고 레바논,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 주변 아랍국들에 대한 혁명 전파에도 실패한 하메네이 신정체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때의 무기력한 대응, 그리고 이후 더 강력해진 서방의 제재에 대한 대중의 실망과 좌절, 분노가 컸다는 지적들이 많다. 그들은 단순한 정책 실패나 억압적 통치에 대한 반발 차원을 넘어 이슬람 율법학자가 이끄는 신정체제의 시대착오적인 통치정책의 무능, 빠른 세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무비전에 좌절했다. 12일 전쟁에서 이란 신정체제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하메네이 체제에 반대하는 시위자들 다수는 친미세력이 아닌 이란 민족주의자들이다. 지난 9일 밤 테헤란 시내에서 벌어진 시위.  뉴욕타임스 1월 14일  하메네이 물러나고 성직자 통치 중단해야” 이코노미스트 13일 기사는 지금 테헤란을 드나들며 신정체제(정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사업가들과 논평가들 사이에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그들이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와 또 다른 권력자인 그의 아들 무스타바에게 권좌에서 물러나 개혁성향의 군부 지도자에게 정권을 이양해 국가를 안정시키고 붕괴를 막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평소 맹렬한 서방 비판자였던 한 이란인은 하메네이는 물러나고 윌라야트 알 파키(wilayat al-faqih 성직자 통치)를 중단한 뒤 대통령 중심제를 도입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해애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그것이 국가의 붕괴를 막고 질서있는 정권이양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자 희망이라고 했다. 그들 중 일부는 그것이 실패한다면 쿠데타라도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제 시위 대중은 억압과 경제적 곤경에 대한 불만을 넘어 신정체제 자체의 무능을 문제삼으며 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1월 14일, 이스라엘 홀론에서 이란 국민을 지지하는 시위 도중 이스라엘 이란 공동체 구성원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경제 위기와 정치적 억압으로 인해 2025년 12월 말부터 이란 전역에서 강력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란 정권의 시위대 살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026.1.14. EPA 연합뉴스 수천 명에서 1만 명 이상 사망설 속 시위 계속 13일에도 테헤란 시내애서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노르웨이에 거점을 둔 이란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는 12일까지 648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1만 명 이상이 체포, 구금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밤 이란 당국의 인터넷 차단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상태에서 사망자가 3000명, 5000명, 6000명, 심지어 1만 명이 넘는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이코노미스트 1월 13일) 병원 영안실은 시신으로 가득차 걸거리까지 시신을 담은 포대들이 널려 있고, 검은 시신 포대를 손에 쥔 어머니들을 비롯한 유족들은 사진을 들고 병원을 오가고 있다. 시위 초기 단계에서 정권은 통화 리알 가치 폭락과 물가 폭등을 초래한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하는 등 시민들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가 대규모로 확산되고 체제 자체에 대한 비판, 곧 반체제적 성격을 띠기 시작하자 자신들의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강경진압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시위진압 전면에 나선 이란혁명수비대.   뉴욕타임스 1월 14일 새총으로 시위자 눈 쏘다 저격병 · 기관총 동원 진압군은 처음엔 시위군중을 향해 산탄총을 발사했다. 작은 새 사냥에 주로 사용되는 산탄총을 시위대 눈을 겨냥해 발사했다. 그것이 소용없자 건물 옥상에 저격수들을 배치해 시위 주동자들을 조준해 살해했다. 그것마저 시위를 막지 못하자 장갑차에 기관총을 장착해 인파를 휩쓸어 버렸다”고 스타링크를 통해 이란 시위대와 연락을 주고 받은 한 해외 활동가는 말했다. 시위대의 저항도 거세져 은행, 모스크, 버스 터미널, 시청 건물에 불을 질렀고, 일부는 휘발유가 든 통을 화염방사기처럼 사용했다. 이란 국영 소셜 미디어 채널에 따르면 100명이 넘는 진압군이 사망했다. 거리시위 군중수 줄었으나 단속적 시위 전국 확산 이번 시위는 2022년 ‘히잡 시위’에 비해 거리시위 참여 군중 수는 줄었으나 주로 밤중에 분산해서 단속적으로 계속되고 있다는 특징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 히잡 시위가 대도시 중심이었다면 이번 시위는 이란 전역의 지방 소도시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진 곳이 100곳이 넘는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테헤란의 한 대학교수(사회학)는 히잡 시위 참가자들이 여성과 젊은이들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생활고에 초점이 모아진 이번 시위는 그 저변이 넓고 깊다. 반정부 행동에 신중하고 보수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바자르 상점주인들 사이에서 시위가 시작된 점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아사히신문 1월 13일)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재개 조짐을 보였던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이 무산되고, 9월에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가 부활하면서 경제 호전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이미 지난해 말 통화 리알 시세가 전년도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고 수입물가가 치솟으면서 바자르의 상인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2일 이란이 평화적인 항의시위 참가자들을 폭력적으로 살해할 경우 미국이 구출하러 갈 것”이라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시위대뿐만 아니라 이란 신정체제도 자극했다. 