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에너지 전환에 매년 4조달러 필요 전망... 전환 시나리오 보고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블랙록은 2030년대 중반까지 에너지 전환에 매년 4조달러(약 5513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측은 블랙록 투자기관의 '전환 시나리오(Investment Institute Transition Scenario) 보고서'에 담겼다고 22일(현지 시각) CNBC가 보도됐다.
전환 투자는 주로 탄소집약적 산업이나 기업을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주목적을 두는 전략을 말한다. 문제는 전환투자의 목적을 달성할 자본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마이클 데니스 블랙록 아태 전략 및 자본시장 대표는 “4조달러는 기존 예상치인 연간 2조달러의 두 배이며, 투입되는 공공 및 민간 자본이 크게 확대돼야 한다”며 투자금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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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투자, 20년새 55배 늘어…고배출 악순환 끊으려면 2경원 더 필요해
블랙록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투자된 금액은 1조8000억달러(약 2481조원)로 2004년 330억달러(약 45조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누적으로는 약 19조달러(약 2경6192조원)가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데니스 대표는 “2030년까지 필요한 수준보다 18조달러(약 2경4804조원)가 부족하다”라며 "자금 부족은 주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저위험 투자부터 후기 벤처 캐피털과 사모펀드와 같은 고위험 투자에 이르기까지 투자 영역 전반에 퍼져 있다"고 분석했다.
전환 금융이 부족한 자본금을 확보해 나가리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시됐다. 블랙록은 지난해 200명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56%가 향후 1~3년 이내에 전환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46%는 같은 기간 동안 전환을 투자 우선순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환에 대한 우선순위를 물은 설문조사 결과. 대상은 지역별로 글로벌,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으로 분류했으며, 중요도는 상당히 증가(빨강), 조금 증가(노랑), 변화 없음(초록), 조금 감소(분홍), 상당히 감소(어두운 빨강)의 항목으로 구분했다./블랙록
다만, 전환 금융이 장밋빛 미래를 그리려면 민간과 공공의 협력이 잘 이뤄져야 한다. 데니스 대표는 전환투자가 활성화되려면 “정부의 조치, 기업,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 사이의 조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조치인 공공 정책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의 넷제로 산업법(NZIA) 등의 지원 정책이 사례로 설명됐다.
이머징 마켓 혼합금융 역할이 관건
민간 자본은 특히 이머징 마켓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데니스 대표는 “이머징 마켓에서는 필요한 자본의 60%가량이 민간 부문에서 나올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책정과 시장 규제의 완화와 같은 정책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블랙록은 이머징 마켓에서 혼합금융이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큰 투자 동인이 되리라고 분석했다.
혼합 금융은 개발협력 관련 프로젝트에 필요한 민간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공공 부문이 함께 참여함을 의미한다. 데니스 대표는 “혼합금융은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를 넘어 현재의 포트폴리오 구조에서 자금을 친환경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한편, 자금 부족은 넷제로 달성을 위한 기업 행동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투자관리 및 연구협회인 CFA 연구소가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집약도가 높은 기업의 고위 경영진 500명 중 60%가 2050년 넷제로 목표를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CFA연구소는 전환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넷제로 목표를 세우지 않은 기업은 또다시 투자에서 배제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탄소중립을 약속한 금융기관은 파리협정에 부합하여 신뢰할 수 있는 전환 계획을 제시하는 경우에만 자금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