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령관-일본 방위상 은밀한 회동… 한국 패싱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일본의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을 은밀히 만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2일 하와이의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다.
일본 우익지 요미우리는 14일 고이즈미 방위상이 하와이에서 브런슨 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1월 4일의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미일 간 신속히 정보 공유가 이뤄졌고 지역 억지력을 크게 높였다 면서 두 사람이 한미일 3국의 방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나갈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제이비어 브런스 주한미군, 한미연합사, 유엔사 사령관이 12일 하와이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별도의 회동을 하고 있다. 2026. 01. 12 [출처. 일본 방위성] 시민언론 민들레
주한미군 사령관-일본 방위상 은밀한 회동
요미우리 고이즈미 방미 일정에 없었다
특히 요미우리는 고이즈미가 15일 워싱턴D.C.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 회담하기 위해 12일 출국해, 같은 날 경유지인 하와이에서 브러슨을 만났지만, 방위성이 9일 발표한 그의 방미 출장 일정에는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브런슨 외에도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만나고 연례 안보 행사 호놀룰루 디펜스 포럼 에도 참석했다.
일본 방위성도 14일에야 홈페이지를 통해 고이즈미 방위상이 주한미군, 한미연합사, 유엔사의 사령관인 브런스 장군을 만났다. 그들은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미한의 방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중요성을 확인했다 고 확인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일본 고이즈미 방위상을 만난 건 몇 가지 큰 문제가 있다.
먼저 한반도 방위의 핵심 책임자인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왜 굳이 하와이까지 가서 일본 방위상을 만났는가 하는 점이다. 일본은 미일 동맹의 일원으로 한미연합사의 작전통제 구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브런슨의 이번 행동은 지휘 계통을 왜곡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종의 사건 이다. 미·일 동맹 내의 군사 협의는 일본 방위성과 주일미군사령관,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 미 국방부 간에 이뤄지는 통례를 깨뜨렸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 2025.12.18. 연합뉴스
브런슨, 한국은 패싱한 채 고이즈미 만나
한미일 군사동맹화 한국 통제 밖서 진행?
또 다른 문제는 브런슨이 사전에 연합사 작전통제 구조 내에 있는 한국군과 상의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는 점이다. 게다가 하와이란 제3 장소 까지 가서 일본 방위상을 만났다. 그것도 은밀하게 말이다. 애초에 고이즈미의 방일 일정에도 없었던데다, 일본 언론을 통해 뒤늦게 공개된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회동 의도를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군사 외교의 통상적 관례를 한참 벗어난다는 점에서 브런슨의 행동은 비판받을 소지가 적지 않다. 단순히 의전상의 면담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반도 방위를 책임지는 한미 양국 군의 최고 지휘관이 일본의 방위 수장과 회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사실상 배제했다면, 신뢰와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한미동맹을 무시하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한민국 군을 사실상 패싱 한 가운데 두 사람이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미한의 방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중요성을 확인했다 고 밝힌 건 한미일 군사 협력이 한국의 동의나 통제 밖에서 진행되는 게 아니냐, 한국의 동의나 통제 없이 안보 구조가 재편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미일 군사협력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 올바른 지휘 계통, 절차적 투명성, 한국의 동의가 전제로 깔려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브런슨이 고이즈미 일본 방위상을 만난 건 한미동맹의 틀을 넘어 한미일 군사 동맹화 기속화의 신호로 볼 측면도 있어 보인다. 한미동맹의 경계선 은 희미하게 만들면서, 한미일 군사 동맹의 틀을 만들어가는 장면이 아닌가 한다.
또한 주한미군 본연의 임무가 북한 억지인 상황에서 주한미군 사령관이 일본 방위상을 따로 만났다는 자체는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만 유사시 대응처럼 한반도 바깥으로 확장하고 중국 저지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를 염두에 둔 행동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일본 나라현 대표 문화유적지인 호류지(법륭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14 연합뉴스
브런슨, 중국 저지 위한 주한미군 유연성 주창
주한미군 이어 한국군의 한반도 밖 작전 압박
그러잖아도 브런슨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정부와 여론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주한미군이 대북 방어를 넘어 대중 저지에 활용하는 주한미군 유연성 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인물이다.
지난 해 5월 9일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한미연합사는 동북아 전체 안보를 위해 어떤 적이든 침략을 억제할 것 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나흘 후 디펜스뉴스 인터뷰에선 주한미군이 대북 억제력과 함께 동해에서 러시아를 억제하고, 서해에서 중국을 억제할 잠재력을 제공한다 고 주장했고, 이틀 후인 15일엔 미군 육군협회 하와이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 연설에서 한국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과 같다 고 말해 한국을 대중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인식을 거듭 드러냈다.
그의 이런 발언들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월 19일 발표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 제2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임은 물론이다. 이 조항은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의 이행에 있어서 그것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포함되지 않을 거란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도 한국군도 대북 도발 저지를 넘어 대중국 저지에 동원될 수 있도록 주한미군의 유연성과 한미동맹의 현대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1954년 발효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에 태평양 지역에서 타 당사국에 대한 무력 공격 이라고만 돼 있어 한국군이 북한과의 전쟁에서만 미국과 함께 싸운다는 제한이 없고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유사시 대중 전투에 동원될 수 있다는 아전인수식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동아시아 지도를 뒤집어보면 한국, 일본, 필리핀 3국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17일 주장했다. 그는 아마 이 지도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한국, 일본, 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적 삼각형의 존재 라며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세 파트너 국가를 각각 삼각형의 꼭짓점으로 보면 이들의 집단적 잠재력은 분명해진다 고 말했다.. 사진은 뒤집힌 한반도 지도. 2025.11.17 [주한 미군 제공] 연합뉴스
한국군, 활동 반경 넓히는 모습 보고 싶다
주한미군 홈피 뒤집은 동아시아 지도 게재
연합뉴스에 따르면, 브런슨은 작년 12월 19일 해외 군사 전문 온라인 매체 팟캐스트 워 온 더 록스 에 출연해 대한민국은 인도태평양 평화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며 한국군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만 머무르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도록 하는 것, 대규모 훈련들에 참여할 기회를 확보하도록 하는 게 우리가 지향하는 바 라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내 상관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그의 임무를 완수하는 데 제 지휘하에 있는 역량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고 말했다.
열흘 후인 12월 29일엔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한미연합사 주최로 열린 제2회 한미 연합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 한국군의 정교함, 그리고 우리의 연합 지휘 구조의 성숙함은 이 나라에 국경을 훨씬 넘어서는 전략적 무게를 부여한다 며 한국의 역량, 지리적 위치 그리고 대비 태세는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려는 어떤 노력에서도 중심축이 된다 고말했다.
앞서 브런슨은 작년 11월 17일 주한미군사령부 홈페이지에 주한미군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위아래가 뒤집힌 동아시아 지도를 올려놓고 아마 이 지도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한국, 일본, 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적 삼각형의 존재이며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세 파트너 국가를 각각 삼각형의 꼭짓점으로 보면 이들의 집단적 잠재력은 분명해진다 라면서 한국은 중심부에서의 깊이, 일본은 기술 우위와 해양 도달 범위, 필리핀은 남쪽 해양 축의 접근성을 제공하며, 각자 고유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이 20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연합사 사령관, 유엔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2.20. AP 연합뉴스
한편, 일본 방위성이 고이즈미 방위상과 브런슨 사령관의 만남이 12일에 있었지만, 사전에 일정을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 14일에야 그 사실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것과 관련해 일본 나라현에서 13일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간의 한일 정상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봐 숨기고 있다가, 이 대통령이 귀국하는 14일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