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승했지만…추경호·유의동·한동훈 당선 통탄 [뉴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4일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낙선 인사 후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6.4. 연합뉴스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러진 중간 평가 성격의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내란 세력 심판 과 국가 정상화 를 내건 민주당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확인하면서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 추진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4년 전인 2022년 지방선거 때는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자리 17곳 중 12곳을 거머쥔 바 있지만 내란 세력과 절연하지 못한 채 이번에 내건 정권 견제론 은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2024년 총선과 2025년 조기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파죽지세의 3연승을 거둠으로써 입법·행정·지방권력을 모두 장악하게 됐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후보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에게 승리하기는커녕 예상보다 큰 차이로 패배하는 등 수구·보수의 아성이라는 TK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특히 미니 총선 으로 불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경우 가장 관심이 쏠렸던 부산 북구갑 지역구에서 하정우 후보 대신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되고, 경기 평택을에서는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격렬한 충돌 끝에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에게 의석을 헌납한 모양새가 되는 등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석패 소식이 이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개표율이 97%를 넘긴 4일 오전 7시 기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대구·경북·경남을 뺀 12개 지역을 석권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3곳의 경우 서울에서는 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1%포인트도 안 되는 근소한 차이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아슬아슬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찬대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영남권 격전지인 부산·울산·경남 지역 가운데 부산에선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울산에서도 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그러나 경남에서는 개표율이 90% 가까운 상황에서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에게 3%포인트 안팎 차이로 뒤처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개표 초기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앞섰으나 결국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에게 역전당했다.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1%포인트 차이도 안 나는 초박빙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7%포인트 이상 벌어진 채 추 후보가 국민의힘 텃밭을 사수하게 됐다. 특히 추 후보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태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더욱 쓴맛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경북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오중기 후보의 시종 열세 속에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가 두 배 이상 득표율로 3선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밖에 충청권의 허태정(대전시장), 조상호(세종시장), 박수현(충남지사), 신용한(충북지사), 호남권의 민형배(전남광주특별시장), 이원택(전북지사), 그리고 우상호(강원지사), 위성곤(제주지사) 등 민주당 후보들 당선이 확정됐다. 이원택 후보의 경우 투표 직전까지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당선되면 정청래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 며 무소속 돌풍을 일으킨 김관영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거나 김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까지 나왔지만 막상 개표함을 열자 1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낙승했다. 민주당의 조직력과 힘 있는 일꾼론 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통한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6.4. 연합뉴스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된 총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10곳, 국민의힘이 4곳을 각각 차지했다. 14곳 중 13곳은 본래 민주당 의석이었고 1곳만 국민의힘 의석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셈이다. 내용상으로는 민주당이 사실상 패배했다는 박한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지역구였던 부산 북갑에서 명픽 (이재명 대통령이 골랐다는 의미)으로 통하던 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까지 3파전 구도 속에서도 무소속 한동훈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것은 민주당 지도부와 지지자들의 탄식을 부르기에 충분한 결과다. 한 후보가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 로 불리며 법무부 장관 및 국민의힘 대표로 주축 역할을 하고, 비상계엄 직후에는 한덕수 당시 총리와 공동정부 를 꾸려 국정을 이끌려고 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 후보는 보수 재건 과 이재명 정권 폭주 제동 을 내걸고 국민의힘에 복당한다고 예고했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래저래 골치를 썩일 것으로 관측된다.
역시 민주당 지역구였던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3위에 머물던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의 양강 구도를 뒤집고 전형적인 어부지리를 획득해 여권을 충격에 빠뜨렸다. 김 후보의 대부업체 운영 의혹으로 증폭된 조 후보 측과의 극한 대립 속에 양당 간 반목이 깊어지고 지지층 내에서도 분열이 심화된 상태에서 끝내 표 분산으로 국민의힘에 의석을 안겨준 최악의 결과까지 초래돼 책임론 등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의 지역구였던 울산 남갑에서도 개표 중반까지 민주당 전태진 후보에게 밀리던 국민의힘 김태규 후보가 역전하며 당선됐다. 대구 달성군에서는 예상대로 이진숙 후보가 민주당 박형룡 후보를 18%포인트 넘는 차이로 완승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 장악에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아온 방송통신위원회 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둘 다 국회에 입성해 민주당과 또 다른 전선을 형성하게 됐다. 박수현 충남지사 후보의 지역구였던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도 국민의힘 윤용근 후보가 민주당 김영빈 후보를 상대로 역전승했다.
민주당은 강세 지역인 경기 안산갑(김남국), 인천 계양을(김남준), 인천 연수갑(송영길), 충남 아산을(전은수), 광주 광산을(임문영),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김의겸), 전북 군산·김제·부안을(박지원), 제주 서귀포(김성범)에서는 후보들이 무난하게 당선을 확정 지었다. 22대 총선에서 박빙으로 승부가 갈렸던 경기 하남갑에서는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국민의힘 이용 후보를 꺾고 신승했다.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