시위는 급속히 반체제적 성격을 띠기 시작했고, 신정체제는 외세개입과 사주를 빌미로 체제옹호를 전면에 내세우고 무자비한 유혈진압에 나섰다.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12일 시위 참가자들 중에 사망자를 늘려 미국의 개입 구실을 만들려는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자들 살해를 테러리스트 탓으로 돌리는 음모론으로 유혈진압을 정당화하면서 그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려는 것이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이스라엘 정보기꽌 모사드의 앞잡이로도 몰았다. 무력개입 가능성을 시사해 온 트럼프는 12일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제적 압박 카드까지 꺼냈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들은 베네수엘라 참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납치, 압송 사실을 알고 있는 이란 시위 참가자들에게 미국이 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들이 있다.   이란 시위사태 전면에 부상한 전 팔레비 왕조 황태자 레자 팔레비.  뉴룍타임스 1월 14일 망명 팔레비 왕조 황태자 사태의 전면에 1979년 혁명 뒤 미국으로 망명한 팔레비 국왕의 황태자 레자 팔레비(65)가 이번 시위사태의 전면에 등장한 것도 다른 시위 때와는 다른 점이다. 테헤란에 있는 싱크탱크의 한 연구자는 황태자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 시위에서는 반체제 세력에게 구심력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제각각이었던 시위세력들이 그 점을 의식해 한 걸음씩 물러나 황태자를 내세우려 하고 있다. 중심이 될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1979년 혁명을 경험한 세대들은 팔레비 왕조와 황태자에 대한 불신이 깊지만, 그로부터 47년이 지난 지금 당시 상황을 모르는 젊은 세대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인터넷 시대에 살아 온 젊은 세대는 당국의 인터넷 차단에 분노하고 있다. 이란 신정체제가 전례없이 약체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체제 자체의 무능과 무비전 탓이 크지만, 경제제재와 이란 및 이란이 지원해 온 주변국들의 시아파 무장조직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력공격도 이란 신정체제 약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과 타협 가능성…핵 농축 중단과 제재 해제 교환 잔혹한 유혈진압에도 시위는 계속되고 있으나, 하메네이 신정체제가 이번 시위로 바로 무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이번 시위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듯이 이란 신정체제가 무능할 뿐만 아니라 이념적으로 공허하다고 생각하는 이란인들이 다수를 차지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설사 시위 진압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정권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억압만 할 수 있는” 한계 때문에 다음 라운드의 국가와 사회간 충돌을 기다리는 시간만 벌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국제위기그룹’ 프로젝트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는 말했다.(뉴욕타임스 1월 14일) 시위는 또 터져 나올 것이고 그때는 체제가 더욱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1979년 혁명은 더 나은 삶을 기대하며 지지했던 이란 국민들의 기대를 배반했고, 중동 전역에 시아파 혁명이념을 확산시키려던 반세기에 가까운 시도도 실패했다. 이 실패 탓이 크겠지만, 국민의 다수를 점하는 젊은 세대는 무능한 이란 신정체제 엘리트들마저 지키지 않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얽매인 삶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급해진 이란 신정체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란이 국제감시하에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겠다는데 동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것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린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정권 부통령을 지낸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과 손잡고 세계최대 매장량을 지닌 베네수엘라 석유이권 관리에 들어갔다. 조만간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만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민주주의나 인권엔 관심이 없는 트럼프에겐 누가 더 친미적이고 유능한 통치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란이 미국의 이익을 일정 정도 보장해 준다면 트럼프는 온건파인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 정부와도 타협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86세의 고령인 알리 하메네이 지위와 그가 최고통치자로 군림해 온 신정체제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으로선 1979년 반미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에서 굴욕적으로 물러난 이후 지난 반세기의 치욕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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