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긴 햇살이 온 세상의 생명을 푸르게, 온여름 [뉴스]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 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온여름
그림 속, 맑고 높은 하늘 아래 초여름의 싱그러운 햇살이 온 누리에 부드럽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수채화처럼 은은하게 펼쳐진 들판에는 소담스러운 꽃들이 피어나고, 푸른 나무들이 싱그러운 그늘을 내어주고 있네요. 한가운데에서는 인자하게 웃으시는 할머니께서 어린아이와 함께 흙을 만지며 어린 나무를 다정하게 돌보고 계시고, 그 곁을 지나가는 이웃들의 얼굴에도 환하고 따스한 미소가 가득 배어 있습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 에 여름으로 가득한 계절의 가장 밝고 넉넉한 기운이 우리 모두의 삶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는 듯하여 마음이 한없이 든든하고 평온해집니다.
여름으로 온이 가득 차오르는 때 온여름
6월 21일은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망종과 소서 사이에 드는 하지(夏至) 였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날을 양력 6월 21일경으로, 북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 라고 뜻풀이하지요. 농촌에서는 이 무렵 햇감자와 마늘을 거두고 본격적인 한여름 농사 채비에 들어갑니다. 한자말 하지는 여름 하(夏) 에 이를 지(至) 를 써서 여름에 이르렀다는 뜻을 전하지만, 우리가 더 쉽게 그 계절의 맛을 느끼도록 여름으로 가득 차는 날 이라는 뜻의 토박이말 온여름 을 함께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만든 달자취(달력)_온여름달(6월)
온 이라는 말은 온 세상 , 온 마음 이라는 말처럼 전부 혹은 가득 찬다는 고운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여름은 여름으로 온이 가득 차는 날 , 곧 여름 기운이 가장 왕성해져 온 세상에 가득 퍼지는 때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 무렵이 되면 푸나무는 갈맷빛으로 더욱 짙어지고, 낮은 가장 길어지며 햇볕은 세상에 가장 넉넉하게 내려앉습니다. 우리는 흔히 여름을 그저 땀 흐르는 더위로만 기억하기 쉽지만, 온여름은 자연이 제 모습을 온전히 갖추어 생명들을 가장 힘차게 키워내는 계절의 한가운데를 뜻하는 참 아름다운 말입니다. 이런 온여름 이 든 달이니 6월 은 온여름달 이라고 할 만합니다.
가장 긴 낮의 햇살처럼, 당신의 내면도 넉넉하게 자라는 오늘
살다보면 문득 내 마음의 계절은 아직 얼어붙은 겨울 같거나, 싹을 틔우지 못한 이른 봄에 멈춰 있는 것만 같을 때가 있습니다. 남들은 저마다 눈부신 성과를 내며 화려하게 피어나는데, 나는 여전히 작고 부족한 것 같아 마음이 바쁘기도 하지요.
하지만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그림 속의 드넓은 땅이 뜨거운 햇볕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마침내 넉넉한 열매를 일구어내듯, 여러분 삶도 가장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한 양분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찾아온 온여름의 길고 넉넉한 햇살처럼,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과 남모를 노력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여러분을 더욱 푸르고 단단하게 키워낼 것입니다. 오늘도 살짝 지치고 가라앉았던 내 마음을 다정하게 다독여 주세요. 내 안의 가능성도 지금 온여름처럼 눈부시게 차오르고 있다 고 말입니다.^^
[마음 나누기]
여름 기운이 가득 차오르는 온여름(하지)을 맞아, 요즘 여러분의 마음이나 나날 속에서 가장 가득 채우고 싶은 소중한 소망이나 기운은 무엇인가요? 지친 몸을 돌볼 수 있는 건강한 활력 이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는 다정한 여유 등 여러분의 따뜻한 이야기를 댓글로 소중하게 나누어 주세요.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맑은 온기들이 모여, 서로의 내일을 더 푸르게 키워내는 가장 넉넉한 햇살이 됩니다.
[한 줄 생각]
온여름(하지)은 그저 낮이 가장 긴 날이 아니라, 여름의 기운이 온 세상에 가득 차 생명을 더욱 푸르게 키우는 날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온여름
뜻: 하지(夏至) 를 다듬은 토박이말.(쉬운 풀이: 여름으로 온이 가득 차는 날 )
보기: 온여름이 다가오니 들녘의 푸나무들이 갈맷빛으로 물들고 햇감자도 알차게 여물어 갑니다.
[토박이말 길잡이] 결지기 이창수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